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당선인에 젊은 의사들 기대와 우려 교차
2020년 의정합의 반복 우려…"불안감 덜어 달라"
발언 수위에 대한 의견도 "속 시원하지만 걱정 돼"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임현택 당선인에게 젊은 의사들은 지난 2020년과 같은 '전공의, 의대생 패싱'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청년의사).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임현택 당선인에게 젊은 의사들은 지난 2020년과 같은 '전공의, 의대생 패싱'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청년의사).

전공의와 의과대학생들이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에게 "2020년 사태가 반복되지 않게 해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2020년 의료계 단체행동 당시 최대집 전 의협 회장이 의대생과 전공의 동의 없이 정부와 합의를 맺은 '9.4 의정 합의' 사태가 재현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청년의사는 지난 28일 메디스태프가 서울 강남구에서 개최한 '길 위의 의사들' 행사장에서 만난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포함한 젊은 의사들에게 임 당선인에게 바라는 점을 물었다.

이에 이들은 2020년 의정 합의를 언급하며 당시 의협에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임 당선인에게 젊은 의사들과 충분히 소통해 현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상권 병원에서 전공의로 근무하다 사직한 A씨는 “의협 회장이 논의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의협 회장이 정부와 개인적으로 합의했던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며 "이번에는 잘못된 의료 정책을 의료계 모두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만큼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과 전공의로 근무하다 사직한 B씨는 “지난 2020년과 같이 전공의가 배신을 당하지 않는 사태만 없었으면 한다. 전공의, 의대생과의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성형외과 전공의 C씨도 "2020년에 의협 회장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고 느끼는 의사들이 많다. 이번 회장은 젊은 의사 의견을 경청해 사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현재 휴학 중인 의학과(본과) 1학년생 D씨는 “지난 2020년 당시 의대생은 아니었지만 의협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면서 의대생과 전공의가 ‘패싱’을 당했다고 들었다”며 “이에 의대생 사이에서 의협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크다. 여차하면 (학교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이 예전부터 전공의, 의대생과 적극 소통해왔지만 회장으로 취임 후 행보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 당선인은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미생모)’ 활동을 하면서 전공의 지원 변호인단인 ‘아미쿠스 메디쿠스’를 운영하는 등 의대생, 전공의 관련 의제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이비인후과 전공의였던 E씨는 "지금처럼만 쭉 갔으면 한다"고 했으며 인턴으로 수련하 사직한 F씨도 "이번에 당선된 만큼 젊은 의사와 잘 소통해서 우리의 니즈와 선배 의사로서의 경험 간 균형을 잘 맞춰 현 사태를 잘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상권 의대를 휴학 중인 G씨는 “임 당선인이 전공의와 의대생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해 왔지만 선거기간과 겹치지 않았나. 회장으로 취임한 후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임 당선인의 강경한 태도와 발언 수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인턴 수련 중 사직한 H씨는 “(임 당선인의 발언에) 속이 시원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는 양가감정이 든다”며 “앞으로는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의협 회장이라는 자리가 그래도 의료계를 대표한다는 상징성이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앞으로 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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