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 비수도권 지원자 인기과 쏠려

2023년은 ‘의료’가 사회를 흔들었다. 청년의사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10대 뉴스’와 그에 미치진 못해도 이슈가 된 사건을 ‘언저리 뉴스’로 선정해 2023년을 정리했다.

보건복지부가 필수의료 지원대책 중 하나로 마련한 수도권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조정 효과는 사실상 없었다. 오히려 비수도권 인기과 전공의 정원이 늘면서 지원자도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청년의사).
보건복지부가 필수의료 지원대책 중 하나로 마련한 수도권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조정 효과는 사실상 없었다. 오히려 비수도권 인기과 전공의 정원이 늘면서 지원자도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청년의사).

보건복지부가 필수의료 지원대책 중 하나로 마련한 수도권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 조정을 강행하면서 의료계는 혼란을 겪어야 했다.

복지부가 지난 8월 필수의료 대책 중 하나로 전공의 정원의 50%를 비수도권에 배정하겠다고 학회를 통해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기존 40%이던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비율을 50%로 늘리는 방안이다. 학회들은 반발했고 그 비율을 45%로 5%p만 늘리기로 했다.

그럼에도 의료계 혼란은 지속됐다.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수련병원들마다 비상이 걸린 것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배정되는 전공의 정원이 조정되면서 수련병원별로는 정원을 한명도 배정 받지 못하는 과가 발생한 것은 물론 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불공정 시비가 붙기도 했다. 심지어 필수의료 분야 인력 유입을 위해 추진된 정책이지만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대표적 필수의료 분야인 외과의 경우 수도권 정원이 줄면서 이미 확보한 ‘귀한’ 지원자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수련병원 외과 관계자는 “필수의료 인력을 확충하겠다더니 있는 지원자도 날리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정원이 느는 지방은 소위 ‘인기과’ 정원이 함께 늘면서 오히려 외과 지원이 주는 경향도 보였다.

지역 의료 인력 확보 차원에서 비수도권 전공의 늘린 정부 정책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인기과’에 집중되는 결과를 보였다. 비수도권은 지원자들이 인기과로 쏠리면서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지원자를 찾지 못하는 병원들이 속출했다.

실제로 2023년도 상반기 전공의 전기모집 당시 비수도권 지원자는 1,140명이었지만 2024년도에는 1,298명으로 158명 증가했다. 하지만 전문과목별로 분석해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전체 지원자에서 필수의료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28%로 전년도(29%)보다 줄었으며 인기과는 28%→29%로 더 늘었다. 필수의료 분야인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으로 더 많이 몰렸다. 인기과인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과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은 수도권 쏠림 현상이 완화됐다. 비수도권 인기과 전공의 정원이 늘면서 지원자도 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지역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전공의 지역별 정원 조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만 비수도권 비율을 45%로 했을 뿐 내년에는 다시 50%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시 의료계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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