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국가장학금에 3201명 신청…1학기 신청자의 반토막
의대생·학부모 "휴학하면 자동 취소, 휴학계부터 수리해야"
교육부 "최대한 지원…장학금 받으려면 2학기 등록 필요"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휴학한 의대생들이 2학기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것만으로 논란이 일자 의료계 내에서는 "또 다른 악마화"라는 비판이 나왔다.
2학기 휴학 여부가 결정되기 전 신청한 국가장학금을 두고 과도한 여론몰이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휴학이 결정되면 국가장학금 신청은 자동으로 취소된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의대생들 휴학계 수리를 금지하면서 1학기 등록금조차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외면하고 있다는 분개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지난 27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 2학기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의대생은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학대를 제외한 39개 의대에서 총 3,201명이었다. 이는 2024학년도 1학기 장학금 신청 인원인 7,210명의 반토막이었다.
이는 '국가장학금 Ⅰ유형(학생직접지원형)'에 신청한 학생만을 집계한 것으로, Ⅰ유형은 소득 수준에 연계해 장학금 지원 8구간(중위소득의 200%) 이하인 학생 중 성적기준에 충족한 경우 장학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장학금 신청 인원과 2024학년도 2학기 등록 인원 653명이 단순 비교로 보도되면서 "수업은 거부하면서 장학금은 받으려 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의대생과 학부모들은 "무조건 비난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의대생 A씨는 30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휴학계가 수리된 것도 아니고 유급된 것도 아닌 불안한 상황"이라며 "2학기에는 수업을 들을 수도 있을지 모르니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오히려 동기들 대부분은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학생이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게 왜 문제냐고 되물었다.
A씨는 "휴학생은 국가장학금을 신청할 수 없다고 들었다. 의대생이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게 문제라고 비판하려면 그전에 제출한 휴학계를 수리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현재로서는 휴학계를 수리하지 않아 재학중인 상황인데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게 큰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학과 3학년생을 자녀로 둔 B씨는 1학기 등록금을 환불받지도 못한 상황에서 국가장학금을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B씨는 “휴학계를 내고 1학기 등록금을 환불받은 후 2학기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게 아니다”라며 “1학기 등록금도 돌려받지 못했는데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장학금을 신청한 것에 '뻔뻔하다'는 여론이 나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부모의 등록금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욕을 먹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2학기 국가장학금을 신청했다는 의대생들도 많았다. 휴학하면 자동으로 국가장학금 신청이 취소되기 때문에 "일단 신청하자"는 여론도 있었다고 한다. 2024학년도 국가장학금 1차 신청 기간은 지난 5월 21일부터 6월 20일까지였으며 2차는 8월 14일부터 9월 11일까지였다.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의대생들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까진 미지수다.
교육부 ‘의과대학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대들은 대부분 1학기 수업 기간을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연초까지로 조정한 상태다.
국가장학금 Ⅰ유형 심사 기준에 따르면 직전학기 12학점을 이수해 100점 만점 기준으로 80점 이상의 성적을 취득해야 한다. 한국장학재단이 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의 학사정보 등을 심사할 때 학교가 학생의 성적, 학점 이수 현황 등을 제공한다. 그러나 현재 1학기 수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성적 혹은 학점 이수 현황 등이 정리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의대 1학기 수업기간이 연장된 만큼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의대생들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학기에 등록할 경우에만 장학금 지급이 가능하다고 했다.
교육부 청년장학지원과 관계자는 “현재 각 대학에서 의대생의 2학기 등록을 유예하고 있다"며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장학금 지급 여부를 심사할 때 재학 기준과 성적도 확인하게 돼 있다. 장학금이 지급되려면 직전학기 성적과 학생이 2학기에 등록했다는 게 확인돼야 한다”며 “장학금 지급 여부는 학생의 2학기 등록 여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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