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총에 수련환경 개선 제안했지만 ‘부결’
응급의료체계 개선 TF 구성 요구는 반영

전공의들이 23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5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근로조건 개선과 응급의료체계 개선 대책을 의협 공식 의견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청년의사).
전공의들이 23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5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근로조건 개선과 응급의료체계 개선 대책을 의협 공식 의견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청년의사).

젊은 의사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공중보건의사, 전임의들과 함께 ‘젊은의사협의체’를 구성한 전공의들은 먼저 의료계 내부에서 목소리를 키웠다. 23일 서울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5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다.

전공의 대의원들은 이날 오후 긴급 안건으로 응급의료체계 개선 대책과 전공의 근로조건 개선 방안을 제안하며 “의협 공식 의견으로 채택해 달라”고 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오전 회의가 끝나자 선배 의사인 대의원들에게 오후에도 자리를 지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지낸 한재민 대의원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나 싶어서 긴급 안건으로 발의했다”며 응급의료체계 개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의협 산하에 TF와 자문위원단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의협 산하 TF와 자문위원단은 응급의료센터 평가 기준 개선과 효과적인 응급의료 통신망 구축을 위한 예산 확보 등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같은 안건은 대의원들 동의를 얻어 안건으로 상정됐다. 그리고 대의원 138명 찬성으로 의결됐다(반대 7명, 기권 2명).

이어 두 번째 긴급 안건을 제안했다. 대전협 정책이사인 이한결 대의원은 전공의법상 36시간까지 허용된 연속근무를 24시간으로 제한하는 등 전공의 근로조건 개선안을 채택해 달라고 했다. 이 대의원은 젊은의사협의체 환경노동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 대의원이 제안한 긴급 안건에는 36시간 연속근무 제도 개선 외에도 주 ▲80시간인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 64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 ▲전공의 수련비용과 지도전문의 인건비 국고 지원 ▲수련병원 내 전문의 수 확대 ▲단계적으로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15명 내외 제한도 담겼다. 그는 이같은 개선안을 의협 공식 의견으로 채택해 달라고 했다.

그는 “2022년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 전공의 절반 이상이 전공의법 기준을 상회하는 주 80시간 초과 근무 중이며 전공의의 우울증상 유병률은 일반 인구 집단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며 “전공의를 포함한 병원급 의료인의 근로조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안건은 의협 공식 의견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정총 안건으로 상정하자는 대의원은 58명으로 집행부에 위임하자는 의견(86명)보다 적었다(기권 2명).

의협 이필수 회장은 “현재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논의를 하고 있다. 의협도 수련환경 개선을 중요한 아젠다로 생각하고 있다”며 “협의체를 통해 좋은 수련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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