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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신포괄수가제, 의료비 급증시대 해결사 될까보장률은 높이고 총진료비는 낮추고…참여기관 보장률 79.4%·연평균 진료비 증가율 11.4%
전문학과들, 적정수가·포괄항목 등 제도개선 필요성 지적…“기존 진료행태 무너진다”
  • 김은영 기자
  • 승인 2019.12.10 06:00
  • 최종 수정 2019.1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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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괄수가제에 대한 병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입원 기간 발생한 입원료, 처치 등 진료에 필요한 기본 서비스는 포괄수가로 묶고 수술이나 시술 등은 행위별로 보상하는 수가 모형으로 진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동시에 정책가산을 통해 행위별 수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에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도 점점 늘고 있다.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신포괄수가제는 지난 2009년 일산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운영되다 2018년 8월부터 민간병원으로 확대돼 현재 총 68개소 2만3,793병상으로 운영되고 있다(공공병원 44개소, 민간병원 24개소).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오는 2020년까지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적용 병상을 5만 병상까지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내년 1월에는 민간병원 29개소와 공공병원 2개소 등 총 31개소가 신규로 시범사업 참여를 앞두고 있다.

신포괄수가제를 향한 병원들의 관심 만큼 정부의 기대도 크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고령화 및 노인 의료비 증가 등 건강보험 재정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의료의 질과 진료비 증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해결책으로 신포괄수가제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포괄수가제, 보장률은 높이고 총 진료비는 낮추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7년 수가산출자료에 따르면 신포괄수가의 참여기관(공공기관) 보장률은 79.4%로 같은 해 종합병원의 보장률(69.9%)에 비해 높다. 반면 신포괄수가 참여기관의 진료비는 행위별 수가로 운영되는 종합병원에 비해 낮았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신포괄수가 참여기관의 연평균 진료비 증가율은 11.4%(신포괄수가 인센티브 제외 전 12.6%)였고, 종합병원의 연평균 진료비 증가율은 11.6%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의료계에서는 신포괄수가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의료현장에서는 각 과별 질병군 특성을 반영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환자의 치료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며 제도개선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적정수가·포괄항목 등 제도개선 필요해

특히 내과는 현행 KDRG(환자분류체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자원 소모가 상이한 질환군, 저빈도 질병군, 진료비 변이가 큰 내과계 질병군에서는 신포괄수가제 반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신포괄수가제가 새로운 지불제도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원가를 기반으로 한 적정수가 설정 ▲적정수가를 토대로 한 지불모형 개발 ▲비포괄 약제‧재료‧의료기술에 대한 보상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희의대 내과 차재명 교수는 ”환자분류체계에 있어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적용하는 KDRG 4.X 버전을 사용해야 하며 질병군 우선순위에 대한 교정도 필요하다”며 “다양한 내과 질환을 포괄수가제에 녹이기 위해선 포괄수가 산출시 다양한 환자와 중증도가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기준병원에 더 많은 민간병원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현재는 적절한 포괄수가 책정 없이 정책가산 수가로 손실보상하고 있으며, 질병군별 중증도간 수가 차이가 없어 진료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가를 기반으로 적정수가 설정 및 지불모형 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비포괄 약제와 재료가 80%만 보상되고 있는데 비포괄의료는 포괄의료와 임상적 용도가 달라 중복 사용되거나 서비스 전환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행위와 동일한 100% 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재활의학과도 신포괄수가제 참여 이후 진료행태가 변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들의 재원일수 감소 효과를 커졌지만 입원기관과 의료자원 투입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재활치료의 경우 환자들이 오히려 치료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재활의학회 보험위원회 김대열 총괄간사(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는 “신포괄수가제를 진행하면서 진료행태가 변하고 있다”며 “급성기 환자가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퇴원하거나 치료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경우가 있다. 정책 가산 등 병원 수익은 높고 진료 형태도 검증된 측면이 많지만 기존의 진료행태가 무너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재활의학회는 신포괄수가에서 분리되는 질환군을 대폭 넓혀야 행위별수가와 동일한 수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활치료 및 전과에 대한 포괄 제한에 걸려 전과가 어렵고 양질의 치료가 불가능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재활의학회는 신포괄수가 분리 질병군에 ▲기타 두 개내 혈관수술(외상 제외) ▲뇌척수액 측로조성술 ▲천두술 ▲경피적 혈관수술(두경부) ▲척추고정술(척추변형에 의한 것 제외) ▲두개솔 성형술 등을 포함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재활의학과는 뇌졸중 등 19개 질병군 입원환자에 대해 급성기 진료를 끝낸 후 전문재활치료를 위해 재활의학과로 전과한 경우 전과한 익일부터 행위별 수가를 적용하고 있다. 단, 재활의학과 진료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5개 질병군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을 뒀다.

예외 규정에 포함된 5개 질병군은 ▲일과성 대뇌허혈 ▲비출혈성 뇌졸중 ▲거미막하 출혈 ▲뇌내 출혈 ▲출혈성 뇌졸중·거미막하 및 뇌내출혈 등이다.

김 간사는 “환자 진단과 급성기에 받은 치료가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환자 기능에 따라 필요한 치료 종류, 기간이 매우 다르다”며 “치료를 표준화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지만 이에 대한 반영이 안 되고 있다. 급성기 재활치료에 대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급성기 재활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중환자실 재활, 입원 중 심장재활, 뇌졸중 후 조기 재활 프로그램 등 급성기 재활 중요성이 점차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이런 환자들에서 재활치료를 시행할 경우 신포괄 예외항목 또는 새로운 신포괄지불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병원 신포괄참여 소식에 반대입장 표명도

내년 1월부터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에 전문병원 참여소식이 알려지자 대한흉부외과학회는 질환의 분류 및 환자상태 파악 기준, 치료 과정의 난이도에 대한 객관적이고 세부적인 분류체계가 확립되기 전 시범사업 참여는 오히려 중증환자를 회피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거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전문병원은 강남차병원(산부인과), 김안과병원(안과),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비인후과), 세종병원(심장), 한길안과병원(안과) 등 5개소다.

흉부외과학회는 “흉부외과 영역은 사람의 생명과 가장 밀접한 분야로 같은 병기의 폐암 환자를 같은 의사가 수술해도 환자의 나이, 다른 장기의 상태, 늑막의 유착 여부, 암조직의 주위 침범 상태, 수술 후 폐 기능 상태에 따라 수술 수기 및 시간 그리고 예후가 크게 다르다”면서 “환자 간 난이도 차이는 현재의 질병 분류표에는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적절한 표준화 작업이 완성된 다음 가장 보편적인 위치에 있는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해 오류나 미비한 점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정상적인 순서”라며 “현재와 같이 분류체계가 미비해 표준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범사업이 강행된다면 중증 환자나 희귀질환 환자가 적정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고도 했다.

신포괄수가, 의료비 급증 시대 해결책 될까

정부도 이 같은 의료계 의견을 수렴해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민간병원 참여로 진료유형이 상이한 기관이 증가함에 따라 수가 모형의 안정성을 제고하고 지불정확성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미 지난 8월에는 시범사업 기관의 다양한 질병군 및 진료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민간병원의 진료 특성을 반영하고 진료의 자율성과 효율성 등을 고려해 수가를 개편하기도 했다.

심펴원 공진선 포괄수가실장은 “지난해 민간병원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공공병원과 규모가 큰 민간병원 간 진료 패턴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며 “특히 비급여 관리가 잘 될 수 있도록 제도 안에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가 수준의 적정성을 고려해 전면적인 수가 개편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공 실장은 “지금부터는 시범사업 기관들 운영을 통해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수가모형개선, 분류체계 개편 등 단기·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고 실행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수가 기준병원도 기존 3개소에서 6개소로 늘려 대표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포괄수가 환자분류체계 개선 등 모형 안정화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또 신약·첨단 의료기술 도입이 어려워 의료의 질 저하를 우려해 환자 치료에 필요한 신의료기술은 비포괄로 별도 보상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의료의 질 지표를 확대하고 모니터링 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공 실장은 “포괄수가지불제도의 핵심은 정확한 상병기재”라며 “정확한 진단코딩을 통해 질병군을 선택하고 수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시범사업 참여 병원에 진단코딩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 실장은 “정확한 코딩을 유도하기 위해 코딩 오류가 많이 발생하는 폐렴, 폐혈증, 발열, 전해질 이상 등의 부분에 대한 코딩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진단코딩 방법도 교육할 예정이다. 더불어 코딩 사례를 공개해 병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향후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로 제기됐던 부분들을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비급여를 포함한 의료 총량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기전으로서 진료의 효율성과 의료의 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지불제도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0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정책가산 규모를 축소해나가되 기본 수가가 적정수준이 될 수 있도록 비용기반 수가개발에 나선다.

내년 1월부터는 포괄·비포괄 구분, 정책가산 등 지표개선, 비용기반 수가 산출, 의료의 질 관리 방안 등을 위한 수가모형 개선 연구에 돌입하는 한편 2021년 7월부터는 시범기관을 대상으로 환자분류체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 실장은 “행위별수가제에 따른 의료량 증가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실손 보험 영향력 등으로 의료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신포괄수가제는 50~60%를 포괄하기 때문에 포괄진료 내에서는 효율화 있을 수밖에 없고 불필요하게 이뤄졌던 과잉 진료 부분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공 실장은 “그런 측면에서 진료량에 대한 컨트롤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신포괄수가제도가 불필요한 진료를 줄여 국민 의료비부담을 경감시켜주고 OECD 지불제도의 방향인 성과기반 지불제도의 하나로 자리매김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 포괄제도는 의료 다양성을 별도 보상해 의료의 질을 높이려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기존 포괄수가제와는 다르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제도에 대한 불만은 있겠지만 아직은 시범사업 과정이니 만큼 시범기관들과 함께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현장 소통 기회를 더 늘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향후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김은영 기자  key@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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