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에 국회도 들썩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총선 모드로 전환 후 꾸린 비상대책위원회에 포함된 지명직 비대위원 2명도 의사 출신이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호남 출신의 내과 전문의 박은식 비대위원이다. 박 비대위원은 국힘의 험지인 광주 동남구을 후보로 출마해 호남 공략에 나섰다.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고향인 광주에 보답하고 싶어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었다는 박 후보의 목표는 “광주의 변화”다. 구도심을 경제발전의 한 축으로 활성화시켜 사람들이 다시 모여드는 활기찬 도시로 변화의 바람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혼란스러운 의료계 상황이 의사들의 정치권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나서는 의사만 15명이다. 의료개혁으로 인한 의료계와 정부 간 풀어야 할 실타래가 엉켜있는 만큼 ‘해결사’로 소환된 의료 전문가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조국혁신당 비례 5번에 배치된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정책 베테랑 중 하나다.서울의대 졸업 후 예방의학을 택한 김 후보는 가정의학과와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지난 1999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을 지낸 뒤 심평원 상근평가위원, 기획상임이사를 거쳐 여성 최초 심평원장
‘흉부외과 19.57대 1, 일반외과 3.4대 1’. 물론 한국 상황은 아니다. 2022년 기준 영국 전공의 지원율이다. 한국과 달리 영국에서는 흉부외과나 외과처럼 ‘바이탈(vital)과’가 의사들에게 더 인기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올까.재영한인의사협회(Korean UK Medical Association, KUMA) 김승철 회장은 ‘사법 리스크’를 가장 큰 차이로 꼽았다. 영국에서는 의사가 의료 과실로 형사처벌을 받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민사소송이 제기돼도 손해배상금을 개인이 부담하지 않는다. 김 회장은 영국 글래스고대학(Uni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도 교육 질 저하는 없다고 단언했지만 전문가들은 “의학교육을 모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며 어이없어했다.정부가 그 근거로 제시한 의학교육평가인증은 현재 정원이 기준이며 기초의학 교수 등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의예과 2년 동안 보완하면 된다는 주장도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정원이 대폭 증원된 의대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에 주요변화계획서를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2,000명이라는 숫자만 발표하고 이들을 어떻게 교육 시킬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라
중소병원이 위기다. 코로나19 이후 경영환경 어려워지면서 경영 위기는 생존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기형적인 의료 인력시장을 대표하는 수도권 대형병원 인력 쏠림은 중소병원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병원 수도권 분원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인력 부족은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구인난이 악화될수록 인건비는 폭증하고 있다. 경영악화를 막기 위한 병원들은 자구책으로 진료를 더 늘리고 싶어도 인력 부족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대책 일환으로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하자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청년의사
'글로벌'은 쉬운 단어다. 조직과 단체와 기업이 저마다 세계를 외치고 세계를 지향한다. 이제는 'K'가 그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글로벌과 'K'는 쉽게 이름으로 올라간다.그러나 그 이름만큼 '값'하기란 힘들다. 한국 의료도 'K-MEDICAL'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었지만 외국의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이름이다. '국제 진료'라는 거대한 간판을 세워도 타국의 환자들은 "물어물어 겨우 병원을 찾아온다".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이름에 걸맞은 병원이 되겠다"고 나선 곳이 있다. 차병원이다.분당차병원은 지난달 4일 국제진료센터를
중소병원이 위기다. 코로나19 이후 경영환경 어려워지면서 경영 위기는 생존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기형적인 의료 인력시장을 대표하는 수도권 대형병원 인력 쏠림은 중소병원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병원 수도권 분원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인력 부족은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구인난이 악화될수록 인건비는 폭증하고 있다. 경영악화를 막기 위한 병원들은 자구책으로 진료를 더 늘리고 싶어도 인력 부족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대책 일환으로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청년의사는 중
의학의 세계는 넓고도 넓다. 때문에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의대생과 젊은의사들은 고민이 많다. 어떤 전공이 나에게 가장 잘 맞을지, 어떤 진로가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 줄지, 미리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더욱이 ‘의학의 꽃’이라고들 하는 내과에는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등 분과만도 9개나 된다. 하지만 최근 내과가 3년제로 바뀌면서 내과를 염두에 두고 있는 미래 의사들에게 자신에 맞는 세부전공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사라졌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의 상실은 지원자 감소라는 현실이 돼 버렸다. 매년 30~40명에 육박하던 전임의 지
국내에서 입원환자 고령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곳은 서울아산병원이다. 서울아산병원은 2020년 9월, 원내에서 고령환자 접촉이 잦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시니어환자위원회’를 구성한 후 꾸준한 논의를 통해 고령환자 대응 필요성을 인지했다.이후 위원회는 ‘시니어환자관리팀’으로 이어졌고,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23년 8월 입원부터 퇴원까지 고령환자에게 특화된 치료를 본격 제공하겠다고 대내외에 선포했다.입원과 동시에 ‘임상 허약 척도’로 환자 상태 확인아산병원 고령환자 관리시스템의 핵심은 입원과 동시에 질병 치료와 별도로 환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정의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나라 중 하나다.통계청의 고령인구비율 통계에 따름면 2023년 12월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인구비율은 19.0%로 이미 초고령사회 문턱에 와 았다. 하지만 사회적인 고령화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사회적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증가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의료기관 입원환자 고령화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울산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김장한 교수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후보는 학창시절을 오롯이 보낸 고향 김해를 ‘젊고 똑똑하게’ 변화시켜 보겠다는 의지로 최근 국민의힘 김해을(乙) 예비후보로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김 후보는 서울의대 해부병리를 전공했으며 이후 서울법대에서 법학을 공부해 의료법, 법의학, 의료윤리에 두루 해박하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과 대한법의학회장, 대한의료법학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 선두에서 목소리를 내 온 인물이다. 이번 총선 도전도 김 후보에게는 다르지 않다. 전문분야인 의학과 법학
최근 혈액 질환에 생존율을 대폭 개선한 세포‧유전자 치료 등 새롭고 혁신적인 치료법이 속속 개발‧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 12월 말 전세계 혈액학 전문의들의 최대 학술행사인 미국혈액학회 연례학술대회(ASH 2023)에서도 여실히 확인됐다. 하지만 국내 의료진은 이러한 최신 치료법들의 국내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환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나 다름 없는 소식이란 뜻. 이에 ASH 2023 현장에서 국내 혈액질환 전문가 4인(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석진 교수,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김성용 교수, 서울성모병
"아내가 오늘이 지구 마지막 날이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길래 '당신이 여기로 와. 둘이서 여기 있자'고 했죠. 그럴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의료진 대기실에 앉은 이병국 교수가 웃었다. 여기는 세종충남대병원 본관 내 신생아집중치료실이다. 신생아중환자실장인 이 교수는 여기를 떠나본 날이 없다. 365일 콜 대기다. 세종충남대병원이 지난 2020년 7월 문을 열고 이 교수는 휴가를 딱 5일 썼다. 신혼여행에 다녀왔다. 그 외는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인터뷰 장소도 자연스럽게 여기가 됐다. 급한 일이 생기면 바로 달려가기 위해서다.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새해를 맞은 수련병원들의 표정이 어둡다. 전공의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곳은 전문의 이탈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1월 중으로 추가모집이 진행되지만 그 대상조차 되지 않는 과들도 있다. 전공의 추가모집 대상을 정하는 권한은 보건복지부에 있다.2024년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결과, 정원보다 지원자가 많았지만 결국 확보된 인원은 정원보다 적었다. 인기과로 지원이 쏠렸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정원 조정 여파로 비수도권 수련병원 중에는 필수의료 분야
국산 항암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임상시험을 주도하며 개발의 산증인이기도 한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폐암센터장)와 제노스코 고종성 대표는 유한양행이란 기업의 신약 개발 의지가 없었으면 렉라자는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 우여곡절을 옆에서 직접 봤기 때문이라고.앞서 유한양행은 얀센이라는 글로벌 파트너를 만나기 전 한 차례 고배를 마셔야 했다. 렉라자 임상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 2016년 중국 제약사 뤄신과 총 1억2,600만 달러 규모의 중국 지역 렉라자(개발명 YH25448)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지만
갑진년 새해다. 새로운 출발선에 설 때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태희 전공의도 미국영상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Roentgenology) 편집위원(Assistant Editor)으로 임기를 시작한다.이 전공의는 공과대학 출신이다. 게임 개발자이기도 했다. 뇌 PET-CT 영상 보정 작업을 하면서 연구에 재미를 붙였다. 의대에 진학한 후로도 영상의학 분야 인공지능(AI) 모델 연구에 전력하고 있다. AJR과 유럽영상의학회지(European Radiology) 심사위원(Reviewer)으로 관련 논문을 심사한 경력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2차 치료에 이어 1차 치료 급여 등재에 성공하며 명실상부한 국산 항암 신약 대표주자로 거듭났다. 최근에는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얀센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의 병용요법 허가를 신청하며 K-블록버스터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원개발사인 제노스코와 오스코텍을 거쳐 유한양행의 품에서 국산 신약으로 거듭난 렉라자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명사지만 그 이면에 어떤 이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중증 응급환자의 응급실 수용을 거부하지 못하게 하고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면허가 취소되도록 법으로 규정한 정부 정책에 더해 의사들을 옥죄는 사법부 판결로 의료 현장은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 됐다. 이로 인해 응급의료체계가 흔들리고 있고, 그 중에서도 가장 ‘약한 고리’인 소아응급실에 충격을 줬다. 수년 째 전공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가까스로 버텨오던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응급의료 현장을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한 것이다.현장의 의사들은 환자를 낫게 했다는 자부심으로 진료해 왔지만 민·형사 소송을 걱정해야 하고, 언제든 ‘범
2023년은 ‘의료’가 사회를 흔들었다. 청년의사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10대 뉴스’와 그에 미치진 못해도 이슈가 된 사건을 ‘언저리 뉴스’로 선정해 2023년을 정리했다.보건복지부가 필수의료 지원대책 중 하나로 마련한 수도권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 조정을 강행하면서 의료계는 혼란을 겪어야 했다.복지부가 지난 8월 필수의료 대책 중 하나로 전공의 정원의 50%를 비수도권에 배정하겠다고 학회를 통해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기존 40%이던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비율을 50%로 늘리는 방안이다. 학회들은 반발했고 그 비율을 45%로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