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위원장이 대한의사협회 대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임현택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스스로 사퇴하지 않으면 “끌어 내려야 한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31일 의협 대의원회 산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하는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 안건을 논의하기 전 발언권을 얻어 “2024년은 대한민국 의료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정부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강행하고 국회도 의료체계를 왜곡하는 간호법을 통과시켰다”며 “의협과 임 회장은 14만 의사를 대표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임 회장과 집행부는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며 “감당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야 한다”고 임 회장 불신임(탄핵)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현재 의협 회원들을 대상으로 임 회장 불신임안 청원 동의가 진행 중이기도 하다(관련 기사: 의협 임현택 회장 불신임 추진…“말만 앞세우고 분란만, 부끄럽다”).

박 위원장은 “의협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 비대위 구성은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다”며 “대의원이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대전협 비대위는 본인 면피에 급급한 무능한 회장과 함께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의원들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서울 지역 한 대의원은 “어느 집단이나 세대 차이는 있다. 그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큰 문제”라며 “지금은 전시 상황이다. 서로 누가 잘했는지 따지기 전에 우리의 적을 생각해야 한다.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충남 지역 모 대의원은 박 위원장에게 “힌트를 달라”며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아까 말씀드린 그대로 이해해 달라. 여기 있는 대의원들이 앞으로 의협이 어떻게 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만 답한 뒤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