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웅 의장, 병원장·교수·개원의 향해 “반성해야”
김성근 교수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자”
의대 증원 사태가 7개월째 이어지면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앞세우고 나몰라라 한다는 비판이다. 이같은 지적은 의료계 대정부 투쟁체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하는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나왔다.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은 31일 오후 5시 용산구 회관에서 열린 임총에서 의대 증원 사태에 이어 ‘간호법’까지 제정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총선 승리를 위해, 그리고 ‘디올백’을 감추기 위해 의료를 정치에 끌어들인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우울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더 강해져야 하고 또 하나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임총은 비대위 구성과 전공의 지원 성금 고유사업 예산 편성의 건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으며 전공의 대의원 5명과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도 참석했다.
김 의장은 이어 “우리의 잘못도 다시 한번 반성해야 된다”며 임현택 집행부와 병원장, 교수, 개원의들에게 자성을 촉구했다. 김 의장은 임현택 집행부를 향해서는 “집행부가 구성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임총이 열렸고 비대위 구성 안건이 올라왔다”며 “그동안의 서투름, 오만, 자만 그리고 불통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병원장과 교수들에게는 “PA(진료지원) 합법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의사는 당연히 환자 곁에 있어야 된다는 논리를 내려놓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개원의들도 마찬가지”라며 “외래 진료가 중요한 것도 맞지만 그러면서(환자를 진료하면서) SNS에 의견 표시하는 걸로 만족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이어 “이제는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젊은 의사들을 위해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바뀌지 않고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전공의들을 위해 선배 의사들은 모두 다 죽어야 한다. 사즉생의 각오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무너져버린 의료와 10년 후, 젊은 의사들을 생각해서 우리가 달라져야 한다”며 임총 결과를 수용하고 “모두 하나 되어 오로지 젊은 의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선배 의사들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가톨릭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인 김성근 교수도 후배들을 위해 선배 의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서로 비난하기보다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고 했다. 상대의 민낯을 봤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느냐”며 “혹시 나 혼자 투쟁하고 주변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비판하지 않는가. 나는 휴진하는데 옆에는 문을 열고 있다고 상처받지 않았나. 나는 자리를 비웠는데 누군가는 수련받고 있다고 비난하지는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서로를 비난하지 말고 “(병원) 문을 여는 사람은 투쟁 성금을 내기 위해, 수련 중인 전공의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고 생각하자”고 했다.
현장에서 환자들을 설득하자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투쟁은 집회장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있는 그곳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지금까지의 싸움에서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자”며 “어떤 방법의 투쟁이든, 누군가 무엇을 하든, 그 일을 지켜봐주고 응원하자. 그러면 우리는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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