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올림픽에서의 첫 성화봉송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시작됐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 기간 중 제우스 신의 제단에서 타오른 신성한 성화를 본 딴 것이다. 베를린 올림픽 당시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를 성화봉에 점화하여 그리스부터 독일까지 운반했다. 이후 성화봉송과 성화대 점화는 올림픽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로 자리잡게 됐다.현재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점화한 불꽃은 101일간 전국을 순회하고 나서 내년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장 성화대에 오르게 된다. 성화봉송 주자만 7,5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11명이 교수에게 무차별적이고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피해 사례를 보면 교수는 상습적으로 전공의의 머리를 때려 고막이 파열됐다. 회식 후 길거리 구타,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일 등이 수차례 반복됐다. 전공의들은 폭행으로 온몸에 시퍼런 피멍이 들었고 피부 곳곳이 찢어지기도 했다. 기사에 첨부된 피해사진을 보면서 아연실색하게 된다. 얼마 전에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교수의 성추행 때문에 산부인과 여자 전공의 2명이 동반 사직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다른 전공의들이
대한민국은 위원회 공화국이다. 수많은 위원회가 있다. 법적으로 위원회는 세 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의결기구, 심의기구, 자문기구.의결기구인 위원회는 가장 강력한 위원회다. 관할 범위의 안건에 대하여 위원회가 ‘의결’해야 정책을 집행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의결기구다. 한편 심의기구인 위원회는 ‘심의’만 하면 된다. 보건의료기본법상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심의기구다. 그러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2010년 3월에 국무총리 산하에서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된 후 2016년 9월까
최근 청년의사에 윤구현 간사랑동우회 대표가 기고한 칼럼(위험도 상대가치와 무과실의료사고 분담금)을 잘 읽었다. 그 글에는 의료계가 경청해야 할 중요한 논지가 담겨 있다.그러나 그 글은 비교대상을 잘못 선정해 국민에게 그릇된 인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의사나 의사단체가 환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하듯 환자나 환자단체도 의사의 권리를 존중한다면 좋은 의료를 위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서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윤 대표는 ‘의약품부작용피해구제사업’은 재원을 100% 제약회사가 부담하고 있으니 의사의
필자의 ‘주치의제도의 대가는 무엇인가?’(청년의사 지난 6월 19일자 오피니언)에 대한 고병수 원장님의 반론(‘주치의제도의 대가는 안정된 진료와 환자들의 만족이다’, 청년의사 지난 6월 22일자 오피니언)을 꼼꼼히 읽었다.고병수 원장님은 2010년 외국 여러 나라의 주치의제도를 소개한 '온국민 주치의제도’라는 책을 출간했다. 개원의로서 주치의제도에 관한 책을 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의료정책 학자가 출간한 연구서도 거의 없는 현실에서 귀중한 책을 낸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 어쩌면 고병수 원장님은 주치의제도
일반 국민에게 주치의가 있으면 좋겠냐고 물어보자. 별도의 비용 부담도 없다면 거의 모든 국민이 좋다고 할 것이다. 주치의란 용어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재벌 회장이나 대통령에게는 주치의가 있다. 보통 사람인 내게도 주치의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용어’는 종종 오해를 야기한다. 대표적인 예가 존엄사다. 존엄하게 죽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존엄사라는 용어는 여러 오해를 야기한다. 그래서 법원은 소위 김할머니 판결에서도 존엄사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 대신 법원은 연명치료라는 객관적 용어를 사용했다. 연
강의를 하다 보면 “의사가 좋아요, 변호사가 좋아요”라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면 통상 이렇게 답변한다. 적성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현실적인 차이도 있다. 수입이라는 측면에서 변호사 시장은 격차가 매우 크다. 정말 어려운 변호사도 있지만 거액을 버는 변호사도 있다. 의사 간에도 수입 차이가 있지만 변호사 시장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평준화되어 있다. 의사의 장점은 비교적 온오프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통상 퇴근하면서 당직의사에게 환자를 인계하면 퇴근한 의사는 일단 환자에 대한 생각을 접을 수 있다. 집에서 환자 치료를 할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의 계절이 왔다. 4월 22일과 23일 더케이 호텔에서 제69차 정기대의원총회가 개최된다. 7년 전 의협 법제이사로서 처음 대의원총회에 참석했을 때의 충격은 매우 컸다. 아수라장이었다. 논의 자체가 어려웠다. 마지막에는 정족수가 미달되어 의결 자체가 불가능해 졌다. 총회장을 나서면서 느끼는 자괴감은 매우 컸다. 최근 대의원총회의 모습은 옛날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래도 논의가 이루어지고 어느 정도 세련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의원총회를 국민과 사회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
지난 2월 16일 국회에서는 개정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의 문제점과 재개정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 장소는 수많은 방청객들로 가득 찼다. 토론회 주제는 첨예한 문제였다.법적인 측면에서 개정 정신건강복지법은 작년 9월 29일 구 정신보건법 제24조의 제1항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위 결정에서 구 정신건강복지법상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문제점을 네 가지 측면에서 판단했다. 1) 보호입원의 대상과 그 진단의 문제, 2) 보호의무
2016년 1월 8일 국회를 통과한 환자연명의료결정법이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환자연명의료결정법 제정의 필요성을 널리 공론화시킨 것은 2009년 김 할머니 판결이다. 미국에도 유사한 판결이 많이 있었다. 초기 판결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1976년 뉴저지주 대법원의 카렌 퀸란 판결이다. 1975년 4월 21세의 카렌 퀸란은 술과 약물을 함께 복용한 뒤 의식을 잃고 인공호흡기로 호흡을 유지하는 상태가 됐다. 카렌 퀸란의 부모는 법원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976년 1월 뉴저지주
1월 8일 대한의사협회에서는 KMA Policy 특별위원회 출범식이 있었다. KMA Policy는 대체로 ‘대한의사협회 기본정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의협이 일관된 정책적 입장을 가지고 국민과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사실 의협이 여러 사안에 있어 일관된 정책적 입장을 마련해 두고 있는지는 순간순간 드러난다. 작년 10월 5일 의협은 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와 관련하여 보도자료를 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 보도자료는 (상해)진단서, 사망진단서, 부검 등과 관련된 의협의 정책적 입장이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법적으로 사망진단서도 진단서다. 따라서 사망진단서 역시 의사의 객관적이며 전문적 판단에 근거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법령은 (상해)진단서와 사망진단서를 매우 상이하
지난 11월 25일 고 신해철 집도의에게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술 이후 통증의 원인을 규명하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고 의사가 업무상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 엄중한 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전과가 없고, 복막염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입원을 지시했으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입원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도 사망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해 2014년 말, 2015년 초 의협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각각 진료기록을 감정했다. 당시 언론보도를 접한 대부분의 국민에게는 의협이 불공정하게 감정했다는 기억의 잔상만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 1심 판결의
지난 토요일 고 백남기씨 장례식이 있었다. 판사가 발부한 부검영장은 휴지조각이 되어 버렸다. 이 사건은 의사의 직무와 관련된 사건이며 동시에 사회적 절차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고 백남기씨 부검과 관련하여 첫 번째로 던져야 하는 질문은 사망진단서와 부검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WHO가 사망진단서의 국제적 일관성을 위해 만든 의사 지침서(Medical Certification of Cause of Death)는 사망진단서에 두 가지 용도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첫째는 보험이나 상속에서의 사용, 둘째는 사망통계에서의 사용이다. 여기서 보험이라 함은 법률적 문제이기는 하나 민사 분쟁을 말한다. 살인사건과 같은 형사절차(criminal procedure)에서의 사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
예방의학(역학)은 인과관계를 다룬다.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질병의 원인을 규명한다. 이러한 인과관계는 통상 사실적(자연적) 인과관계라고 한다. 이와 달리 법적 책임 문제에 있어서는 규범적 인과관계가 문제된다. 규범적 인과관계는 사실적 인과관계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사실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해서 곧바로 규범적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의사의 개복수술 후에 사망하였다. 이 때 의사의 개복수술과 환자의 사망 사이에는 사실적 인과관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를 넘어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규범적 인과관계를 인정하려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런 전제조건 없이 “환자가 의사폭력(상해)의 희생자”라고 단정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고 백남기씨 사망사건에서 관련 경찰들은 살인미수
지난 3일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렸다. 총회 후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참석했던 젊은 대의원의 목소리를 읽었다. 그는 임총에 실망해 다시는 참석하고 싶지 않다는 감정을 표했다. 이해되는 점도 있지만 긴 흐름으로 보았을 때 젊은 의사의 적극적 참여가 더욱 절실하다. 필자가 의협 대의원총회에 처음 참석한 때는 2009년이다. 그 때는 대의원이 아니라 의협 법제이사로서 참석했다. 처음 대의원총회를 경험했을 때의 느낌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 회의 결과에 실망하는 것이 아니라 회의 진행 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250명의 대의원이 함께 모여 회의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자기 하고 싶은 말만 계속 떠드는 대의원, 욕설을 하는 대의원, 구호를 외치는 일반 회원, 소수파의 계속되는 이의제
의료정책에는 환자보호의 이념이 강하게 투영되어 있다. 여기서 ‘환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념이 ‘의사는 보호하지 말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의사도 대한민국 헌법이 보호하는 국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사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환자의 이익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료정책에서 환자보호 정책은 그 한계에도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환자를 보호하는 입장을 취하되 그것이 지나쳐 의사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균형적 의료정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서 환자를 보호해야 하는 근거가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의료정책에서 환자보호 이념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소위 정보의 격차다. 보건경제학에서 유래된 이 개념은 의사는 전문지식으로 무장되어 있고 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조정과 중재가 강제로 개시된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필자는 그 글을 읽고 전직 의협회장마저 조정과 중재를 구별하지 못하니 일반 의사들은 훨씬 심각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와 달리 환자단체 대표들은 노 전 회장의 글을 읽고 허위사실로 선동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전 의협회장이라면 당연히 조정과 중재의 차이를 알 터인데 고의로 이를 뭉뚱그려 근거 없는 비난을 한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만난 대다수의 의사들은 조정과 중재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했다. 그런데 조정과 중재를 구별하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조정은 조정위원이 조정안을 도출한 후 양 당사자가 최종적으로 그 안에 합의해야
의료사고 시 사망자 등에 대해 조정절차를 강제 개시하는 의료분쟁조정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상당수의 의사들은 중환자기피법이 될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반대로 상당수 환자단체 관계자들은 이를 과도한 선동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의사는 환자의 선택권(혹은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지켜줘야 한다. 임상 현장, 특히 대형병원에서 환자의 선택권이 제대로 존중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최종적으로 평가했을 때 아직 형식적 존중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전부는 아니겠으나 의료윤리연구회 등 일단의 의사단체는 의사가 환자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최소한 이러한 대의명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사는 없다. 그렇다면 반대로 환자나 환자단
의사들이 허가사항대로 환자들에게 약을 처방했는데 부작용이 다수 발생했다면 이때 부작용의 원인 규명, 판매중지 등의 주된 책임을 지는 정부부처는 질병관리본부(보건복지부)가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다. 식약처는 의약품, 의료기기의 인허가권을 갖고 있으며 당연히 그 사후관리와 주된 책임도 맡아야 한다. 이처럼 정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권한과 책임이 같이 가야 한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가 급성 폐손상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가습기 살균제는 의약외품으로 지정됐다. 식약처가 주된 책임을 지는 부처가 되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 이전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된 정부부처는 여러 곳이 있다. 유해화학물질관리를 담당하는 환경부, 공산품의 품질 및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국가기술표준원(산업자원부), 국민의 질병 관리를
[청년의사 신문 박형욱] 작년 9월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의사가 녹내장을 유발시킬 수 있는 약물을 다이어트 목적으로 처방하면서 부작용 설명을 하지 아니한 과실을 물어 위자료 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약사법에는 약사에게 복약지도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반면 의사에게는 별도의 복약지도 의무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위 조정결정은 약사법에 배치되며 법치주의에 위반된다고 비판했다. 다시 한국소비자원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치료를 위한 의약품의 투여도 신체 침습에 포함되며 따라서 투약행위도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므로 의협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였다. 이 사건은 의사의 설명의무와 약사의 복약지도의무의 본질, 그리고 이에 대한 판례의 의미와 정책적 문제점에 대해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