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피메디, 국내 첫 DCT 활용 DTx 확증 임상시험 진행
김형준 BD 팀장 "국내 넘버원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할 터"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주목 받았던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이하 DCT). DCT는 전통적인 임상시험 대비 ▲환자 모집 용이 ▲임상시험 진행의 편의성 ▲비용 효과적 ▲데이터 유지 ▲내외적 리스크 감소 등 다양한 장점으로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임상시험 기법이지만, 국내에서는 의료법 등 규제에 막혀 활용이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웰트가 수면 장애 치료 소프트웨어로 개발한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 이하 DTx)인 'WELT-I'가 DCT를 활용해 허가를 받아 주목을 받았다. 웰트는 'WELT-I' 허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의료 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제이앤피메디(JNP MEDI)의 DCT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는 국내에서 허가받은 의료 관련 제품 중 DCT를 적용한 첫 사례다.

이에 제이앤피메디 김형준 BD 팀장을 만나 DCT 솔루션이 DTx 임상시험 과정에서 사용된 배경과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등에 대해 들었다.

제이앤피메디 김형준 BD 팀장
제이앤피메디 김형준 BD 팀장

-제이앤피메디와 DCT 솔루션을 소개하면.

제이앤피메디는 코로나19 국면을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의료 인프라를 메디컬 데이터 플랫폼 차원에서 한층 고도화하는데 기여하고자 설립된 기업이다.

임상 데이터 관리 솔루션인 메이븐 클리니컬 클라우드(Maven Clinical Cloud)를 출시했으며,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 기반 의료 데이터 수집, 모니터링 및 분석을 수행하고, 관리 프로세스 전반의 운영 탁월성(Operational Excellence) 확보를 위해 산업 내 다양한 관계자들과 협업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제이앤피메디의 DCT 솔루션인 메이븐 스위트(Maven Suite)로 불면증 DTx 'WELT-I' 임상시험 일부를 진행했다.

메이븐 스위트는 임상시험의 모든 과정을 디지털 전환함으로써 시간 및 비용의 효율 극대화, 데이터 무결성 및 신뢰도 강화, 적중률 높은 데이터 분석 정확도 등의 이점을 가진 임상시험 플랫폼이다.

-DTx 임상시험을 진행하는데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나.

제이앤피메디는 온라인으로 피험자를 모집하는 솔루션인 ‘Maven eRecruitment’를 통해 임상시험에 대한 접근 진입장벽을 낮춰 연구피험자들의 참여율을 높였다. 이를 통해 피험자의 다양성 확보는 물론 모집 소요시간을 대폭 단축시키며 시간과 비용을 절감했다.

또 참가자의 적합성 여부를 선별하는 스크리닝 과정(Maven Rscreening), 임상시험 전자 설명서, 동의서 수집(Maven eConsent), 임상시험 유효성 및 안전성 데이터 수집(Maven eCOA) 등 DCT 플랫폼을 활용해 환자 중심의 임상시험 환경을 제공했다.

그 결과, 기존 대면 방식으로 진행했을 경우와 비교해 피험자의 의료기관 방문 횟수가 50% 이상 감소했으며, 이와 함께 중도 이탈률이 획기적으로 감소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이밖에 피험자와 임상의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 시스템 'Maven CDMS'(Clinical Data Management System)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중요 민감정보인 임상 데이터를 누락없이 보존하고,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분석을 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제공했다.

-DTx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등이 있다면.

eConsent를 만들던 과정이 떠오른다. 대면이면 당연하게 받아드리던 부분이 비대면이었을 때 걸림돌이 되는 순간들이 있다. 임상시험 전자 설명서, 동의서를 수집할 때 GCP(Good Clinical Practice)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하는데, 당시 실제 임상시험 참가자들이 설명서를 확인했는지 검수하는 여러 장치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데이터 측면에서 시스템 감사 추적을 강화하고, 대상자 측면에서 설명서에서 동의서로 넘어갈때 퀴즈를 심어서 임상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이해했음을 증빙하는 자료를 만들었다.

임상시험 진행 이후에도 연구자들이 참가자의 결과물을 PDF 파일로 다운받아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기술적으로 잘 적용될 수 있게 디자인했다.

사실 DTx라고 해도 현재 규제 때문에 전면 비대면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메이븐 스위트를 통해 많은 참가자가 병원을 매번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DCT 계속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그 이유는 뭐라고 보나.

몇 년 전만 해도 모바일로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이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다 (모바일 뱅킹을) 쓰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인식을 조금 유연하게 가져간다면 분명히 DCT도 제도적으로 풀리는 시기가 있을 것이다.

-국내 DCT 시장을 전망한다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DCT가 잘 될 수 있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 의료진의 우수성, IT 기술력, 활발한 임상시험 등 종합적으로 봤을때 일정 수준만 도달한다면 항암제, 의료기기 등 얼마든지 포괄적으로 도입될 수 있다.

정부에서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나섰는데, 이를 위해선 신약 개발을 빼놓을 수 없다. 때문에 임상시험의 효율을 높이는 DCT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재는 처음 걸음을 뗀 단계다. 다만, 얼마나 좋은 신발을 갖고 얼마나 멀리 걸었냐가 아닌, 그래도 걸음을 걸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이앤피메디의 향후 목표는.

단기적으로 국내 임상업계에서의 확실한 넘버원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서의 경험이 수반돼야 한다. 국내에서 많은 기업들과 손발을 맞춰보며 배우고 성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같이 글로벌로 가는 그림이 가장 이상적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기업들과 호흡을 맞춰보고 이를 통해 올바른 방법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선진 사례들을 배워 우리나라에 임상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포지션으로까지 성장하는 것이 제이앤피메디의 장기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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