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에 따라 의료행위는 의료인만 할 수 있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엄격히 금지된다. 그렇다면 사망진단 시 의사가 직접 사망한 환자를 대면해야만 할까. 최근 이와 관련된 하급심과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말기 암환자들에게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시행하는 H의원에 의사는 A씨 한명 뿐이었다. 의사 A씨는 휴가 또는 휴일에 환자가 사망할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환자 사망원인을 경과기록지에 미리 기재해 놓았다.실제로 의사 A씨 부재 시 환자가 사망하면 간호사들이 이를 확인한 후 A씨에게 전화 등으로 연락했다. 그리고 A씨가 경과기록지에 미리 기재해놓
의료계 역시 외부 인력 불법파견 문제를 등한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13일 외주 용역 요금수납원 100여명이 불법파견에 해당하므로 민자고속도로 운용사에 직접 고용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민자고속도로 운용사의 불법파견을 확정한 최초 판결이다.불법파견 문제는 전통적으로 제조업에서 문제 되어왔다. 그러나 불법파견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최근에는 서비스산업, 시설·전산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산업 등 기존에 문제 되지 않았던 다양한 산업군으로 불법파견 분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파견법이 의료인,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의 업
한국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0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한국인 5명 중 1명이 노인인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지난 4월 7일 세계 보건의 날을 맞이해 줌을 비롯한 헬스케어 업계 내 많은 조직들이 주요 공중보건 성과를 되돌아보고 미래 문제를 숙고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 전 세계가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급속한 인구 고령화라는 딜레마를 피해갈 순 없다.초고령사회에 대비하려면 병·의원, 요양원, 보건소 등 의료 인력 수급 확보가 시급하다. 올해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관련 보험업법 개정안은 그간 번번이 국회 통과에 실패했다. 의료계나 시민단체 등의 반대 때문이다. 그러나 현 정부가 헬스케어 분야 ICT 기술 혁신을 도입하는 국정과제를 추진하면서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도 그 대상으로 본격 논의 중이다.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종이와 같은 서면 대신 온라인 방식으로, 환자의 요청에 따라 의료기관이 의무기록 등을 보험회사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한편에서는 환자의 불편이 줄어들 것이 기대된다. 반면, 보험회사와 어떠한 계약관계도 없는 의료기관이 환자의 의무기록
평소 자문을 받던 노무사에게 전화가 왔다. 말기 암으로 고생하는 아버지가 계실 요양병원을 찾는다고 했다. 부산대병원에서 추천해준 인창요양병원 호스피스병동에 입원했다. 인창요양병원은 주 3회 면회가 가능하고 대중교통이 편리해 입원을 결정했다고 한다. 면회 과정은 1회 30분이 원칙인데, 애틋한 마음에 1시간이 넘는 경우도 많았다. 병원 측에서는 눈치를 주지 않고 편안하게 면회하도록 배려했다.그의 아버지는 처음 입원 당시 간호사에게 호통을 치기도 했다. 그런데 간호사는 아버지가 예민한 상태라고 가족에게 설명했다. 환자가 요쿠르트를 먹고
진균이 생성하는 페니실린(penicillin)이 세균 증식을 억제함이 1928년에 발견됐고, 이를 항생제(antibiotic)로 불렀다. 화학요법제는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화학 의약품을 일컬으나 현재는 대개 항암제를 뜻한다. 항미생물제는 항세균제,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로 구별한다. 세균과 진균을 합하여 통칭 ‘균’이라고도 하므로 항균제는 항세균제와 항진균제를 뜻할 수 있다.항균제는 세균감염 환자를 치유하는 기적의 약이었다. 그러나 항균제 사용으로 내성 세균이 생겼고, 이에 대처하고자 새 항균제를 개발해왔으나 새 항균제에 내성인 세
너무나 안타까운 앳된 죽음이었다. 대구 소아 장중첩증 사망 사건, 전주 소아 교통사고 사망 사건이 기억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또 발생한 이번 대구 청소년 추락 사망 사건에서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민낯과 현실을 보면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가슴을 치게 된다. 먼저 꽃다운 나이에 추락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청소년의 남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관련한 다양한 사실 보도와 기획 기사, 칼럼이 발행됐다. 그 가운데 응급의료 현장 경험이 없는 분들도, 때로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최근 모 일간지에 서울의대 ‘김윤’이라는 교수가 ‘대한민국 의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매우 가소로운 내용이라 일일이 반박하거나 구구절절 설명하기도 싫지만,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몇 글자 남긴다.그의 글을 대충 읽어보니 대한민국 의사는 미국을 포함한 OECD 어느 나라 의사보다 GDP 대비 수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수가가 낮다고 투정을 부린다는 뭐 그런 내용이다.한 가지만 지적한다. 김윤의 칼럼이 실린 바로 그 신문에, 김윤의 칼럼이 실리기 불과 몇 주 전에, 한림대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주치의는 위험성이 있는 수술을 할 때 환자에게 부작용 등을 미리 설명해야 한다(의료법 제24조의 2). 그렇다면 미성년자인 아이를 수술할 때 부모에게 위험성 등을 설명하면 설명의무를 다한 것일까? 지금까지는 부모(법정대리인)에 대한 설명만으로 충분하다고 봤다. 그런데 최근 이와 관련된 하급심과 대법원 판례가 나와 살펴보고자 한다.만 11세 7개월인 환아(이하 ‘아이’라 부른다)는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었다. 아이의 엄마는 병원 주치의로부터 치료를 위해 뇌혈관 조영술 검사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그런데 아이는 조영술 후 급성 뇌경색이
다발골수종은 용해성 뼈병변, 빈혈, 고칼슘혈증, 신부전, 그리고 면역기능저하로 인한 감염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악성형질세포가 골수에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평균 진단 연령이 67세 정도로, 노인에서 호발하는 질환으로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발생률과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이전에는 치료를 해도 대부분이 재발하고 생존하는 환자의 경우 기간 중앙값이 2~3년 정도를 보이던 희귀난치성의 혈액암이었다.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지난 20년간 많은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돼 생존기간이 향상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두 배 이상의 생존 기간 증
환자 영상 유출사건이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발생했다. 병원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로 녹화된 진찰실, 대기실 등의 환자 개인 식별 영상이 빠져나간 것이다.의료법에 따라 병원에서 환자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해다. 이 사건은 촬영 대상과 촬영 방법이 잘못됐다. 개정된 의료법은 촬영 대상을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또한, 촬영 방법은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장비를 써야 한다. 인터넷에 연결된 장비는 외부 해킹이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aemia, ALL)은 희귀 혈액암 중 하나로, 매우 공격적이고 빠른 진행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항암화학요법을 통해 관해(complete response, CR)에 도달하더라도 대부분은 재발을 경험한다. 이 때 많은 환자가 6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때문에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 치료를 통해 사전에 재발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미세잔존질환이란, 치료를 통해 골
보건복지부가 노인 의료와 돌봄의 복합적 욕구 변화에 맞춰 분절적으로 운영되던 요양병원, 장기요양서비스, 지역사회 노인돌봄서비스를 통합 신청, 조사하고 결정하는 ‘의료-요양-돌봄 통합판정체계’ 시범사업을 확대했다.기존 등급판정체계의 문제점을 보완해 인정조사 항목, 등급판정 모형을 개편했다. 특히 장기요양 의사소견서 전면 개편, 통합판정위원회 내 의사 3인으로 구성된 의료위원회를 통해 의료적 판단 기능을 강화했다.새로 개발된 통합판정 욕구 조사표를 활용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운영센터 직원이 방문 조사한다. 질병, 간호 항목 등은 공
“주 회장님 말씀이 맞아요. 이 법이 통과되면 억울한 의사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수 국민을 위한다면 의사가 억울해도 입법하는 게 그게 사회 정의 아닌가요?”십수 년 전 필자가 대한의사협회장으로 재직 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통과를 목전에 둔 의료분쟁 관련 법이 있었다. 환자나 보호자 측이 의료사고라고 주장하면 의사와 의료기관 측이 의사와 병원 측은 잘못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입증 책임 전환’ 관련 내용이 담긴 이 법을 발의한 의원에게 부당함을 지적하자 돌아온 답이었다.더 오래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당시 대표적인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1970년대초 100만명이던 신생아 수는 2021년 1/4토막 난 26만명이다. 지난 40~50년간 신생아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하지만 이런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 전혀 없다. 오히려 15~49세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마저 매년 감소하여 올해는 0.7명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수년간 OECD국가 중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이다.더욱이 이에 영민한(?) 의과대학 졸업생들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 지
박인숙 전 의원은 재선 의원이기 이전에 소아심장 분야에서 국내 1인자로 불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다.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베일러의대 부속병원인 텍사스어린이병원에서 소아심장과 조교수로 근무했다. 지난 1989년 귀국해 3월부터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심장과 교수로 근무했다. 박 전 의원이 쓴 은 선천성 심장병 학계에서는 교과서로 불린다. 여성 최초로 울산의대 학장을 지내기도 했다.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 급감은 ‘인구 붕괴, 국가 소멸’이라는 일련의 재앙의 하나의 표현형일 뿐이다. 근본 원인은 저출산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집계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 참고자료에 따르면 유방암은 2016년 연간 신규 발생 환자수가 2만명을 넘어서며 2019년 기준 국내 여성 암 1위를 차지하고 있다(2007년 이후 4.3% 증가율).다행히 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2015년~2019년 발생 암환자 기준)과 10년 상대생존율(2010년~2014년 발생 암환자 기준)은 각각 93.6%, 88.6%로, 다른 주요 암에 비해 높아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암 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어 병기상 4기로 분류하는 전이성 유방암의 5
한국의 고령화는 심각하다. 지난 1994년 전국 5곳에 생겨난 공공 노인전문병원에서 치매 진료를 시작했다. 노인이 늘어나니 급성기 병원 중 시설 기준을 변경해 노인 전문 병동도 허가했다. 지난 2008년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로 노인요양시설이 생겼다. 문제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이 독립적 제도로 운영되고, 각 기관의 입원·입소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역할이 혼재된 상태에서 기관들은 각자 도생했다. 심지어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차이점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현재 대한민국은 다양한 노인 복지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지난 2012년부터 전국 소방 119구급대원들에게 24시간 직접의료지도를 하고 있다. 보통 주·야간 12시간 교대로 근무를 한다. 응급의료법에 따라 반드시 직접의료지도를 받아서 현장과 이송 중 응급처치를 해야 하지만 실제 119구급대원(1급 응급구조사, 간호사)들도 실시간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의학적 판단을 받아 환자 평가와 응급처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그러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에게 지급되는 수당은 한 번도 인상되지 않고 10년째 똑같다. 그 사이 기타소득에 대한 필요경비율은 점점 낮아
선천성 희귀질환으로 투병하는 두 명의 아이가 있다. 두 아이 모두 혼자서 걷는다. 그런데 걷다가 낮은 턱 하나를 만나게 되더라도 이 아이들은 넘지 못하고, 그 턱에 걸려 넘어지곤 한다. 넘어야 한다는 판단을 스스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아이들은 기능적으로 ‘걷는 행위’ 자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걷다가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장애물을 인지하고 이에 대처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그렇다면 이 아이들이 스스로 걷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이 아이들이 장애판정을 받게 된다면 어떤 유형을 받게 될까?동일한 희귀질환, 유사한 증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