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늦은 오후 강북삼성병원 신관 15층 대강당으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2018년 12월 31일 진료를 보던 중 환자가 휘두른 칼에 찔려 숨진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의 1주기를 맞아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임 교수는 그날 혼자 피하지 않고 동료 간호사 등을 대피시키기 위해 지체하다 봉변을 당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임세원 교수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대한정신건강재단 임세원 교수 추모사업위원회가 마련한 임 교수 1주기 추
의약품은 잘 짜여진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유효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허가가 이뤄지고, 이를 근거로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처방한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선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연구결과와는 다른 결과들이 나오기도 한다. 때문에 최근 ‘실제 임상에서의 처방 결과’(real world data)를 중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전문가들에게 신약 등이 실제 국내 환자들에게 어떻게 쓰이고, 어떤 결과들이 있었는지를 듣고자 ‘그 약 어때요’라는 코너를 마련했다. 최근 SGLT-2 억제제의 쓰임새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SG
최근 SGLT-2 억제제의 쓰임새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당뇨병 치료에 있어 혈당 강하 효과뿐 아니라 심혈관 및 신장에 다양한 혜택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당뇨병 치료제가 아닌 심부전이나 신장 치료제로서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족부 절단, 회음부 괴사 등 안전성 이슈와 일부 급여 제한 등의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1,500번 병원에 입원한 거 같아요. 응급실은 1,000번? 한 번은 응급실을 자가운전해서 가서 그 자리에서 피토하고 쓰러지고 일주일 정도 있다가 깨어났는데, 그때는 사망 선고하기 직전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살 바엔 죽고 싶다.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죠. 천식은 지극히 혼자와의 싸움이고 병과의 싸움이고. 숨을 쉬는 거에 대한 싸움이었다고 저는 기억합니다.”서울아산병원에서 ‘내시경적 기관지 열성형술’(Bronchial thermoplasty, 제품명 얼레어(The Alair), 이하 기관지 열성형술
의료 인력난을 호소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간호사만 부족한 게 아니다. 최근에는 의사 인력난이 더 심각하다. 지방 중소병원들은 수도권보다 연봉을 2,000만~3,000만원 더 줘도 의사를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전공의법 시행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면서 그 공백을 입원전담전문의로 채우려는 대학병원들도 지원자가 많지 않아 고민이기는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 내에서도 오랜 논쟁 거리였던 ‘의과대학 정원 증원’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는 이유다. 하지만 여전히 의견은 분분하다.
‘어렵다’는 중소병원의 하소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위기의식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의료인력 채용에 드는 인건비가 경영난을 더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최근 3~4년 동안 환자 수나 수술 건수는 15% 정도 줄었지만 인건비는 50% 이상 증가했다는 병원들이 많다. 청년의사가 마련한 좌담회에 모인 중소병원장들은 간호사뿐만 아니라 의사 인력난도 심각하다고 했다. 수익은 크게 늘지 않는데 인건비는 오르면서 “한계점에 다가서고 있다”고 했다. 현재 한국 의료의 상황을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둑’으로 표현하며 “무너지려는 둑을 중소병원들이 겨우 막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한해도 의료계와 연관된 굵직한 판결들이 이어졌다. 먼저 헌법재판소는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의료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1인 1개소법’은 그 효력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과 관련된 의료진 전원에게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지난해 의료계를 뜨겁게 달궜던 횡격막탈장 환아 사망사건은 올해 대법원에서 최종 마무리됐다. 헌재,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개정안은 언제쯤?올해 가장 주목을 받은 판결을 꼽자면 단연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면서 국민들의 의료접근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그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한다. 전공의들은 그 부작용을 최전선에서 체험한다. 그들은 환자들의 의료 이용량은 늘고 있지만 과연 최선의 진료를 받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청년의사는 대한전공의협의회와 함께 한국의료의 실상을 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A씨는 최근 응급실에 온 급성심근경색 환자 때문에 아연실색했다. 걸어서 응급실에 들어선 그는 부산에서 왔다고 했다. 서울에 있다가 흉통
고원중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숨졌다는 소식에 의학계는 슬픔에 잠겼다. 대한민국 의학계의 별이 졌다는 탄식이 쏟아졌다. 그가 그동안 이뤄 놓은 업적도 대단하지만 앞으로 내놓을 연구 성과에 대한 기대도 컸기 때문이다.진료와 연구에 대한 열정이 그 누구보다 뜨거웠던 그였기에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은 믿기 힘들었다. 18년간 몸담았던 삼성서울병원을 떠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던 차이기도 했다.하지만 그는 지쳐있었다. 18년간 쉼 없이 달려와 결핵과 비결핵항산균 분야 권위자가 됐지만 의료 환경과 제도는 그를 뒷받침해주지 못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 이후 추진되는 감시체계 선진화는 ‘생물감시(Biosurveillance)’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생물감시를 선도하는 미국은 인간과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동물과 환경 정보 수집·분석·해석에도 적극적이다.치사율과 전염성이 높은 동물 질환이 인간에서 전염될 가능성 등을 연구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 가상훈련까지 이어지는 일도 많다.최근 존스홉킨스대학에서는 항공사, 호텔업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방부 관계자 등이 모여 돼지독감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돼 전 세계 1,000만명 이상이 사망했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를 해결코자 하는 관련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출산을 앞뒀지만 조산 위험이 높은 조기진통 환자는 정책적 공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산의 대표적인 원인은 임신 20주 이상 37주 미만에 자궁수축이 시작되는 조기진통이다. 조산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임산부 2명 중 1명은 조기진통 때문이었다. 조기진통 임산부의 치료 목표는 태아가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분만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특히 34주 미만 태아는 아직 폐와 중추신경계가 미성숙하기 때문에 자궁근육을 이완시킴으로써 임
한국이 국가방역체계 강화 수단으로 주목하기 시작한 ‘생물감시(Biosurveillance)’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생물감시란 용어도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1년 발생한 9·11테러와 탄저균 테러가 생물감시체계 구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미국은 지난 2013년 국립생물감시센터(National Biosurveillance Integration Center, NBIC)를 설치했으며 관련법인 ‘Pandemic and All Hazards Preparedness Reauthorization Act of 2013’도 제정
지난 2015년 5월 발생해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로 한국 의료체계가 가진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중 하나가 국가방역체계였으며 이를 강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감시체계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출발한다.아직은 생소한 ‘생물감시(Biosurveillance)’가 그것이다. 생물감시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국 ‘생물감시 국가전략보고서(The National Strategy for Biosurveillance, 2013)’는 생물감시를 ‘인간과
신포괄수가제에 대한 병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입원 기간 발생한 입원료, 처치 등 진료에 필요한 기본 서비스는 포괄수가로 묶고 수술이나 시술 등은 행위별로 보상하는 수가 모형으로 진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동시에 정책가산을 통해 행위별 수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이에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도 점점 늘고 있다.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신포괄수가제는 지난 2009년 일산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다 2018년 8월부터 민간병원으로 확대돼 현재 총 68개소 2만3,7
“뇌수막염 신속검사법이 있다던데 어디로 가면 받을 수 있습니까?”뇌수막염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한 환자가 기자에게 연락을 해 왔다. 1시간 만에 뇌수막염과 뇌염의 원인을 진단하는 검사가 급여권 진입 이후 사장될 위기에 놓였다는 기사를 통해 해당 진단법의 존재를 알았기 때문이다.그 환자는 뇌수막염으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그 원인이 세균성인지, 바이러스성인지는 모른다고 했다.뇌수막염은 그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하지만 검사 결과로 원인을 확진하려면 일주일 정도 걸린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하루 이틀 사이에 급격하게 증상이 악화
리처드 부스먼(부스먼 컨설팅 대표)은 1980년대 미국의 대형 병원을 고객으로 두고 의료사고 관련 소송 분야 변호를 맡던 잘 나가던 변호사였다. 하지만 법정에서 승률이 높아지면서 그는 자신이 이기지 말아야 할 소송을 이기고 있다는 생각이 점차 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고객인 병원은 의료사고 소송을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있었지만, 문제가 된 상황의 환자 안전 수준까지 항상 높았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환자 안전이 제대로 담보되지 않은 사건을 수임하여 고객인 병원의 잘못을 감추거나 방어하는 것이 정말 자신의 고객을 위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서울 모 종합병원 흉부외과 전문의 A씨는 요즘 수술 전 신경써야 하는 일이 하나 늘었다. 수술할 환자가 지정 헌혈자가 있는지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다.지정 헌혈이란 대상을 미리 정해놓고 헌혈을 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환자를 위해 수혈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인데, 이유는 수술에 필요한 혈액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수혈용 혈액공급은 대한적십자사 중앙혈액원에서 혈액을 보관하고 있다가 의료기관에서 혈액원에 혈액공급요청을 하면 혈액원이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의료기관의 수혈용 혈액 부족사태는 혈액원에서 안정적으로 혈액을
2020년도 전공의 모집에서도 인기과와 비인기과가 극명하게 갈렸으며 그 간극은 해가 지날수록 더 커지는 모습이다.최근 5년간 진행된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율이 정원의 50%도 안되는 과는 방사선종양학과와 병리과, 핵의학과였다.보건복지부가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방사선종양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6년 66.7%에서 2017년 50.0%, 2018년 47.8%, 2019년 26.1%로 급락했다.같은 기간 방사선종양학과 지원자(정원 23~24명)는 16명에서 12명, 11명으로 줄었으며 급기야 2019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면서 국민들의 의료접근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그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한다. 전공의들은 그 부작용을 최전선에서 체험한다. 그들은 환자들의 의료 이용량은 늘고 있지만 과연 최선의 진료를 받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청년의사는 대한전공의협의회와 함께 한국의료의 실상을 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12월이 무섭습니다.”내과 1년차인 A씨는 최근 들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을 자주 떠올린다.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다.지난 2017년 12월 이
최근 수년 새 혈액투석(Hemodialysis, HD) 치료의 질 및 효과가 유의하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은 말기신부전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절반이 넘는 말기신부전 환자가 여전히 심혈관질환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사망률도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높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고안, 시도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혈액투석여과법(HemoDialysis Fitration, HDF)이다. 이 기법은 소분자 및 중대분자 물질 모두를 효율적으로 제거함으로써 투석 관련 심혈관 질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