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박재현 대표, 임종윤 측 사업 계획 ‘일축’
기자간담회서 의약품 생산 전문가로서 견해 밝혀
“10년 뒤 매출 5조원 및 영업익 1조원 달성할 것”
지난해부터 한미약품을 이끌고 있는 박재현 대표가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 측 주장을 일축하고 나서 이목이 모인다.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한미사이언스 임주현 사장과 함께 참석한 박 대표는 최근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이 경영 복귀 시 바이오의약품 100개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과거 한미약품 제조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박 대표는 “(임 전 사장이) 지난 주 바이오의약품 100개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신 걸 봤다. 희망적일 수는 있겠으나 생산 현장을 너무 쉽게 말하는 것 같아 힘이 빠졌다”며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어떤 의약품을 어떻게 생산한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임상용 의약품이라는 게 상업화 연계가 필수적이다. 1상 연구만 하고 그만둘 거라면 투자도 크게 필요 없겠지만 CDO(위탁개발)나 CRO(위탁연구)를 한다면 반드시 CMO(위탁생산)도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CDO, CRO 사업 추진을 강조한 임 전 사장 측 주장에 반박했다.
박 대표는 또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 미생물 배양을 하면 1~2주가 걸리고 (리액터를) 청소하고 다음 제품으로 넘어가면 한 제품 생산에 한 달가량이 걸린다. 1년에 12개 제품 생산이 가능한 셈이다. 만약 바이오의약품 100개를 생산하려면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10개 라인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생물 배양뿐만 아니라 동물세포 배양을 한다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생산라인 10개를 추가하려면 개당 2,000억원, 총 투자비만 2조원이 들 테고 각 라인별로 인력이 100명, 총 1,000명이 필요할 텐데 이런 점이 고려됐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더해 박 대표는 “DP(완제의약품) 생산 면에서도 바이오의약품 100개를 생산하려면 3개 라인이 더 필요해 4,000~5,000억원의 투자가 따라야 한다. CDO에도 많은 연구 인력이 필요하다. 필요 인력이 200~300명 정도 될 것”이라고 짚었다.
박 대표는 “2022년 기준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 신청된 바이오 신약이 22개 정도다. 1상부터 물질 수가 줄어드는 걸 감안하면 1년에 임상을 준비 중인 물질이 200~300개 정도 될 것”이라며 “이에 비춰볼 때 바이오의약품 100개 생산은 너무 높게 책정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대표는 현 임주현 사장 체제 하에서 한미약품이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 성장치를 공개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5년 내 매출 3조원, 10년 내 5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20%라고 할 때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라며 “현재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이 4대 1이라면 5년 후에는 2대 3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박 대표를 비롯해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부광약품 대표), 제이브이엠 이동환 대표, 에르무루스 박중현 대표(한미약품 커뮤니케이션팀 전무), 한미약품 김나영 전무(신제품개발본부장), 박명희 전무(국내사업본부장), 신성재 전무(경영관리본부장), 최인영 전무(R&D센터장) 등 계열사 대표 5명과 본부장 4명은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을 찬성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스스로를 ‘한미그룹 책임리더’로 소개한 이들은 “‘차세대 한미의 리더’로 임주현 사장을 추대하며, 임주현 사장이 임성기 선대 회장의 R&D 철학을 이어나갈 최적임자”라고 강조하며, “오는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주주님들께 한미의 미래를 선택해 달라는 강력한 제언의 말씀을 드린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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