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조사는 인지 여부 질문, 정책에 대한 입장 확인, 선택한 입장에 대한 이유를 질문하는 문항으로 구성한다. 이러한 유형의 조사는 응답자에게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여 이해를 도와야 한다. 그 후에 입장을 질문해야 한다. 각각의 입장에 대한 이유를 개방형 문항(주관식)으로 받아 이전 문항과 비교해서 확인해 보면 응답자가 제대로 이해하고 응답했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실제로 응답자에게 정보를 충분히 설명하고 입장을 질문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응답하는 경우가 있다.
조사 의뢰처로부터 조사 진행 후 보도 자료 작성, 관련 기자 간담회 참석 요청을 받는 경우가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조사 결과가 언론에 정확히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나아가 리서치가 보건의료산업에서 구성원들 간의 의사소통을 돕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필자는 가능한 한 그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한다. 의뢰처는 기사를 작성하는 측에 제공하는 정보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반대로 기자는 최대한의 정보를 얻고 싶어한다. 때로는 필자에게 보도 자료 외에 보고서 원본을 공유해 줄 수 없냐고 요청하기도 한다. 물론 들어 줄
필자가 학회와 하는 일은 주요 이슈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을 정량·정성의 2가지 방법으로 수집하여 분석 결과를 보고서 형태로 작성해서 학회에 제출하는 것이다. 이 결과물은 학회 내부적으로는 서로 공유되어 토론하는데 활용되고 외부적으로는 기사로 다루어지기도 한다. 올 초 시작된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와의 중장기발전전략수립조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는데 이번 일은 학회의 요청으로 조사 대상을 넓히는 시도를 해서 더 의미가 있다.넓혀진 대상은 국민, 정부기관 관계자, 언론인, 환자단체, 경쟁이 되는 학회 회원들로 동일한
‘치매(癡呆)’가 한자어로 ‘어리석을 치(癡)’, ‘어리석을 매(呆)’를 사용하여 ‘어리석다’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고 살짝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이를 알게 된 것은 2014년 치매 용어에 대한 전국민 인식 조사를 하기 위해 마련된 회의에서였다.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얼마 전 김철중 기자의 칼럼을 보고 당시 진행했던 조사가 생각났다. 치매 용어에 대한 전국민 인식 조사로 전국의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진행됐다. 치매라는 용어에 대한 평소 인식, 치매라는 용어에 거부감이 든다는
‘한국인은 젓가락을 능숙하게 사용해서 손 기술이 좋다’는 이야기는 우리끼리 자화자찬하는 우스개 소리인가 싶기도 한데 '젓가락을 능숙하게 사용해서 손 기술이 좋은가'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순간이 있다. 바로 한국 외과 의사들의 뛰어난 수술 기술 이야기를 들을 때이다. 최근 외국계 장루 소모품 제조회사의 의뢰를 받아서 진행하는 조사가 있는데 조사의 목적은 한국에서 영구 장루인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관련 제품 판매가 유난히 저조해서 그 원인을 밝혀내는데 있었다.우리는 ‘한국 의사들이 수술을 잘 해서겠지’라고 추측할 수 있
최근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의뢰를 받아 전화조사로 만 35세 이상 75세 미만 전국 국민 1,024명 대상으로 척추 질환에 대한 인식과 치료 현황을 조사했다. 만 35세 이상 75세 미만 1,024명 중 396명(38.7%)이 척추 질환으로 진단 받고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396명에게 척추 질환 치료를 위해 몇 곳의 다른 의료 기관을 방문했는지 질문해 보았는데 그 결과는 1개 29%, 2개 28%, 3개 23%, 4개 이상 21%로, 29%를 제외하고 국민들은 2개 이상의 의료기관에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 한 모임에서 인공지능과 미래 의료를 주제로 한 발표를 들었다. 청중은 대부분 병원 경영에 관여도가 높은 의료인으로 이러한 경우 발표 후 이어지는 질의 응답은 주제에 대한 질문보다는 질문자의 경험담 털어놓기가 주를 이룬다.이는 의료인이 청중으로 참석하는 강연 내지 토론회의 공통된 모습으로, 그 경험담의 주제는 대부분 현재의 의료 환경, 보험, 수가로 인한 어려움이다. 학회에서 의뢰하는 조사에서도 ‘의료환경’과 ‘보험’ ‘수가’ 부분은 반드시 포함되는 주제이다. 모두 하나 같이 ‘그건 우리가 여기서 백날 이야기해
"어떤 학회에서 활동하시나요?"학회활동을 하고 있다면 드리고 싶은 질문이다.총 몇 개의 학회에 소속되어 있는지, 그 중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학회는 몇 개가 있는지, 무엇을 위해 학회활동을 하는지, 이상적인 학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등도. 최근 A학회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예로 들어보자. 참고로 이 설문은 이메일과 휴대폰 번호가 있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링크를 발송하여 진행한 조사였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수는 140여 명으로 상대적으로 자발적인 참여 성향을 지닌 회원들이 응답자임을 미리 밝혀둔
임상시험을 임상실험이라고 보고서에 표기했다가 제약업계 관계자에게 호된 지적을 받았던 웃지 못할 기억이 있다. 사실 시험과 실험의 어감은 상당히 다르게 느껴진다. 실험하면 731 부대 마루타가 떠오르는 건 필자만이 아닐 것인데 신약개발을 위해 제약회사에서 실시하는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아르바이트를 이른바 '마루타 알바'라고 부른다고 하니 한편으로 씁쓸한 기분이 든다. 최근 모 제약회사의 치료제 임상시험 부작용 이슈 관련해서 연이어 다루어지는 기사들을 살펴보자. 임상시험 피해 사례, 관련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관련 제약회사의 주가 하락 소식, 임상시험 관리에 대한 지적, 신약개발이 위축될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 귀하에게 가장 관심이 가는 기사는 무엇이신지? 주식 투자를 하시는 분
암환자 대상 조사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암종의 상당 수 암환자들을 만났다. 그러한 과정에서 나 자신의 암환자에 대한 편견들을 확인하게 됐다. 그 중 한 가지는 ‘암에 걸리면 죽는다’와 다른 한 가지는 ‘암환자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이다. 필자가 만났던 암환자들은 예상보다 훨씬 담담한 모습으로 일상생활을 하고 암으로 인해 ‘죽음’을 떠올리기보다는 ‘암은 치료가 가능하다’는 관점에서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은 암에 걸려도 죽지 않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암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는 전제하에서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암환자들은 자신들이 받는 치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까?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까? 이를 도출하기 위해 기획자들과 고심 끝에 만든 문항이 하
주변 사람들로부터 병원이나 의사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는다. 환자나 보호자 상황을 잘 알거나 또는 아주 긴박한 상황이 아니면 대부분 대답을 피한다. 환자에게 맞는 병원 또는 의사는 개별 상황에 따라 고려할 요소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부탁 외에 자주 받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 모 방송의 명의 프로그램에 나오는 의사가 진짜 명의 맞냐는 것이다. 이 때도 역시 대답을 피하는데 이유는 비슷하다. 명의 프로그램의 가치는 특정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고 치료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몇몇 병원으로 환자 집중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는 의사들의 불평이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병원이든 의사든 외부에 알리려는 노력도 이 시대에 필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한다면 긍정적으로 볼 수
Hipex 2016에 참석했다. 많은 병원 관계자들을 만났고 그들의 발표를 경청했고 그들을 관찰했다. 3일 간의 업무공백으로 지난 주말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지만 그 이상의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애초의 참석 목적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최근 핫이슈인 환자경험평가에 대한 정보를 얻는 목적, 다른 하나는 병원 현장에서 조사를 어떻게 진행하고 활용하는지를 확인하는 목적이다. 덕분에 환자 만족과 환자경험의 개념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이해하게 됐다. 정부에서 진행하려고 하는 환자경험평가도 결국 환자들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 기존의 만족도 조사와 실제로 얼마나 차별화 될지 궁금해졌다. 병원마다 처한 상황이 각양각색이라 적절한 기준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해외 사
최근 환자 만족도 조사 관련해서 병원 CS 부서의 구성원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병원의 CS 부서에서는 고객 불편 사항 접수 형태의 고객 상담, CS 교육 업무, 환자 만족도 조사의 업무를 주로 하고 있고, 내부 직원 만족도 조사가 CS 부서의 업무에 포함된 병원도 눈에 띈다. CS 담당자들은 환자 만족도 조사에 대해 고객들의 소리가 바로 경영진에게 전달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고 경영진의 스타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개선돼 가는 과정을 보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직원 만족도와 환자 만족도의 연관관계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환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되는 구조가 이상적이지만 이는 병원의 조직 구조나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환자 만족도 조사를 얘기 할 때 빠질 수 없
만약 암환자들 대상으로 ‘최선의 치료를 받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응답을 5점 척도-5점은 ‘매우 그렇다’ 1점은 전혀 그렇지 않다-로 받는다면 어떠한 결과가 나올까. 최근에 암환자 관련 모임에서 한 연자의 발표를 보고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물론 이러한 설문을 실제로 진행하려면 우선 ‘최선의 치료’라는 용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명확한 정의를 내려야 한다. 그 다음 응답자에게 용어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선의 치료를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치료를 적절한 비용에 받는 것’으로 정의하고 평가한다면 어떠한 결과가 나올까. 전체 암환자라면 과거에 비해서는 ‘그렇다(1+2점)’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그러나 조기 암환자 그룹과 말기 암환자 그
[청년의사 신문 임성수] 최근 암종 별로 3~4기의 암환자를 인터뷰하고 있다. 암을 진단받은 시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치료 과정에서 암환자가 겪는 어려움을 파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환자 인터뷰는 안타까운 사연 탓에 잔상이 오래 간다. 환자들이 느끼는 감정에 공감하는 것은 인터뷰를 잘 이끌어 내기 위한 필수 요소이지만 감정적 부분에만 몰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인터뷰의 방향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서 분량은 많아지지만 정작 보고서에 쓸 내용이 없어질 수 있어서다. 기억에 남는 암환자가 한 명 있다. 수술 그리고 2번의 재발 후, 3개월 정도 살 것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난 후 환우회 사이트에서 관련 정보를 접한 신약을 수소문해서 처방 받았다. 비급여 신약이라 비용부담이 엄청났지만 다행히 상태
[청년의사 신문 임성수] 병원에서 의뢰해 오는 조사에 있어 최근 눈에 띄는 점은 병원들이 점차 조사의 활용뿐만 아니라 과정에도 부쩍 관심을 가지고 함께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설문문항 관련한 회의를 할 때 병원장을 포함한 관련 부서를 대표하는 분들이 모두 회의에 참석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들은 설문문항으로 구현했으면 하는 부분을 현장 전문가로서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때로는 웃게 만드는 엉뚱한 이야기도 있고 때로는 눈이 번쩍 뜨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있다. 필자는 조사 전문가로서 그들의 아이디어를 잘 살려 유용한 설문문항으로 최대한 구현하려고 한다. 지난 주 스케일링 목적으로 치과를 방문했다가 설문을 환자가 원하는 바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도구로 활
[청년의사 신문 임성수] 의료통역사를 양성하는 기관에서 영어의료통역사 현안 조사를 의뢰 받았다. 고민의 시작은 병원의 영어의료통역사의 수요가 기대치보다 높지 않은 데 있다. 조사는 해외환자유치가 활발한 몇몇 국내 국제진료센터장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자가 소속된 병원의 국제진료센터의 구성원 확인부터 시작하여 의료통역사의 정의는 무엇인가, 채용 시 요구되는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의료지식과 언어능력 중 어느 요소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서 더 중요한가 등을 조사했다. 조사를 진행해보니 원인을 파악하여 향후 양성기관의 교육 방향 설정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병원에서의 영어의료통역사 정의는 영어가 가능하면서 병원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이었다. 영어의료통역사라는 용어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청년의사 신문 임성수] 2016년 1월 2일 토요일 오전, 2016년 첫 의사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번 인터뷰는 올해 1분기에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모 학회 컨설팅이다. 조사 전문가인 우리가 진행하는 학회 컨설팅은 학회의 현안들을 도출하는 작업부터 시작하여 현안 별 제언을 하고 향후 액션 플랜을 제시하는 것까지 진행된다. 기업의 컨설팅은 의뢰자가 의뢰단계부터 해결해야 할 현안을 명확히 제시하고 시작하는 반면 학회의 경우 현안 도출 단계부터 함께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러한 차이의 원인은 학회가 미처 그들의 처한 상황을 생각해 볼 겨를이 없던 의사들로 구성되어 있어서인 것 같다. 그렇다 보니 그 과정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많은데 그 중 몇 가지만 이야기 해보자 한
[청년의사 신문 임성수] ‘재료가 싱싱하면, 날 것으로 먹어도 맛있고 갖은 양념을 쳐서 여러 가지 다양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조사에서 Raw 데이터가 정확하다면 그냥 보아도, 다양한 조사기법을 사용해서 보아도 정확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위의 글은 데이터 얻는 과정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강조한 것으로 몇 십년 수퍼바이저(참고로 조사회사에서 실사 과정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구성원을 수퍼바이저라고 부른다)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사회사를 차린 분의 회사 소개서에 쓰여져 있는 글이다. 조사인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 중의 하나로, 일하면서 항상 잊지 않으려고 한다. 전체 프로세스를 데이터의 생성-분석-활용으로 볼 때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조사 결과를 얻어 목적에 맞게 적시에 적절히 활
[청년의사 신문 임성수] 헬스케어산업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분야도 드물지만 그만큼 아이디어가 현실화 되기 어려운 분야 또한 드문 것 같다. 주된 원인은 헬스케어산업의 독특한 특성에 있다. ‘생태계’라는 용어로 표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 구성원으로 의료비용의 주 지불자인 정부,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의료인, 제약 및 의료기기 사업자, 개인과 기업을 헬스케어 수요자로 들 수 있다. 의료법 및 관계 법령의 규제를 받고 공공 복리를 고려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또 한 가지 개발자, 소비자, 평가자가 제각각 다르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이렇다 보니 새로운 공급자가 시장에 진입하려면 일반산업과는 달리 고려해야 할 요인이 훨씬 많고 복잡하다. 최근 들어 신 의료기술 관련 사업 모델 콘셉트 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