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신정환 회장
의료 정책 대응 강화…젊은의사협의체로 발언력 확대
"지속 가능하고 발전하는 공보의제도 수립 노력할 것"

공중보건의사들의 단체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무는 '고난도'다. 근무와 회무를 함께 해야 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공보의는 의사이면서 국가공무원이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회원 이익을 주장하기 쉽지 않다. 보도자료를 내고 성명서를 쓰면서 한 번 생각할 것을 두 번, 세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근무지역 외 이동조차 조심스럽다.

이 일을 복무 기간 3년 내내 하겠다고 나선 공보의가 있다. 제36대 신정환 회장이다. 35대 집행부에서 특임이사로 일했고 이번 37대 회장단 선거에 다시 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했다. 찬반 신임 투표에 참여한 공보의 91.6%가 연임에 찬성했다. 신 회장은 오는 2월 36대 회장 임기를 마치고 3월부터 곧바로 37대 회장 임기를 시작한다.

그래서 신 회장이 내세우는 강점은 경험과 회무 연속성이다. 첫 회장 임기에선 35대 집행부 복지 사업을 이어받아 정착시켰다. 미완으로 끝난 업무는 두 번째 임기에서 완수한다는 각오다. 보건복지부와 소통 테이블도 그대로 가져간다. 임기 시작하자마자 회장 앞에 들이닥치는 인력 조율과 근무지 배치 문제도 곧바로 준비할 예정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두 번째 임기 목표는 "의료 정책 강화"로 세웠다. 지난 임기에서 "현재 일하는 공보의를 위해" 복지에 전력투구했다면 이번 임기는 "앞으로 올 공보의를 위해" 지속 가능한 공보의 제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신분상 발언에 따르는 제약을 풀 방안도 마련했다. 오는 2월 발족하는 대한의사협회 산하 젊은의사협의체다. 신 회장은 "공보의는 말하기 어려워도 젊은 의사로서는 말할 수 있다. 그런 젊은 의사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앞으로 젊은의사협의체를 통해 발언력을 키우고 젊은 의사 협력을 강화해 이들과 함께 의료 정책에 적극적으로 목소리 낼 계획이다.

청년의사는 19일 37대 회장 당선 공고 후 신 회장과 인터뷰를 갖고 앞으로 회무 방향과 목표에 대해 들었다.

임에 성공한 제37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신정환 회장은 19일 청년의사와 인터뷰에서 두 번째 임기에서는 의료 정책 대응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은36대 회장 선거 정견발표 당시 발언 모습(사진 출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임에 성공한 제37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신정환 회장은 19일 청년의사와 인터뷰에서 두 번째 임기에서는 의료 정책 대응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은36대 회장 선거 정견발표 당시 발언 모습(사진 출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 35대 집행부 특임이사였고 36대 회장이 됐다. 37대까지 연임에 도전한 계기는?

무엇보다 시간이라는 제약을 줄이고 싶었다. 그간 회무 경험에 비춰봤을 때 1년이라는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할 수 있는 것이 생각외로 적다. 또 대공협 주요 업무가 대개 임기 초반에 몰려 있다. 3월에 임기가 시작하는데 정원 조율이나 근무지 배치 시기와 겹친다. 집행부 변경에 드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이면 그만큼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 지난 36대 회장 임기 중 성과를 하나 꼽는다면.

복지부와 소통이다. 임기 중 복지부와 가진 간담회만 5번이다. 전화는 거의 매일하지만 직접 만나서 머리를 맞댔을 때 생기는 시너지가 정말 크다. 이를 통해 공보의가 근무하는 전국 지자체와 통합 간담회도 열 수 있었다. 지자체별 민원 해결에 도움이 됐다. 복무지가 전남이라 개인적으로 힘든 점도 있었지만 그만큼 성과로 연결돼 보람차다.

- 반대로 아쉬운 점은.

회원 복지와 민원 해결에 비해 공보의 정책 부문에서 완수 못한 일들이 많다. 이번 임기에는 정책 면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생각이다. 복지가 현재 근무하는 공보의를 위한 것이라면 정책은 앞으로 근무하게 될 공보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회원은 물론 우리 뒤에 올 공보의들을 위한 의제도 이끌어가고자 한다.

- 젊은의사협의체도 발족 예정이다.

한국도 세계의사회 젊은의사네트워크(WMA-JDN) 같은 역할을 하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추진했다. 연임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 오는 2월부터 시작할 예정인데 정확히 회장 임기 종료와 겹쳤기 때문이다. 협의체 발족을 처음부터 준비한 입장에서 그 연속성을 이어가고 싶었다. 공보의 현안도 적극 다룰 생각이다.

- 대공협 차원에서 젊은의사협의체 결성에 나선 이유가 있나.

공보의는 국가공무원이라는 신분적 제약이 있다. 그러나 협의체에서는 ‘젊은 의사’로서 좀 더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다. 공보의 문제는 공보의 당사자의 문제인 동시에 젊은 의사들이 거쳐온 이력이고 앞으로 활동할 미래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섬지역 근무나 인력 감소 문제 같은 현안에 대해 젊은 의사들이 함께 의논하고 함께 목소리 내면 그 외침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공보의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도 부탁하고 싶다.

- 공보의 인력 감소로 현장에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

최근 3년간 공보의 인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그만큼 순회 진료나 파견 업무가 급속도로 늘었다. 공보의는 보건소나 보건지소 배치가 우선이지만 지자체는 이런 지침과 법령을 무시하고 입맛대로 쓰고 있다. 사람이 줄었으니까 다른 곳에서 돌아가며 빈 곳을 채우라는 식이다. 언발에 오줌누기다.

- 최근 공보의나 군의관 대신 의대생 때 현역 입대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하는데.

의대생이 현역을 지원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현역병 처우가 꾸준히 개선되는데 반해 공보의 처우는 수십 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급여 차이도 줄고 있다. 현역 복무기간이 18개월까지 축소됐지만 공보의는 여전히 37개월이다. 2배나 길다. 의대생 입장에서는 차라리 일찍 들어가고 일찍 나오는 게 낫다고 여기는 게 당연하다. 정부 차원의 처우 개선이 없으면 현역으로 빠지는 인원이 계속 늘 수밖에 없다.

-복무기간 문제는 대공협 최대 현안 중 하나다. 이번 집행부가 생각하는 방안은.

두 가지다.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회·대한공중보건치과의사협회와 연계다. 복무기간이 마찬가지로 3년인 군법무관과 공동 대응도 생각하고 있다. 국정감사를 통해 대정부 질의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3주 훈련기간의 복무기간 산입을 요청했는데 이보다는 복무 기간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복무기간을 포함해 공보의 제도 자체의 근본적인 변혁을 모색할 때다.

-마지막으로 회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공보의 인원 감소 상황에서 대공협 최우선 과제는 공보의 처우 악화를 막는 것이다. 일회성 소모품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발전적인 제도로서 공보의 제도를 위해 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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