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수의 시장조사로 본 세상

"어떤 학회에서 활동하시나요?"

학회활동을 하고 있다면 드리고 싶은 질문이다.

총 몇 개의 학회에 소속되어 있는지, 그 중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학회는 몇 개가 있는지, 무엇을 위해 학회활동을 하는지, 이상적인 학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등도.

최근 A학회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예로 들어보자. 참고로 이 설문은 이메일과 휴대폰 번호가 있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링크를 발송하여 진행한 조사였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수는 140여 명으로 상대적으로 자발적인 참여 성향을 지닌 회원들이 응답자임을 미리 밝혀둔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학회 수는 평균 3.4개로 응답자의 약 30%는 현재 5개 이상의 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A 학회는 본인이 활발히 활동하는 학회인가라는 문항에는 81%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특성별로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주축이 되는 과가 아닌 그룹, 지방 그룹, 만 40세 미만 그룹은 평균에 못 미쳤다.

학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응답의 비중이 높았다. 이는 학회 건의사항에도 언제나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골응답이다. 여기서 ‘그들은’ 학회 상황에 따라 몇몇 병원을, 특정 대학출신을, 특정 과를, 또는 서울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엇을 위해 학회활동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친목 및 소통’, ‘최신 동향 및 정보 파악’, ‘학문적 발전’, ‘연구 활동’ 등이 응답됐다.

요즘 학회의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고심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제는 학회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미래가 어찌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향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새로운 분야의 발굴, 후진 양성, 보험 수가 개선은 대부분 학회의 공통 현안이다.

또한, 회원들의 그들만의 리그라는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해결책을 내어 놓지만 해소는 쉽지 않다.

예를 들면, 지방병원에 소속된 회원은 물리적 한계로 인해 상임이사인 지방 회원이 회의에 빠지지 않고 출석하는 경우는 반드시 참석하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더불어 주변 여건이 뒷받침 되는 경우에 한정된다.

이상적인 학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기억에 남는 한 회원의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해당하는 질환을 다루는 회원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수준이 높은 회원들의 아웃풋을 공유하고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게 돕고 학회를 통해 네트워킹하고 임상에 적용하며 나아가 연구에도 확장하게 하는 것’.

사실 학회는 위에서 언급한 이상적인 학회의 역할만 수행하기엔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학회가 학문 연구의 장으로서의 이같은 역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면 모를까.사실 이는 모두가 바라고 또 바라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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