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본격화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계와 건설적 대화체를 갖도록 당부했지만 의대 교수들은 의대 정원 배정 철회가 없는 한 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전공의 처벌이 교수 사직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은 25일 오전 연세의료원 종합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면담 결과에 대한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이번 면담은 전의교협에서 먼저 제안했다.

앞서 전의교협과 만난 약 50분간 면담을 진행한 한 비대위원장은 “정부와 의료계의 건설적인 대화를 중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의료계도 정부와 건설적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을 전달받았다”며 중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의교협은 정부에서 구체적인 대화체 구성과 논의 내용 등 방향 설정이 명확히 되지 않는 한 환자안전을 위해서라도 외래진료 축소 등 주 52시간 진료 단축 등을 이날부터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김 회장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배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의대 교육의 질 하락은 물론 졸업 후 전공의 수련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충북의대 정원은 49명에서 200명으로 확대됐다. 현재 시설이나 교육 여건에 전혀 맞지 않는다”며 “입학 후 올바른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고 졸업하더라도 전공의 수련 시 적절하게 수련 받을 기회조차 박탈되는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충북대병원은 820병상으로 내과 입원환자가 300~350여명 수준이다. 내과 전공의는 한 년차에 6명씩 3개 년차가 총 18명이 배정돼 있는데 대한내과학회 수련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전공의 1명당 20~25명을 봐야 하는데 현재가 최소 기준을 채우는 수준이라는 것.

만약 정원이 200명으로 늘면 전공의 1명당 볼 수 있는 내과 입원환자 수는 5~6명에 불과해 수련 자체를 충족할 수 없다고 했다.

김 회장은 “정원 200명을 수용하려면 800병상인 충북대병원이 3~4배 커져야 하고 전문의도 그만큼 더 고용해야 한다”며 “충북지역은 인구 여건 상 환자가 그만큼 방문할 수가 없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서류상 숫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의한 의대 정원과 정원 배정 철회가 없는 한 이 위기는 해결될 수 없으며 정부 철회 의사가 있다면 국민들 앞에서 모든 현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정부에서 협상이나 협의를 하는 과정이 마련된다면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주축이 돼 진행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