“신장이식 후 3~4년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던 환자가 있었다. 감염 후 비정형용혈성요독증후군(aHUS) 증상이 나타났다. 신장 손상, 혈소판 감소, LDH 상승 소견을 보여 aHUS가 의심됐다. 하지만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중 상태가 빠르게 악화, 긴급으로 혈장교환술을 실시했다. 신장이 손상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혈장교환술 전 혈액 채취를 안했다는 이유로 사전심사에서 불승인됐다. aHUS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장조직검사 결과지와 혈액검사 등 추가 자료를 첨부하여 재심의를 신청을 했지만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의사들이 필수의료라고 하는 ‘바이탈(vital) 과’를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사법 리스크다. 형사처벌에 수억원대 손해배상까지 물어야 하는 위험부담을 안고 환자를 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법적 부담 완화 필요성을 언급할 정도다.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하고 형사처벌하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관련 기사: 매일 의사 2명씩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됐다).의료전문변호사로 수십년 째 활동하고 있는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법원이 요구하는 임상의학 수준이 너무 높기
정부는 지역 의료 인력 확보 차원에서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늘렸지만 그 효과는 ‘인기과’에 집중됐다. 비수도권은 지원자들이 인기과로 쏠리면서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지원자를 찾지 못하는 병원들이 속출했다.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2024년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지원 결과’를 공개하며 “전년 대비 지역 전공의 정원을 확대함에 따라 비수도권 지원자도 대폭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차원에서 전공의 모집 결과 공개는 이례적이다.실제로 2023년도 상반기 전공의 전기모집 당시 비수도권 지원자는 1,140명이었지만
정부가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늘렸지만 의사들은 수도권으로 향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전공의 정원 조정 정책으로는 수도권 쏠림을 막지는 못했다.26개 전문과목 중 가장 많은 전공의를 뽑는 내과에서 드러난 현상이다. 2024년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서 내과는 정원보다 지원자가 많았다. 하지만 비수도권은 미달이었으며 ‘빅5병원’을 제외하면 전체 지원율도 100%를 넘기지 못했다.청년의사가 입수한 ‘2024년도 상반기 내과 전공의 모집 결과’ 자료에 따르면 내과는 총 622명(별도정원 포함) 모집에 657명이 지원했
국립대병원조차 주요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정원 미달이 속출했다. 과에 따라 전공의 지원자를 단 한명도 찾지 못한 병원도 나왔다. 수도권 2개 병원과 나머지 비수도권 국립대병원 사이 간극도 두드러졌다.청년의사가 지난 6일 마무리된 '2024년도 전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15개 국립대병원(분원 포함) 전공의 지원율을 분석한 결과다.15개 국립대병원에서 전공의 총 850명을 모집해 876명이 지원했다. 총 지원율은 103.1%다. 그러나 수도권인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을 제외하면 지원율은 95.0%
의사 1,002명이 전문의 수련교육을 받기 위해 ‘빅5병원’으로 향했다. 전체 전공의 정원의 4분의 1 가량이다. 하지만 진료과별 전공의 지원 양극화 현상은 빅5병원도 피해갈 수 없었다.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기피과는 빅5병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청년의사가 2024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마지막 날인 6일 주요 수련병원 75곳을 조사한 결과, 42.7%인 32곳이 미달이었다. 수련병원 75곳에 배정된 전공의 정원은 3,159명으로 전체 모집 정원인 3,464명의 91.2%다.반면 빅5병원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으로 의무는 강화되고 처벌 위험은 커지면서 응급의학과를 전공하겠다는 의사가 줄었다.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81%로 역대 최저다.청년의사가 2024년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마지막 날인 6일 주요 수련병원 75곳을 조사한 결과, 응급의학과 지원율은 81.3%를 기록했다. 응급의학과 전공의 정원이 배정된 65곳에서 모집한 전공의 정원은 187명으로 152명이 지원했다.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지난 2021년도 101.8%에서 2022년도 98.8%로 소폭 하락했으나 20
'이변'은 없었다. 올해 모집도 소위 '인기과'를 지망하는 전공의가 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반면 '기피과'로 불리는 필수의료 분야 전문과 대부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청년의사가 2024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마감 일인 6일 전국 주요 수련병원 75곳을 조사한 결과다.지원율 1위는 안과였다. 56개 수련병원에서 100명 모집에 172명이 몰리면서 지원율 172%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도 조사보다 1.3%p 상승했다. 안과 전공의를 모집한 병원 모두 충원에 성공했다.성형외과가 그다음이었다. 전년도보다 12.5%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전년도보다 올랐지만 여전히 20%대에 머물렀다. 특히 지원자 대부분이 서울 대형병원 4곳으로 몰리면서 비수도권 소청과 전공의 지원자는 8명에 불과했다.청년의사가 2024년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마감 날인 6일 주요 수련병원 75곳을 조사한 결과, 소청과 지원율은 26.4%였다. 소청과 전공의 정원이 배정된 수련병원 60곳에서 모집한 정원은 총 201명이지만 지원자는 53명이었다. 그나마 역대 최저였던 전년도보다 지원율이 올랐다. 2023년도 전공의 모집 당시 소청과 지원자는 33명뿐이었
대한의사협회가 최대집 전 회장을 투쟁 선봉에 세웠지만 젊은 의사 참여까지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유감을 표했고 젊은 의사들은 "덮어놓고 갈 수는 없다"고 한다.최 전 회장은 의협이 설치한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 대책 특별위원회(범대위)' 투쟁분과위원장이다. 범대위는 지난 3일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 저지를 위한 투쟁 로드맵을 공개했다. 전국 의사 총파업 여부도 투표에 부친다.최 전 회장은 9·4 의정합의 체결 과정에서 대전협 등 젊은 의사들과 갈등을 빚은 당사자다. 이에 대해 최 전 회장은 "대
우리나라는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대응을 잘한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러한 배경에 감염병 현장에서 온 몸을 던져 희생을 자처한 의료진의 노고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감염내과 의료진은 국민의 안전을 사수하고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와 협력하며, 전장의 선봉에서 감염 관리 정책을 진두지휘한 일등공신 중 하나다. 그러면서 전국민에서 감염 분야는 '필수의료'으로 각인됐다. 하지만 최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으로 취임한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이동건 교수는 여전히 감염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대화와 소통을 강조하던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집행부가 ‘강성’으로 돌아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 때문이다. 이필수 회장은 투쟁을 외치며 삭발했고 강성 이미지가 강한 최대집 전 의협 회장과 손을 잡았다.최 전 회장은 의협이 구성한 투쟁체인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 대책 특별위원회’(범대위)에서 투쟁분과위원장을 맡았다. 대정부 투쟁 전면에 전(前) 회장이 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최 전 회장은 모든 정치 활동을 중단하고 의대 정원 확대 저지 투쟁에 ‘올인’한다. 운영하던 의원도 휴업하고 5일부터 의협에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식화 후 정치권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공‧필수‧지역의료 살리기 TF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를 비롯한 의료체계 개선 방안 찾기에 나섰다.이에 청년의사는 민주당 공공‧필수‧지역의료 살리기 TF 단장을 맡고 있는 김성주 의원(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최근 만나 민주당이 생각하는 공공‧필수‧지역의료 살리기 방안에 대해 들었다.김 단장은 보건의료체계 내에서 공공의료가 제자리를 잡지 않으면 필수‧지역의료 소외문제가 해소될 수 없으며,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지역의사제 도
보건의료분야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찾고 있으며, 의료계에서도 영상데이터 분석 등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인공지능과 보건의료분야 접점이 늘어나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타트업 창업 등 새로운 기회를 엿보는 의료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업을 위해서는 공학적 지식은 물론 인공지능을 활용 시 발생하는 여러 법률문제까지 신경써야 한다.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이 개설한 ‘AI‧법률공학(AI Law&Tech M
대학병원 교수들의 사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5명은 동시 사직 후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산의 A대학병원은 내분비내과 교수가 전원 사직하면서 한 때 진료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가까스로 1명을 채용한 A대학병원은 현재 내분비내과 진료를 겨우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수도권 인력 쏠림에 더해 최근 개원가로 이탈이 늘면서 지방으로 갈수록 교수 구인난은 심각하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은 응급의학과 교수를 구하지 못해 7명을 모두 촉탁의로 채웠다. 교수직 인력 채용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지방의 한 대
의과대학을 갖고 있는 전국 40개 대학은 추가 교육여건 확보 없이도 2025학년도부터 의대생 2,151명을 더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교육 현장은 이들의 ‘희망사항’과는 거리가 있었다.현재도 기초의학 교수가 부족하고 의학교육과 의료인문학을 가르칠 교수는 이보다 더 부족하다. 심지어 임상의학 분야도 교수나 전공과목 수가 기준 미달인 의대도 있었다. 임상실습교육 지원도 부족한 상황이다.이같은 의학교육 현실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발표한 ‘의과대학 교육 현황 파악을 위한 연구’에서 드러났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과
"오늘도 환자분이랑 실랑이를 한참 했네요. 혈당 수치가 안좋아서 물어보니 감을 드셨다는 거에요. 과일은 당뇨병에 안좋다고 끊어야 한다고 했더니 하루도 과일을 안 먹을 수 없다고, 과일을 못 끊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옛날에는 '왜 말을 안듣냐' 환자들과 싸우기도 많이 했지만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죠. 축적된 시간들과의 싸움이기에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지난 11월 14일 청와대에서 개최된 ‘2023 세계당뇨병의 날 기념 당뇨병 극복을 위한 청와대 푸른빛 점등식’에 앞서 만난 대한당뇨병학회 문준성(영남대병원 내분비내과) 총무이사의 하
정부가 강행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전공의 정원 조정에서 기본 정원 외로 책정된 ‘별도정원’이 변수로 작용했다. 수도권 수련병원 중에는 ‘빅5병원’을 비롯해 감원된 기본 정원 상당수를 별도정원으로 ‘보전’받은 곳이 많았다. 별도정원이 수도권 전공의 정원 조정 완충 지대 역할을 한 셈이다. 이에 수련교육 현장에서는 “정원 조정을 무리하게 강행했다는 방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보건복지부는 전체 전공의의 45%를 비수도권에 배정하고 수도권 정원은 65%에서 55%로 줄인 ‘2024년도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정원’을 확정했다. 이를 토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이 커질수록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국제 보건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 국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된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ODA 방식'을 제안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단순히 자금을 지원했던 기존 ODA 방식에서 벗어나 연구개발(R&D), 기술 이전, 역량 강화, 파트너십 등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이런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앞장선 곳이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Research Investment for Gl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