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와 함께 한 시간 돌아오길 바라지만…좌절감만 늘어"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가 사직원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대 증원과 관련해 전공의와 의대생이 처한 상황에서 교수직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게 사직 이유다.
이 교수는 27일 개인 SNS에 사직원 사진을 올리며 “처음에는 ‘정부가 해결할 의지가 없구나’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해결할 능력도 없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함께 올린 사직원에서 사유에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전공의와 의대생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교수로서의 직위가 너무 무거운 짐이 돼 사직을 원한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교수가 되고 나서 두 번의 사직 또는 이직을 고려했다. 두 번의 사직 (고민)은 내 안의 심경 변화로 계획했다가 환자와의 관계에 대해 다시 고민하면서 남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는 외적인 이유로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딸린 연구원 16명, 진행하는 대형 국책 과제와 감염 관리와 관련해 꼭 수행해야 하는 과제들까지 발목을 잡는 게 많아서 솔직히 두렵기까지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환자를 보지 않는 의사의 삶을 잘 살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아직도 힘들게 한다”며 “병원을 떠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제자들과 환자 회복에 즐거워하고 환자의 고통에 함께 눈물 흘리는 시간이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 그러나 마음 속에 좌절감만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의대 증원 등에 반발하는 교수들의 사직 물결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을 기점으로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해 연세의대, 고대의대, 서울의대·병원, 울산의대 등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성균관의대 교수들도 오는 28일부터 자발적 사직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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