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 사직' 수사…서울대병원 박재일 전공의 출두
박재일 전공의 "정부 국민 기망하고 억압…오점으로 남을 것"
서울대병원 전공의·교수들 반발 "검경 독재…좌시 않겠다"

경찰은 5일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를 지낸 박재일 전공의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청년의사).
경찰은 5일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를 지낸 박재일 전공의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청년의사).

경찰이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를 지낸 사직 전공의를 소환했다. 전공의와 교수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5일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를 지낸 박재일 전공의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번 의료사태로 '빅5' 전공의협의회 대표가 경찰 출석한 건 처음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는 오는 9일, 삼성서울병원 대표는 11일, 가톨릭중앙의료원 대표는 13일 소환 예정이다.

경찰은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과 김택우 전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현직 임원의 전공의 집단 사직 교사·방조 수사 과정에서 박 전공의를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 박단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달 21일 참고인 조사받았다.

경찰에 출석한 박 전공의는 "정부는 의료에 무지하고 그릇된 정책만 강행하고 있다. 현 상황은 (정부가) 국민을 기망하고 억압하는 것을 정당화해 벌어졌다"며 "이 사태는 대한민국 사회의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대국민 성명을 내고 " 정부가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의료계에 돌리고자 전공의를 강압적으로 수사하는 최악의 자충수를 뒀다"면서 "정부의 횡포에 깊은 분노와 절망을 표한다"고 했다.

이들은 "군부 독재를 연상케 하는 검경 독재가 본격화됐다"며 "정부가 사태 주동자를 찾는다며 경찰력을 동원해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을 겁박하고 있다. 경찰은 현 시점에서 어떤 이유로 젊은 의사들을 소환 조사하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했다.

이 사태를 주동해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쓰게끔 주도한 자"는 "의협 회장도, 전 비대위원장도 아니고 각 병원 대표를 포함한 전공의도 아니며" 바로 "대통령실 장상윤 사회수석과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교육부 이주호 장관 그리고 박민수 차관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들"이라고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전공의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 지속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이날 오전 발표한 입장문에서 "전공의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면서 "정부의 이런 행태가 지속되면 그간 열악한 현실에서 우리나라 의료를 떠받친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 현장으로 돌아오기 더 어려워진다"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