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카나우드 교수 "기존 치료 대비 치료 결과 향상...염증 수치 낮추고 빈혈 감소에도 효과"

최근 수년 새 혈액투석(Hemodialysis, HD) 치료의 질 및 효과가 유의하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은 말기신부전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절반이 넘는 말기신부전 환자가 여전히 심혈관질환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사망률도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높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고안, 시도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혈액투석여과법(HemoDialysis Fitration, HDF)이다. 이 기법은 소분자 및 중대분자 물질 모두를 효율적으로 제거함으로써 투석 관련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들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NICE(National Institute of Health and Care Excellence)는 최근 발표한 새로운 RRT(Real Replacement Therapy) 가이드라인을 통해 혈액투석치료에서 혈액투석이 아닌 혈액투석여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혈액투석 최신 이슈에 대해 강연하고자 프레제니우스메디칼케어 초청으로 방한한 프랑스 몽펠리에 의대 버나드 카나우드(Bernard Canaud) 교수도 혈액투석과 혈액여과(HemoFiltration, HF)를 동시에 시행하는 혈액투석여과 치료가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된 현재 가장 최적의 혈액투석요법이라고 강조했다.

카나우드 교수는 더 나아가 다량의 보액(보충액, Substitution Fluid/ Replacement Fluid)을 주입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중대 분자 물질을 제거하는 ‘HighVolumeHDF’의 장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카나우드에게 그 이유와 함께 최신 신대체요법 트렌드에 대해 들었다.

한편, 1990년부터 프랑스 몽펠리에 소재 몽펠리에 의과대학 라페로니 병원의 신장내과 교수로 재직 중인 카나우드 교수는 2002년부터는 말기 신부전 환자를 위한 지역 비영리 협회인 AIDER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프랑스 학술지 신장학&치료학(Néphrologie & Thérapeutique)을 비롯해, 신장학저널(Journal of Nephrology), 국제신장학회저널(Kidney International), 미국신장학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유럽혈관접근학회저널(Journal of Vascular Access) 등의 편집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 몽펠리에 의대 버나드 카나우드(Bernard Canaud) 교수.

- 만성콩팥병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 이상으로 인해 노폐물 축적이나 전해질 불균형 등이 일어나고, 결국 심혈관계 등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말기신부전으로의 진행을 예방하거나 신대체요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이환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단, 신대체요법만으로 충분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환자의 상태를 고려한 최적의 신대체요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최적의 신대체요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일반적으로 표준화된 혈액투석치료는 체외 순환 시스템이다. 고유량, 저유량 막(membrane)을 활용해 체외로 피를 순환시켜, 몸에 축적된 요독 물질, 수분 등을 제거해주는 치료법으로 약 50여년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 혈액투석을 진행해도 사망률이 개선되는 것이 아님이 확인되면서 치료법 개선 요구가 일었다. 이후 요독 물질 제거율을 높이는 즉, 투석 치료 효율이 높은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

요독 물질은 각기 분자량이 다르고 그 종류도 다양하므로, 이를 모두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보다 발전된 방법인 혈액투석과 혈액여과를 동시에 시행하는 혈액투석여과 치료법이 탄생했다. 혈액투석여과는 확산에 의한 소분자 요독 물질 제거와 더불어 대류의 용매끌기로 인한 중대분자 물질제거를 최대한 향상시킨 치료법으로 소분자 및 중대분자 물질 모두를 효율적으로 제거한다. 혈액투석여과 치료의 임상적 유용성을 최대화하기 위해선 많은 대류 용량이 필요하며, 평균 약 23L의 다량의 보액을 주입하는 ‘HighVolumeHDF’ 치료법이 개발됐다. 이 치료법은 최근 몇 년 간 다양한 임상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를 통해 임상적 이점이 확인됐다.

- HDF, HighVolumeHDF는 청소율(Clearance rate) 등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나.
혈액투석여과 치료에서 최적의 치료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류용량이 가장 중요하다. 이전에 저유량(Low Flux), 고유량(High Flux) 혈액투석이 시행됐는데, 저유량 혈액투석에서 고유량 혈액투석으로 치료를 하면 소분자 요독물질(60Da) 제거율이 약 10% 차이난다. 하지만 혈액투석여과 치료법으로 전환하면 소분자 요독 물질의 제거율이 기존 대비 최대 15% 정도 더 우수하다. 대표적인 중분자 요독물질인 베타투마이크로글로불린(β2-Microglobulin)의 예를 들면, 베타투마이크로글로불린은 약 12KDa(1만1,800Da~1만1,700Da)의 분자량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분자량을 가진 물질은 저유량 혈액투석에서는 제거되기 힘들고, 고유량 혈액투석에선 일부 제거된다. 하지만 혈액투석여과(HDF)로 치료하면 15% 정도 더 제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분자 대분자 요독 물질은 대류용량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제거율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 혈액투석 환자들이 주 3회, 각 회당 3~4시간씩 투석 치료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중대 분자 물질의 제거는 투석 시간과 횟수를 곱해서 생각해야 한다. 곱셈을 하면 환자들이 얻을 수 있는 요독 물질 제거율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베타투마이크로글로불린 제거율의 경우, 저유량 혈액투석에서는 0L, 고유량에서는 6L, HighVolumeHDF에서는 30L로 증가한다. 투석치료 방법에 따라 제거율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 요독 물질 제거가 투석환자의 사망률 감소와도 연결되나. 관련 연구들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투석 치료를 통한 요독 물질 제거는 특정한 용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거하는지를 의미한다. 혈액투석으로도 요독 물질을 제거할 수 있으나, 혈액투석여과치료는 많은 보액량을 주입함으로써 투석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투석 적절도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콩팥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혈압, 전해질 불균형, 칼륨이나 인산염 등의 체내 농도와 관련된 증상이 발생하고 영양실조, 감염, 빈혈 등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한다. 이에 만성콩팥병 환자의 치료는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혈액투석여과는 요독 물질 제거 및 투석적절도 측면에서 만성콩팥병 환자의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치료법이다.

혈액투석여과와 관련, DOPPS 연구 이후 유럽에서 4건의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006년에 진행된 DOPPS 임상은 글로벌 관찰 연구로, 이 연구를 통해 혈액투석 치료 대비 혈액투석여과 치료가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더 유의하며, 이를 위해 일정수준 이상의 대류용량이 필요함이 확인됐다.

이후 혈액투석여과의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유럽에서 4개의 임상 연구가 진행됐다. (시간 순) CONTRAST, Turkish, FRENCHIE, ESHOL 연구에 참여한 시험 대상자 수는 2,700여명이었다. 이 중 ESHOL 연구를 제외한 나머지 세 건의 임상연구에서는 혈액투석에 대비 혈액투석여과 치료의 긍정적인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1차 유효성 평가지수(primary endpoint)에서 임상적 유의성을 확인하진 못했다. 반면 ESHOL 연구에선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혈액투석을 받은 환자와 비교했을 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0% 감소된 결과를 보였다.(P=0.01)

- ESHOL 연구와 다른 세 연구의 결과가 다른 이유는.
CONTRAST, Turkish, FRENCHIE 연구가 가진 한계점을 자세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각 연구에 적절한 환자가 선정됐는지, 환자가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을 시 적절한 대류용량을 달성했는지, 투석 치료를 하는 방법과 치료 패턴에 차이가 있었는지 등을 생각해야 한다. CONTRAST 연구는 피험자들 중 각 투석 세션 당 약 24L, 시간당 6L의 보액용량을 주입 받은 환자가 약 1/4밖에 되지 않았으며, Turkish Study와 FRENCHIE 연구에서는 50%에 불과했다. 반면, ESHOL 연구에서는 약 90%의 환자에게 충분한 보액용량인 약 23L를 주입했다. 이처럼 대류용량에 따라 치료 결과에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투석을 진행할 때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유럽에선 이 네 임상연구를 메타분석한 HDF Pooling Project를 진행했다. 기존의 일반적인 메타분석이 아닌 부족했던 정보를 확인하여 새롭게 분석했으며, 이는 골드 스탠다드로 인정받았다.

- HDF Pooling Project 결과는 어땠나.
연구는 수집된 전체 2,793명을 50%의 비율로 한쪽은 혈액투석, 다른 한쪽은 혈액투석여과 치료 그룹으로 나눴다. 컨디션, 동반질환 유무, 대류량을 기준으로 환자군을 구분했다. 환자들이 투석 세션당 주입 받은 대류용량을 각각 <19L, 19~23L, >23L 그룹으로 나눠서 분석한 결과, 투석 세션당 23L 이상의 보액을 받은 환자군에서 사망률이 가장 많이 감소됨이 확인됐다. 또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약 30% 감소되는 등 전체적으로 ESHOL 연구 결과를 새롭게 ‘Follow-up’한 결과였다. 특히 HDF Pooling Project에서 특정한 유형에 해당하는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더 많은 임상적 이점이 확인됐는데, 고령, 심혈관질환 병력, 당뇨 동반, 30개월 이상 투석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통해 얻은 임상적 이점이 더 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혈관계 질환 사망과 관련한 구체적인 원인을 분석했는데, 허혈성 심질환, 심비대, 부정맥 환자들이 혈액투석여과를 통해 더 많은 임상적 이점을 누릴 수 있었다.

-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기존 치료에서 전환 후 체감도는.
의료진 입장에서 치료 효과 다음으로 고려해야 하는 항목이 바로 환자 체감도다. 이러한 정보는 임상연구를 통해선 수집하기 어렵다. 임상 경험을 토대로 얘기하면, 환자들이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은 다음 공통적으로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얘기한다. 또한 투석하고 난 다음 컨디션 회복이 빠르고 피로감이 덜하다고 얘기한다. 혈액투석 대비 혈액투석여과 치료 결과가 우수함은 입증됐으나, 환자 경험 측면은 향후 논의가 필요하다.

- 임상에서 체감한 환자의 평가는 어땠나.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몇 일, 몇 주만에도 전에 비해 피로도가 훨씬 덜하고 일상생활에 활기가 생겼다고 한다. 식욕도 생기고 잠도 더 편하게 자고 다리가 저리는 부분도 덜하다고 얘기를 들었다.

혈액투석여과로 치료를 하면 환자들은 빠르게 개선을 체감한다. 일본 동료는 혈액투석여과가 기존 치료 대비 소양증, 투석 후 피부 가려움증 등이 덜하다고 했다. 이에 일본에서는 혈액투석으로 치료를 받다가 환자가 소양감을 호소하면 빠르게 혈액투석여과로 전환한다고도 전했다.

- 유럽의 혈액투석, 혈액투석여과, HighVolumeHDF 환자의 비율은.
혈액투석여과 환자 비율이 연 6%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전체 혈액투석치료 중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는 환자 비율은 약 25%다.(약 8~9만명) 일본에선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는 비율이 30%를 넘어선 상황이이라고 한다. 혈액투석여과 치료율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일본 후생성에서 혈액투석여과에 대해 의료수가를 책정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 앞서 혈액투석여과가 심혈관계 합병증,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치료효과가 우수하다고 했다. 그런데 혈액투석여과는 분당 300ML 혈류속도가 요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합병증 등을 동반한 환자들의 경우, 혈관통로 상태가 좋지 않아 HDF 치료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치료효과가 우수하게 나타난 게 의아하다.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위해 혈류속도가 300ML이 되어야 하는 것은 기술적인 이슈다. 혈액투석여과 치료는 대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투석을 진행할 시, 혈류량과 혈류속도가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혈류속도가 300ML가 되지 않기 때문에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하기 어려운 제약요건이라고 보지 않는다. 유럽의 경우, 평균적으로 350ML의 혈류속도가 달성되고 헤마토크릿은 33% 정도가 나온다. 하지만 일본에선 혈류속도가 200~220ML 정도다.

혈류속도가 부족한 경우도 대안이 있다. 유럽은 평균적으로 환자들의 혈류속도가 350ML 정도 나오기 때문에 90% 환자들이 후희석 혈액투석여과치료법(Post-Dilution HDF)을 받는다. 만약 혈류속도가 낮으면 전희석 혈액투석여과치료법(Pre-Dilution HDF)을 받는다. 이처럼 치료방법을 달리하거나 사용하는 기계,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 항응고제 종류를 조율하면서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가능하게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또 보액 보충 방법을 전환하는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을 통해 혈액투석여과가 가능한 치료군을 확보하고 치료법을 조정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약 20%의 환자가 중심정맥카테터를 이용해서 투석을 받는다. 이 경우, 동정맥루로 투석을 받는 환자보다 혈류속도가 낮기 때문에 혈액투석여과 치료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유럽에서는 고령 환자도 중심정맥의 혈류속도가 300~350ML 나오기 때문에 충분하기 치료가 가능하다.

- HighVolumeHDF 적용 조건을 정리하면.
우선 300~350ML의 혈류속도가 가능한 동정맥루가 필요하다. 카테터는 혈류속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종류여야 하며,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도 적절한 수준에서 투과성 및 여과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1.8 평방미터 이상을 가진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적절한 투석장비 사용이 필수적이다. 투석기계에서 초여과가 최적화된 방식으로 조절능력을 갖춰야 한다. 예컨대 프레제니우스메디칼케어의 인공신장기가 제공하는 ‘Autosub Plus’는 환자에게 적절한 대류용량을 달성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 이를 통해 혈액투석 치료 중 분당 여러 번 막압력(Transmembrane pressure, TMP)을 점검, 실시간으로 최적의 보액량을 자동 조절 주입함으로써 보액량을 최대화한 HighVolumeHDF 적용을 지원한다.

더불어 혈전이나 출혈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항응고제를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그 외에도 투석 치료를 하는 의료진의 숙련도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혈액응고상태, 혈압, 여과필터 및 적절한 투석기 선택 등 종합적, 체계적으로 관리 및 운영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시간도 필수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투석 시간이 길어지면 치료 효율도 함께 증가한다. 체내에 있는 요독 물질과 과잉 수분 제거가 더욱 용이하고,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야간에 하면 시간을 훨씬 더 길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HighVoulumeHDF 시행을 위해선 기존 투석 기기에 추가적인 장비가 필요한가. 또 한편에선 대류원리가 아닌 HDx(expanded hemodialysis) 기법으로 중분자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 두 기법의 차이는 뭔가.
혈액투석여과 치료 개념은 30여년 전 등장 후 오랜 기간 동안 개선과 보완을 거치며 발전한 테크놀로지다. 이 기전의 접근이 유효한가, 왜 효과를 내는가에 대한 개발 배경에 대한 부분도 명확하고 환자들의 치료결과가 향상됐음도 임상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HDx 치료법은 20여년 전 등장한 오래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개념이다.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 필터 내에서 막의 압력을 조절함으로써 한 쪽은 초여과, 한 쪽은 일반 여과를 하는 기전이다. 이 때 HDx 또한 혈액투석여과에서 고려해야 하는 점을 동일하게 고려해야 한다. 만약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 필터 내 한 쪽에서 박테리아 균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해당 쪽에서 다른 막의 반대편으로 이동하면서 이 균이 환자 몸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잘 정제된 초 순수한 물이 공급되어야 하므로 정수처리시스템이 완벽해야 하고, 환자의 몸에 주입되는 투석액도 무균상태여야 한다. 혈액투석여과를 위해 철저하게 요구되는 모든 여건이 HDx에서도 충족돼야 한다.

HDx 치료로는 환자 대류용량을 확인하기 어렵고, 대류용량을 늘리면 환자의 혈류속도도 같이 올라가야 한다. 또 환자들의 몸에 필터를 통해 제거된 요독 물질이 재여과(back filtration)를 통해서 다시 주입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HDx는 특정한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를 이용해야만 한다는 점이 설득력 있지 않다. 이미 혈액투석 기계는 기기 내에 다양한 조절이 가능하도록 개발돼 있다. 예를 들면, 환자 몸에서 알부민이 손실되지 않도록 하거나, 막압력(TMP)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조정이 되고 있는데, 이미 개발된 기능을 갖춘 투석기기를 사용해 필요에 따른 조정을 하는 것이 효율적일 지, 필터로만 조정하는 접근이 나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 HDx 기법이 근거가 부족하다는 말로 들린다.
HDx와 관련, 현재까지 명확하게 증명된 임상 연구는 확보되지 않았다. 혈액투석여과는 세계적으로 수천명 단위의 환자가 참여하고 수백만 건 이상의 투석 세션이 진행된 내용을 토대로 한 임상 연구가 다수 존재한다. 반면 HDx는 투석치료 횟수도 훨씬 더 적은 수천 건 정도 수준이며, 제한된 환자 수, 제한된 횟수로 병원 중심, 치료 경험 중심의 데이터만 확보돼 있다.

- 개인적으론 혈액투석여과에 추가로 HDx 필터를 사용하면 이중 제거 및 여과 효과를 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미디움 컷오프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를 사용하면서 막압력(TMP)이 상승하고 대류용량이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하면 오히려 몸에서 알부민이 더 손실될 가능성이 있다. ‘1+1=2’가 아닌 ‘-1’가 될 수도 있다. 현재, 혈액투석, 혈액투석여과, HDx 치료법에 따른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가 모두 다르고, 각각의 치료법을 위해 개발됐다. 만약 HDx를 위한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를 혈액투석여과 치료에 사용하면, 알부민 손실이 시간당 2g, 한 주 기준으로 봤을 시 전체 24g (4시간*2g*3회)으로 알부민 손실량이 늘어날 수 있고, 환자에게 상당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위한 투석 기기에는 HDx를 위한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를 사용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HDx는 고효율을 추구한다면, HighVolumeHDF를 이용한 혈액투석여과는 고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충족시킨다고 정리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한국 의료진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기존 치료 대비, 활기가 느껴지고 활동성이 좋아졌다. 환자들의 근력, 근육량이 증가하고, 환자들의 영양학적인 섭취를 높여주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염증 수치가 떨어지고, 빈혈이 감소되며 조혈제 사용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 모든 확보된 데이터와 의료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혈액투석여과가 투석 환자들의 치료 결과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혈액투석여과와 HighVolumeHDF 치료는 신대체요법을 더 발전시키기 위한 하나의 발걸음으로, 이것이 아직 완벽에 도달했다거나 여정의 종착지라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신장내과 의료진들이 환자들을 위해 투석치료방법을 더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혈액투석여과와 관련된 2건의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CONVINCE 연구 및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연구가 있다. 앞서 말한 주요 연구의 1차 유효성 평가지수(primary endpoint)였던 환자의 사망률 개선, 심혈관계 사망률 개선 외에도 환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 개선도도 살펴볼 것이다. 이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환자 피로도 개선 및 삶의 질 측면과 관련된 연구 결과도 함께 확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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