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가득 모여 올바른 의료에 대한 염원 하나로 “Do no harm, Do right”을 외쳤던 여의대로는, 어느덧 쌀쌀한 겨울을 지나 벚꽃 내리는 봄을 맞이하였습니다. 하지만 왜인지 전공의들의 눈에 비친 의료계 현실은 당장이라도 얼어붙을 것 마냥 차갑고 아리기만 합니다.진료 현장은 여전히 전쟁터와 같고, 힘없는 의사들은 또다시 여기저기 치이며 손가락질 받기 일쑤입니다. 필수과 지원율은 반 토막이 났고, 어깨가 축 늘어진 후배들은 꿈꾸던 미래를 포기합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좋으련만…. 그저 매일같이
2017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디지털헬스 등 혁신의료기기에 대한 새로운 규제시스템이 포함된 디지털헬스혁신계획(Digital Health Innovation Action Plan)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 해 12월 FDA에 디지털헬스케어팀이 신설됐다.2017년 11월,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2019년 4월에는 ‘의료기기 산업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2020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심사부에 디지털헬스기기TF팀이 발족했다. 이는 디지털헬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전 세계가 위기 상황이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감염병 및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공공병원은 전체 병원 수의 5.5%로 코로나19 입원환자의 80% 수준을 진료했다. 지난해 6월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코로나19 전·후 의료서비스를 공적 자원으로 인식하는 국민 비율이 22.2%에서 67.4%로 일반국민의 공공의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또 국민들은 보건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역간 의
우리나라의 국제협력 의제 우선순위에서 국제보건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서 한국의 우수한 대응 능력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국제보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가 마련된 까닭이다.우리나라는 건강을 인권의 한 요소이자 사회경제 발전의 필수 요소로 다각적 측면에서 강조해왔고, 특히 건강권 수호를 위해 글로벌 공공재에 전 인류가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있어서 국제보건에 기여도가 높은 기술 혁신을 촉진
2019년 말 나타난 사상 초유의 SARS–COV-2(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유행병(pandemic)이 지구상의 모든 나라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 1년이 넘었다. 최근까지 지구상에서 1억 명이 넘는 인구가 확진을 받았다고 한다.각국의 정치 경제적 후원 하에 치료를 위한 의료진의 노력과 극복을 위한 과학자들의 밤낮 없는 연구결과로 다행히 백신이 개발돼 이제 접종이 시작됐다. 사실 백신과 관계없이 생각해도 외부 감염원에 의한 인간 질병에 대한 이해와 극복을 위해서는 우리 몸에서의 반응이 어떻게, 왜 일어나는지 알
우리 의료기기 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비록 수십 년이 뒤진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신기술이 출현하는 국면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세계 수준으로 도약하는 역량을 보여주며 꾸준히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 신기술 개발은 정부의 R&D 정책 주도로 활발하게 이뤄져 왔고, 상대적으로 민간투자는 미미했지만 현재 태동 단계에는 진입했다고 판단된다. 민간투자 비중 확대는 중요한 숙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의료기기 규제완화 요구가 드셀 것이고, 이는 특히 R&D 부분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신기술 의료기기와 신약 개발을 위한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난해 말부터 영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전 세계 30여 개국 이상에서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지난달 28일 구체적인 백신 접종순서와 방법이 발표됐다. 간략히 그 내용을 보면 2월부터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과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입원(입소)자와 종사자를 시작으로 중증환자의 이용이 많은 의료기관(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등)의 보건 의료인과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119 구급대, 검역관, 역학조사관 등)을 접종하고, 2분기에는 65세 이상 국민들과 노인재가복지시설,
지난 30일 보도된 부천 모 요양병원의 기사를 읽는 내내 끓어오르는 분노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에 선두에 선 12만 의사들에게 한없는 감사의 마음이 교차하였다.이 기사는 요양병원에서 60여명이 확진 판결을 받은 12월 11일 이후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조치가 이뤄졌는데, 그 후 입원 환자와 의료진 199명 전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이 중 40여명은 사망하였다는 내용이었다.코호트 격리는 장점이 있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들이 많고 중환자 치료 시설이 없는 공간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을 무조건 격
겨울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대유행으로 인해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병상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12월 23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284명인데 입실이 가능한 병상수는 서울의 경우 8개 밖에 안 되고 전국적으로도 42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병상이 없어 기다리다 숨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8일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에 허가 병상 수의 1%를 중증 환자 전담 치료 병상(음압 병상)으로 확보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연말까지 328개 병상을 확보한
2000년 만성B형간염으로 처음 약을 먹을 때 만난 의사는 젊지 않은 교수님이었다. 당시는 전자의무기록이 막 도입되어 종이에 쓰던 내용을 컴퓨터에 입력해야 했다. 연세 있는 교수님으로서는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온 정신을 집중해 마우스를 클릭해야 했기 때문인지 눈을 마주친 기억이 거의 없다. 당시는 초음파기기가 대중화 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배를 눌러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간질환 환자를 진료하면서 배를 눌러보는 일은 매우 드물다. 물론 질환에 따라서는 지금도 환자를 보고, 만지고, 누르고, 두드리고, 소리를 듣는 것이 기계를 통해
지난 여름 의사들은 모처럼 하나로 뭉쳐 올바른 의료제도, 의료백년대계를 위한 투쟁에 나섰다. 전공의들이 앞장서고 학생들도 뒤따랐으며 교수들조차 하나가 되었다.비록 개원의들은 기대에 못 미쳤다고는 하나, 지난 의약분업 투쟁 이후 다시는 투쟁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을 뒤로 하고 여의도에 모여 마스크를 쓴 채 다함께 투쟁을 외쳤다. 그리고 투쟁을 뒤로 하고 안타깝게도 학생들만이 홀로 남겨두고 왔다. 우리는 직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이 나라 의료백년대계를 위한 투쟁이었기에 학생들의 문제 역시 곧 해결되리라 믿는다.그러나 우리 모두는 이미
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전남지역 의과대학 신설에 대해 “의과대학 설립은 원점이 된 게 아니다. 정부 방침이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발언한 언론보도가 있었다. 정 총리의 이러한 입장은 명백히 의정합의에 어긋난다. 지난 2일, 공공의대 설계비 11억8,500만원이 국회를 통과한 것도 의정합의 위반이다. 관련 법안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설계 예산부터 통과한 건 정부가 공공 의대 신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의사 총파업에 다급해진 정부와 여당이 우선 발등의 불을 끄려 ‘의대 정원 확대나 공공의대 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어제 오늘의 일이었나 싶다.코로나19를 인지하기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계산하면 얼추 1년이 곧 도래하고, 본격적인 사태를 따져봐도 10개월 정도가 지났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갑자기 사태가 심각해졌던 3, 4월에만 해도 미처 준비가 안된 정부의 다급한 요청에 사립대학병원들은 당연히 조건(?)없이 협조를 했다.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던 그 와중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겨울에 다시 한번 거대한 코로나 파동이 요동칠 것이라고 숱하게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정부 당국자들도 누누이 강조하던 바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지난 9월 29일 ‘투 스트라이크 아웃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면허 취소 후 재교부 받은 의료인이 면허정지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면허를 취소하고 2년간 재교부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하고 재교부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권 의원은 지난 6일 일명 ‘친절한 의사법’(의료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의사가 질병을 진단한 경우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진단명, 질병 예후, 치료방법 및 주의사항을 구두로 설명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요청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독거노인을 위한 요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은 신속히 비상대책반을 편성하고 감염전문가 자문, 현지 의료인력 투입과 물자 확보 등에 나섰다.우리 정부도 긴급히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유관기관에 지원을 요청하는 동시에 의료진 파견을 결정함에 따라 재단과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이 함께 지난 10월 9일부터 10월 12일까지 현지에 다녀왔다.요양원 입소 어르신 4명이 고열 등의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10월 5일 시행한 실시간 유전자 증폭 검사법(RT-PCR)
지난 10월 8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 발의 했다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끝에 폐기된 바 있는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관련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다시 발의 했다.해당 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발의 됐으나 ▲민간 보험사와 피보험자간 사적 계약을 위해 국가 기관의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공익에 위배되는 점 ▲의료기관에 보험금 청구 관련 진료비 계산서·영수증 과 진료비 세부산정내역 등을 전자문서로 전송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행정규제의 문제 ▲환자가 보험사에 제공하지 않고 싶은 정보까지 보험사에 넘어갈 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내로남불’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내로남불이 개인 간 문제일 때는 도덕적인 비난이 따를 뿐이지만 국가의 정책이나 정치 지도자의 관점이 된다면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 결론이 국민 생활 전체와 국가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는 이를 공정과 정의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한다.공정과 정의의 잣대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이 공정과 정의를 잃는다면, 특히 국가 정책이나 권력층이라고 칭하는 지도자의 입장에서 공정과 정의가
오랜만이다. 대기실에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엄마와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 전부터 시행한 독감예방접종 사업 때문에 몇 달을 못 보던 아이들이 병원에 왔다. 모두들 예전의 그 조그만 아이들이 아니다. 쑥쑥 크는 아이들이라지만 첫 눈에 못 알아볼 정도로 키도 컸고, 특히 몸무게는 많이 늘었다. 아이를 달래고 어르면서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데 팔뚝 힘이 많이 강해졌음을 느낀다. 코로나19라는 신종 코로나시대가 아이와 나의 간극을 조금 더 벌려 놓은 듯하다.더군다나 얼마 전에 있었던 의료계의 파업은 부쩍 커진 아이들만큼이나 국민 건강권에
나는 내과 1년차 첫 턴을 소화기내과 간 파트로 시작했다. 당시 간경화증으로 인한 식도정맥류 출혈, 심한 복수, 간성뇌병증(간성혼수) 환자가 많았다. 하루에도 여러 번 중심정맥관을 잡아야만 했다. 굵은 혈관을 목이나 사타구니에 확보해 놓아야 수혈하기도 쉽고, 정맥영양 수액이나 대용량의 수액을 주입하기 좋다. 라인이 잘 잡히면 하루가 편하고 우쭐한데, 잘 안 되면 환자나 보호자에게도 미안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동료 일년차에게 아쉬운 소리도 해야 했다.내과 전공의들은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것들이 많다. 응급실에 사경을 헤매는 환자가 오면
인공지능ㆍ빅데이터 시대에 데이터는 새로운 재화이다. 하지만 의료 데이터는 기존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규제 일변도의 법 때문에 자유롭게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3법(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이런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발의된 지 1년 2개월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서 올해 8월 5일 시행되었다.데이터 3법 개정 취지는 규제 중심의 개인정보보호에서 나아가서 데이터의 가명처리를 통해 4차 산업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런 정보를 활용하여 더 좋은 의료인공지능을 만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