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사회 집회 찾은 사직 전공의 3인 "포기 안 할 것"
시민 사회 연대 호소…"국민과 전공의·의대생 모두 피해자"
기성세대 반성도 촉구 "의협, 젊은 의사 목소리 들어야"

5일 경기도의사회가 개최한 규탄 집회는 전공의와 시민 등이 자리했다(사진 제공: 경기도의사회).
5일 경기도의사회가 개최한 규탄 집회는 전공의와 시민 등이 자리했다(사진 제공: 경기도의사회).

구속 수사와 참고인 소환 등 정부 압박 수위가 높아졌지만 전공의들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시민 사회 연대와 기성세대 반성을 요청했다.

지난 5일 경기도의사회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주최한 의료농단 규탄 집회를 찾은 사직 전공의 3명은 차례로 연단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정신전강의학과 수련 중 사직한 전공의 A씨는 "젊은 의사를 각종 명령으로 위협하고 (경찰 수사) 포토 라인에 세워 겁을 주고 당장 입대시키겠다고 협박하면 잃어버린 자긍심과 희망을 되찾으리라 생각하느냐"면서 "모두 전공의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비열하고 치졸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의료 개혁은 "제때 치료받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환자, 수용 가능한 병원을 못 찾아 노심초사하는 구급대원,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현장 의료진"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었다"면서 "인생이 엉망이 된 사직 전공의와 기본적인 교육조차 보장받지 못한 의대생도 피해자"라고 했다.

따라서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입힌 막대한 피해에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정부는 6개월만 버티면 이길 거라고 한다. 똑똑히 말한다. 내가 나고 자라 누려왔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서 발언대에 선 사직 전공의 B씨 역시 "온갖 강압과 모욕을 겪어도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시민에게는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B씨는 "지난 8개월간 젊은 의사들은 정부의 공격과 악마화에 상처받고 좌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겠다. 의료의 근본적인 치료에 집중하겠다"며 "계절과 함께 지나가 버릴 거짓투성이 정권이 아니라 수십 년 진료 현장에서 함께할 젊은 의사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 달라"고 했다.

교수 사회와 대한의사협회 등 선배 의사를 향한 비판도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를 사직한 C씨는 의대 교수들을 향해 "정부가 휴학 승인을 이유로 대학 자율권을 침해하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을 무력화해 교육을 무너뜨리고 있다. 제자인 전공의는 구속됐다"며 "부당한 탄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말대로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목소리 내고 행동해 달라"고 했다.

의협이 젊은 의사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에 맞서) 싸우는 건 젊은 의사"인데 정작 선배들은 "SNS에 불쾌하고 오만한 글을 올려 다른 직역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 우호적인 이들의 뒤통수를 치고 있다"면서 "지금 의협은 대외적인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젊은 의사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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