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의대협 “어떤 테이블에도 같이 앉을 생각 없다”
임 회장 대외 활동 재개했지만 리더십 여전히 흔들
단식 투쟁을 끝낸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이 대외 활동을 재개했지만, 그의 행보에는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임 회장과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조차 거부했다. 이대로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논의에서 의협이 배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손정호·김서영·조주신 공동비대위원장은 10일 “임 회장은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그 어떤 테이블에서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임 회장과 의협 집행부를 향해 “전공의와 의대생 언급을 삼가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의 조속한 사퇴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2025학년도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백지화하고 2027학년도 정원에 대해 논의하자고 역제안하면서 “전공의 복귀를 위한 최소 조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도 임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임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 내려야 한다”며 대의원들에게 불신임(탄핵)을 요구했다. 의협 회원들을 대상으로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 청원 동의가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해 의협 대의원회 산하 비대위를 구성하기보다 집행부에 힘을 실어달라고 했던 임 회장은 지난 9일 공식적으로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단식 투쟁을 끝낸 지 10일 만이다.
임 회장은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을 만나 의료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최근 정치권과 국민이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문제점들을 인지해 가고 있다”며 “지금 의료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해 여당 관계자들을 만나 의료계 의견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의료계 목소리를 경청해 주는 누구든 찾아가 소통하겠다”고도 했다.
의협과 별개로 일선 교수들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시작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자해하는 심정…제발 증원 취소를" 삭발 단식 들어간 교수들).
의협이 의대 증원 사태에서 의료계 내부 주도권을 가져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회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도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도록 여당이 최대한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참여하도록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의대 증원 사태 해결 열쇠를 쥐고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의협 임현택 집행부와 ‘손절’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의협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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