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공공병원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5.4%)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민간 병원들은 환자유치를 위해 고가 시설과 장비를 경쟁적으로 보유하고 점차 대형화했다. 경쟁에서 밀린 동네의원들은 점차 영세화해,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이에 정부는 제2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종별 기능에 맞는 합리적인 의료전달체계 구축과 상급종합병원·협력의료기관의 동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고 표명했다.3차 병원에서 경증환자의 비율을 줄이고 중증환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공공의료가 취약하고 일차의료가 존재하지 않아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건강 통계로 살펴보면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진료 횟수가 8년째 가장 많다.일차의료 영역에서 다룰 수 있는 질병으로 병원 입원하는 비율과 CT와 MRI 등 첨단장비 보유율이 높으며 다약제 약물 복용 노인 비율이 가장 높고 인구대비 병상 수가 2위로 많고 병상 수 증가율은 가장 가파른 국가다.그 결과 우리나라의 보건의료비는 OECD 회원국들 중 가장 빠르게
지난 9월은 한국 의료기기산업에 의미 있는 한 달이었다.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 의료기기 분야에 대한 최초 표준을 한국 주도로 만들었고, 최종 제정을 위한 마지막 의견 수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이 표준이 글로벌 의료기기 규제 기관들의 협의체인 국제 의료기기 규제 당국자 포럼(IMDRF·International Medical Device Regulators Forum)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우리나라가 IMDRF에 가입한 것은 2011년 IMDRF가 출범하고 6년 뒤인 2017년이었고, 이때 미국 EU 캐나
정부는 지난 2016년 치매 뇌은행 지정 사업을 시작한 이래 삼성서울병원(2016년), 서울대병원(2017년), 부산대병원(2018년)에 이어 4번째로 명지병원을 정부 지정 치매 뇌은행으로 지정했다.일반적으로 치매 뇌은행은 치매 대상자의 뇌기증 등록을 통해 사후 뇌조직 확보 및 치매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체계적인 임상자원(뇌영상, 뇌척수액, 혈액 등)과 뇌조직 수집 및 관리, 치매 연구 활성화를 위한 뇌자원 분양 등을 하게 되다.특히 신경계 뇌질환 사망자의 부검을 독려하고, 다양한 부검사례가 축적되면 질환별 통계작업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의료기기산업이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 RA(Regulatory Affairs)의 지위와 예우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 RA는 국가별로 정해진 법령에 따라 의료기기 허가 또는 변경을 위한 기술문서 작성을 주업무로 수행하는 직군이다. 여기에 허가, 임상시험, 안전성 및 성능 시험평가, GMP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신의료기술평가 및 보험등재 등 전체적인 규제절차에 관련한 상세 계획을 수립하는 중요 업무도 포함한다. 의료기기산업계는 상당히 오랜 기간 RA 품귀현상을 호소해 왔다. 이에 정부는 RA 양성과정에 대
대한민국 의료체계상 대부분 진료과에서 PA(Physician Assistant)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PA 제도와 질적으로 다르기에 UA(Unlicensed Assistant)라고 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미국 PA 제도는 정부가 체계적으로 인력을 가르치고 면허로 보장하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훈련 되지 않고 의사 인력이 필요한 곳에 투입되는 우리나라 PA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일부 병원의 전공의 채용공고에는 'UA가 어떤 일을 하기 때문에 전공의가 자유롭게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올라온다. 이같은 현실에
혁신의료기기는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대한민국 의료기기산업의 중심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다양한 기업들이 혁신적인 의료기술을 선보이며 산업 성장의 모멘텀을 만들어 가고 있는 동시에, 시장의 관심도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혁신의료기기 관련 다양한 지원책들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과 혁신의료기기 지정 및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의료기기산업법)’을 선보였다. 이
코로나19 종식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까? 질문을 좀 바꾸면, 코로나19 종식은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하루 1,000명 넘게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현 시점에서는 조금 이른 것 같지만, 이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코로나 종식의 시나리오를 상상하지 않고서는 그것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지금은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3분기에 백신 접종률을 일정 수준(예를 들어 70%)까지 끌어올린다고 치자. 물론 그 시점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수밖에 없겠지만, 백신 접종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다수의 노동안전보건단체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전국의 현장 노동자들이 그들의 건강과 삶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돕는 노동안전보건활동가들이 움직이는 단체이다. 이제 소개하고자 하는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은 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직간접적인 연을 맺고 활동하는 의료인, 연구자, 활동가들을 일컫는 노동안전보건활동가들의 생생한 현장 기록물이다. 이 책이 필자의 손에 닿은 까닭은 최근 평택 부두 작업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23세 청년 이선호의 사고와 무관하지 않다. 대학 등록금을 자신의 손으로 마련하려던
혁신의료기술 개발은 의료의 지평을 넓혀 인간생명을 연장할 수 있고,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으며, 신산업을 육성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수준과 정보통신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고 맞춤형 의료, 정밀의료 등에 맞는 미래 지향적이며, 신의료분야를 개척해 기존 의료강국과 경쟁을 피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등 산업적으로 파급력이 크다.하지만 혁신의료기술을 임상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수가라는 또 하나의 산을 넘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인구 10명 중 거의 한명 꼴로 크고 작은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 식습관과 생활패턴의 변화 등으로 이 숫자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와 경고는 더 이상 새롭지도 않다.이렇게 흔한 질병이다 보니, 우리 스스로 당뇨병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오해도 만연하다. 당뇨병의 종류와 유형은 매우 다양하고, 인슐린이 제 역할을 못해 잉여 혈당이 신체 곳곳을 파괴한다는 결과적 공통점이 있을 뿐 그 원인은 천차만별인데 말이다. 1형 당뇨병이 환자의 어릴적 식습관 때문이라는 식의 세간의 오해를 벗은 것도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2주 전, 우리 파트 1년차 선생님이 내과 수련을 포기했다. 평소 근면성실하고 열심이던 분이었는데, 내과 의사로서 맞닥뜨리는 중환자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방법을 찾아야 했다.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첫 주는 행정적으로 휴가 처리를 한 채 다들 그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나도 안타까운 마음이 컸지만, 따로 연락해서 부담을 더하고 싶진 않았다. 파트 시니어로서 할 일은, 그가 돌보던 환자들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그저 묵묵히 공백을 메우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렇게
“관점으로 인해 생각이 달라진다.”한 TV 강연에서 나온 말이다. 같은 주제를 바라보더라도 관점이 바뀌면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정부 규제당국과 의료기기 산업계가 바로 이런 관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의 건강과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으나, 그 목표로 향하는 과정과 관점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서로 다른 능력과 장점이 있기에 상호 이해도를 높이고 두터운 협력관계를 유지한다면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식약처와 산업계 양쪽을 모두 경험했다.
지난달 29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았다. 의원급 의료기관 종사자 접종이 전체 종사자로 확대됐다는 안내 문자에 따라 접종 일자와 접종받을 의료기관을 선택해 입력하니 질병관리청에서 1차 예약 확인 안내 문자를 받았다. 접종 전날 ‘1차 접종 1일전 안내 문자’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았고, 접종 예약일 의원에 방문해 예진표를 작성하고 바로 접종할 수 있었다. 접종 후 관찰실에 앉아서 이상 여부를 관찰한 후 이상 소견이 없어 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의원 문을 나섰다. 그리고 바로 질병관리청으로부터 1차 접종등록 증명 및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에겐 환자 치료 외에도 다양한 역할이 주어진다. 여기에는 후배를 양성하는 교육자, 과학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연구하는 과학자로서의 역할 등이 포함된다. 처음 의사로서 근무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연구‧실험 결과나 임상 환자의 데이터를 모아 인용 점수가 높은 논문에 그 결과를 출간하는 일이 연구의 핵심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를 통해 민간 또는 정부에서 출자하는 연구과제에 지원해 연구비를 수주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의사 과학자로서 대접(?) 받을 수 있었다.그렇지만 최근 실용화와 사업화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
최근 간세포암 치료에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추가되었다. 간세포암 분야의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새로운 치료법의 등장에 현장 의료진과 환자들의 기대감이 높다.전문의 입장에서는 치료제 옵션이 늘었다는 것은 당연히 반가운 일이다. 더불어 다양한 약제 가운데 환자에게 적합한 약제 선택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임상에서 환자를 고려해 약제를 처방하면 “이번에 새로운 치료제가 허가되었다고 하는데 왜 나에게는 출시된 지 오래된 약을 처방하는가” 하며 신약 처방을 원하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의구심을 가진 환자들이 적잖은 만큼, 의사 입장에선
41대 대한의사협회장으로 선출되어 오는 5월 1일부터 3년간 의협 회무를 총괄하게 된 이필수 당선인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과거 어느 선거보다 큰 관심을 받았고 결선투표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여 치러지는 첫 선거였기 때문에 그 과정이 언론에도 많이 회자되었습니다.사실 현재 의협과 회장에 대해 의료계 안팎으로 너무 비판이 많이 나오던 상황에서 진행된 선거였고, 최종 결과를 놓고 안도감을 갖게 됩니다. 의협이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간절함이 표현되었다고 봅니다. '13만 회원'이라고는 하지만 활동의사를 기준으로
전국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가득 모여 올바른 의료에 대한 염원 하나로 “Do no harm, Do right”을 외쳤던 여의대로는, 어느덧 쌀쌀한 겨울을 지나 벚꽃 내리는 봄을 맞이하였습니다. 하지만 왜인지 전공의들의 눈에 비친 의료계 현실은 당장이라도 얼어붙을 것 마냥 차갑고 아리기만 합니다.진료 현장은 여전히 전쟁터와 같고, 힘없는 의사들은 또다시 여기저기 치이며 손가락질 받기 일쑤입니다. 필수과 지원율은 반 토막이 났고, 어깨가 축 늘어진 후배들은 꿈꾸던 미래를 포기합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좋으련만…. 그저 매일같이
2017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디지털헬스 등 혁신의료기기에 대한 새로운 규제시스템이 포함된 디지털헬스혁신계획(Digital Health Innovation Action Plan)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 해 12월 FDA에 디지털헬스케어팀이 신설됐다.2017년 11월,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2019년 4월에는 ‘의료기기 산업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2020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심사부에 디지털헬스기기TF팀이 발족했다. 이는 디지털헬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전 세계가 위기 상황이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감염병 및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공공병원은 전체 병원 수의 5.5%로 코로나19 입원환자의 80% 수준을 진료했다. 지난해 6월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코로나19 전·후 의료서비스를 공적 자원으로 인식하는 국민 비율이 22.2%에서 67.4%로 일반국민의 공공의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또 국민들은 보건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역간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