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비뇨의학과 적정의료인력 수요추계조사 결과
가용인력 감소하는데 비뇨질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2035년 되면 '공급과잉'에서 '공급부족'으로 반전 예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연구원은 지난 8일 열린 대한비뇨의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비뇨의학과 전문 인력이 오는 2035년 공급 부족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연구원은 지난 8일 열린 대한비뇨의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비뇨의학과 전문 인력이 오는 2035년 공급 부족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뇨의학과가 현재 전공의 모집 추세를 유지하면 앞으로 10년 후 전문의 공급 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공의 지원 저하로 모집 정원을 축소했던 비뇨의학과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8일 열린 대한비뇨의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영호 연구원은 '비뇨의학과 적정의료인력 수요추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4년 조사 이후 약 10년만이다. 비뇨의학회는 2010년대부터 전공의 지원율이 하락하자 자체 용역조사를 진행해 인력이 '과잉공급'됐다고 판단하고 지난 2017년 전공의 정원을 50명으로 제한해왔다.

그러나 2020년대에 들어 전공의 지원율이 호전됐고 인구 고령화로 비뇨질환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공의 증원'이 화두에 올랐다. 장기간 감축에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비뇨의학회는 현 시점에서 비뇨의학과 적정인력을 다시 추계하기로 하고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오 연구원은 지난 2014년 조사도 담당했다.

인력은 감소하는데 수요는 증가…"2035년 전문의 공급 부족 온다"

비뇨의학과 전문의 공급추계는 전공의 정원이 2022년 현재 전공의 정원(50명) 수준에서 2026년부터 고정될 것으로 보고 여기에 3년간 평균 전공의 확보율을 적용했다. 연령별 사망률에 따른 전문의 사망과 76세 이상 은퇴자 추이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추계한 결과 오는 2035년까지 비뇨의학과 전문의 가용인력은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2035년 비뇨의학과 전문의 공급 추계(발표 내용 재구성).
2025~2035년 비뇨의학과 전문의 공급 추계(발표 내용 재구성).

비뇨의학과 가용인력은 오는 2025년도 2,882명에서 2035년도 2,779명으로 103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활동전문의는 2,756명에서 2,657명으로 99명이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같은 기간 면허인력이 3,122명에서 3,470명으로 증가하는데도 가용인력이 감소하는 원인으로는 전문인력 노령화로 인한 사망자와 은퇴자 증가가 꼽혔다.

비뇨의학과 전문의 수요추계는 비뇨질환자 의료 이용량에 근거했다. 연령별 의료이용 차를 고려해 연령가중치를 적용했다.

의사진료생산성은 환자 진료량에 근거해 추정했다. 비뇨의학과 입원 대비 외래 환산 지수를 4.23으로 놓고 진료시간은 주당 평균 35.9시간으로 추정했다. 전문의 대비 전공의 진료 기여분은 26.3% 수준으로 설정했다.

오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각각 평균증가율과 기하평균율을 적용한 선형적 모형과 LOGIT, ARIMA 모델을 적용한 비선형적 모형 총 4가지 수요추계 모델을 제시했다.

4가지 모델 모두 오는 2035년까지 임상 비뇨의학과 전문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5~2035년 비뇨의학과 전문의 수요추계 4개 모델별 생산성 100% 시 수요 예측(발표 내용 재구성).
2025~2035년 비뇨의학과 전문의 수요추계 4개 모델별 생산성 100% 시 수요 예측(발표 내용 재구성).

전문의 생상성을 100%로 가정했을 때 전문의 수요는 평균증가율 모델에서 2025년 2,109명에서 2035년 3,515명으로 증가했다. 기하평균율 모델에서는 2,091명에서 3,412명으로 늘었다. LOGIT 모델은 같은 기간 1,975명에서 2,753명, ARIMA 모델은 1,960명에서 2,603명까지 수요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오 연구원은 이 가운데 'ARIMA' 모델이 전 국민 의료 이용량 추세나 오차 추정치를 가장 적합하게 반영했다고 봤다.

ARIMA 모델에 따르면 비뇨의학과 전문의 인력은 2035년도부터 공급부족으로 전환된다.

2025년도에는 비뇨의학과 전문의 공급과잉 규모가 29~30%로 전망됐다. 그러나 2030년도가 되면 그 규모가 8~12%로 축소됐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결국 2035년도에는 전문의 공급부족 규모가 최대 6~1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오 연구원은 "보건의료인력 공급이 과잉되면 불필요한 의료 이용량과 의료비가 증가한다. 의료자원의 비효율적인 사용도 문제가 된다. 반면 공급이 부족하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의료취약계층이 증가하고 의료 접근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민 건강권 확보 차원에서 보건의료인력 공급체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활한 정책을 수립해 인력이 잘 훈련받고 충분히 공급되는 것은 물론 적절히 분포하고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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