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비대위원장 "박 차관, 강경한 반응만 부각"
내달부터 24시간 연속 근무 후 익일 오프…주 52시간 진료
강홍제 교수 "필수·비필수 나눠 진료 시간 조정 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서울대병원 서성환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청년의사).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서울대병원 서성환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청년의사).

의료계와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모양새다. 의대 교수들이 정부에 박 차관의 언사가 대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언론 대응에서 배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서울대병원 서성환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원광대병원 교수협의회 강홍제 비대위원장, 고대의료원 임춘학 공동비대위원장, 울산의대 김미나 비대위원장, 충남의대 이선우 비대위원장, 인제대상계백병원 김현정 비대위원장, 서울의대 강희경 비대위부위원장, 울산의대 비대위 고범석 공보가 참석했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박 차관은 의사 수를 늘리지 않고 필수의료 몰락을 해결하려면 건강보험료가 기존의 3~4배 올라간다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심지어 고귀한 뜻으로 기증된 시신을 물건 취급하는가 하면 막말에 가까운 언사로 협상과 대화의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측은 2,000명을 절대 철회할 수 없다고 하는데, 박 차관이 매일 아침 브리핑을 통해 이를 부각하고 있다. 반면 한덕수 총리는 계속 대화를 제안하고 있다”며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한쪽 의견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박 차관이 언론 대응에서 물러나면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광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을 맡은 강홍제 교수는 박 차관이 현 사태를 악화시킨 장본인이라고 지목했다.

강 교수는 “박 차관은 거칠고 의사를 무시하는 언사를 통해 의사와 전공의 감정을 건드다. 그런 상대와 어떻게 대화할 수 있겠나”라며 “사태를 악화시키자는 게 아니다. 이미 의료계와 감정이 상한 박 차관이 언론 대응에서 내려와야 대화의 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지난 29일 4차 총회를 시행한 결과 교수 건강권과 환자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로 4월부터 24시간 연속근무 후 다음 날 주간 근무를 서지 않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비대위가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수들의 근무 시간은 주 60시간에서 98시간에 이른다.

또한 진료 시간을 주52시간으로 재조정하고 필수의료 분야에 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지난 21일 25일부터 주 52시간 이내로 수술·입원진료를 유지하고 4월부터는 외래진료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강 교수는 “교수들의 피로가 6주 이상 누적돼 있기에 물리적·체력적으로 한계에 이르렀다. 이에 비필수 분야를 일부 줄이고 필수의료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주 52시간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각 과의 사정에 따라 필수·비필수 분야를 나눠 조정하고 있으며 일괄적으로 시간을 조정했는지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경증 환자 등 꼭 상급종합병원에 오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의 경우 진료를 줄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상급종합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중증 환자나 응급환자는 의사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진료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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