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4시간 이상 오직 한 가지 일만 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일을 하면 1년에 단 사흘밖에 쉬지 못한다. 제대로 잘 수도 먹을 수도 없고 아파도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도 없고 피할 수도 버릴 수도 없다. 이들의 이름은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의 보호자'다.지난 2020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선 교수가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 보호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돌봄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자 사회는 경악했다. "2020년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거냐"는 탄식이 나왔다.조사에 참여한 보호자 82.9%가 1년에 단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의료 현장이 긴장하고 있다. 언제든 발행할 수 있는 원내 감염 확산 때문이다. 사회는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의료 현장을 그렇지 못하다.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15일 3만870명으로 3만명대를 돌파하더니 주말 이후 4만명대로 급증했다. 4만명대 신규 확진자는 지난 1월 17일(4만169명) 이후 처음이다.지난 18일부터 신규 확진자는 4만1,995명→4만7,029명→4만861명→4만904명→4만2,500명→4만1,590명으로 4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간(7월 18~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소위 '사무장병원'을 운영했다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A의료법인 이사장이 대법원까지 온 끝에 무죄 취지 선고를 받았다.1심과 2심(원심) 모두 유죄 선고한 사건이 대법원에서 뒤집히긴 어렵다. 게다가 A의료법인 사례는 그동안 다른 의료법인을 사무장병원으로 기소·처벌해 온 근거였다. 이런 '중요 사건'을 맡아 낮은 확률을 넘어 무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이끌어낸 데는 법무법인 반우 역할이 컸다.
법적 문제를 이유로 보호자 없이 혼자 온 14세 미만 환자를 진료하지 않은 사례가 알려지면서 '정당한 진료 거부' 논란이 일고 있다. 의료계는 보호자 없이 온 미성년자 환자를 진료했다가 또다른 민원이나 소송에 휘말릴 위험이 있어 꺼리는 분위기다(관련 기사: 혼자 온 9세 아이 돌려보내자 ‘진료거부’ 민원 건 보호자).어린 자녀를 둔 보호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근무 중이라 자녀만 병원에 보냈다가 진료를 거부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작성자는 "병원에서는 만 14세 이하는 보호자 없이 진료를 볼 수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의료계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비대면 진료 제도화, 응급의료체계 개편, 지불제도 개혁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지만 사회 갈등만 키우는 모양새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의료체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청년의사가 창간 31주년을 맞아 젊은 의사들과 한국의료를 진단하고 해법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 청년의사 박재영 편집주간토론: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장장성인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정윤빈 세브란스병원 일반외과 입원전담교수
유전성 망막질환은 유전자 변이로 인해 시각 손실과 실명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현재까지 300개 이상의 원인 유전자가 밝혀졌지만 대부분 치료법이 없어 증상 완화를 위한 보존적 치료만 가능한 상황이다.최근에는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특정 유전자로 인한 유전성 망막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이 하나둘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21년 9월 'RPE65 유전자 변이'에 의한 망막질환 치료에 최초로 개발된 유전자 치료제 '럭스터나(성분명 보레티진네파보벡)'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도입됐다.하지만 럭스터나는 고가
의사들 사이에서 “한국 의료가 망해간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먹고 사는 문제 때문이 아니다. 의료체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특히 고난도, 고위험 환자를 많이 보는 대학병원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크다. 대학병원에 남아 환자들을 진료하고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칠 의사가 줄고 있는 상황이 한국 의료의 현실을 대변한다는 지적이다. 30년 가까이 대학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해 온 교수나 이제 막 전임의(펠로우) 과정을 밟기 시작한 젊은 의사가 느끼는 위기감은 비슷했다. 청년의사는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홍근 이사장과 젊은의사협의체 서연주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의료계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비대면 진료 제도화, 응급의료체계 개편, 지불제도 개혁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지만 사회 갈등만 키우는 모양새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의료체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청년의사가 창간 31주년을 맞아 젊은 의사들과 한국의료를 진단하고 해법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사회: 청년의사 박재영 편집주간토론: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장장성인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정윤빈 세브란스병원 일반외과 입원전담교수정
진단도 치료도 까다로운 심부전. 최근 이러한 심부전 치료에 신약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SGLT-2억제제다.특히 2형 당뇨병 치료에만 적응증이 있었던 SGLT-2억제제가 만성심부전으로 적응증이 확대된 데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관련 대규모 연구들이 한몫을 했다.먼저 2형 당뇨병환자 대상 대규모 연구인 ‘EMPA-REG OUTCOME’ 연구를 통해 SGLT-2억제제가 2형 당뇨병뿐만 아니라 만성심부전과 콩팥 영역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실마리를 발견했다. 이후 EM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정당한 사유 없이 병원이 응급환자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한 정부 대책에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응급의료체계가 열악한 상황에서 정부가 모든 책임과 의무를 응급실 의사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경증환자들도 119 구급차를 타고 큰 병원으로 몰리면서 중증응급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해야 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는 과밀화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배후 진후 능력과 응급실 의료진 부족도 응급환자 수용을 망설이게 하는 원인이다.때문에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수용거부’가 아닌 ‘수용불가’
최근 열린 ‘제15회 대한부정맥학회 정기국제학술대회’에서 ‘심방세동에 대한 심장 내 초음파(intracardiac echocardiography, ICE) 유도 비(非) 투시(zero-fluoroscopic) 냉각풍선도자절제술(cryoballoon ablation, CBA)의 안전성과 효능’이란 연구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기존 냉각풍선도자절제술에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방사선 노출이 없이 치료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연구를 소개하고, 연구에 참여한 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임홍의 교수에게 연구의 의미에 대
수가도 지원도 없이 방문의료 현장이란 '맨땅'에서 환자를 찾는 병원들이 있다. 청년의사는 창간 31주년을 맞아 이들 병원의 방문진료 현장을 찾았다. 방문의료센터를 세운 경기도 시흥시 신천연합병원은 제도적 한계 속에서도 의료와 돌봄을 통합한 새로운 의료 서비스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박상철(가명) 씨는 지팡이 없이 못 걷는다. 현관을 나서는 것조차 고통이다. 좁고 가파른 계단도 박 씨를 고립시킨다. 자살까지 시도했다. 이후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주 3회 찾아오지만 "주사를 맞아도 소용없는" 무릎과 어지러운 집안까지 돌봐주진 못한다.황
“약제의 효과성과 경제성 평가를 통과해야 새로운 약제 도입을 승인하는 정부의 보수적인 관점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는 중증 혈우병 A환자에게 헴리브라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비항체 환자에게도 급여가 확대된 2019년부터 2년 이내 주요 혈우병전문치료센터에서 70~80%의 환자가 헴리브라로 치료받기 시작했으며, 8응고인자제제 사용량도 헴리브라 처방이 늘며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이는 JW중외제약이 만 1세 이상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까지 헴리브라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되 것을 기념해 개최한 '헴리브라 심포지엄'에 참석한
인간의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이 펼쳐지는 대학병원을 무대로 한 의학 다큐멘터리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공개되면서 주목 받았다. 의학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실사판이라는 평가를 받는 〈휴먼 크로니클〉이다.휴먼 크로니클은 ‘푸드멘터리’(푸드+다큐멘터리)라는 새로운 다큐 장르의 지평을 연 이욱정 PD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빅5병원 중 한 곳인 세브란스병원을 무대로, 그 안에 있는 구성원을 주인공으로 다룬 유일한 작품이기도 하다.특히 1년여간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과 그간 접하기 어려웠던
정부가 감염관리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마다 중요한 변곡점이 있었다. 2015년 메르스(MERS) 유행과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C형간염 집단 발생,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2018년 프로포폴 관련 패혈증 집단발생,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발생.특히 의사와 간호사가 구속까지 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은 의료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소아청소년과 전공 기피 현상을 불러왔다는 분석도 나온다(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4명과 간호사 3명은 모두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감염관리에도 영향을 미
대리수술 의혹 사건이 또 발생했다. 그리고 비난 여론은 의료계 전체로 향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번에도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자율정화특별위원회에서 사실 확인을 거친 뒤 해당 회원을 징계하겠다고 했다.대리수술 논란이 생길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의협은 매번 자율정화를 강조하며 징계 절차를 밟았다. 자율정화특위도 2년 전인 2021년 6월 발생한 대리수술 의혹 사건을 계기로 구성했다.하지만 그뿐이다. 자율정화특위가 구성된 이후 대리수술 사건으로 의협에서 징계를 받은 의사는 없다. 중앙윤리위원회 회원
시간이 많이 지났고 열기도 식었지만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12일까지 우리나라의 젊은 축구대표팀은 아르헨티나에서 투혼과 열정을 보여줬다. ‘FIFA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 2023’ 대표팀 이야기다.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이 드라마 주역이었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을 지원했던 조연들도 있다.그 중에서도 경기 전후 선수들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도록 ‘팀닥터’ 역할을 한 사람은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배지훈 교수다.배 교수는 지난 2019년 19세 대표팀 아시안컵 예선전에 팀닥터로 참
의료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와 대화를 시작한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집행부가 이 때문에 불신임(탄핵) 위기에 놓였다. 의과대학 정원 관련 논의가 결정적이었다. 의협이 의대 정원 확대에 합의했다는 의심이 불신임안 추진까지 이어졌다.의협 이필수 회장은 이같은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더 열심히 일하라는 채찍으로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대화와 소통이 중요한 시기라며 불신임 추진으로 ‘실용주의 노선’을 바꾸지 않겠다는 단호함도 보였다.이 회장은 지난 5일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