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보건대학원 신영석 교수, 예방의학과 심포지엄서 언급
“1,000명씩 10년도 있는데…정부, 종합적 검토 여부 의구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재직 당시 2019년과 2021년 두차계 의사인력 수급체계 연구를 진행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근거를 제시한 고려대 보건대학원 신영석 교수가 연간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재직 당시 2019년과 2021년 두차계 의사인력 수급체계 연구를 진행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근거를 제시한 고려대 보건대학원 신영석 교수가 연간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근거로 제시한 의료인력 수급추계 연구를 진행한 연구자도 연간 2,000명 증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고려대 보건대학원 신영석(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교수는 15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열린 대한예방의학화 ‘2024년도 대한예방의학회 동계심포지엄’ 패널토론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 교수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재직 당시 2019년과 2021년 두차례 의사인력 수급추계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복지부는 신 교수 추계를 이번 의대 정원 증원 근거 중 하나로 제시했다.

신 교수는 “매년 2,000명씩 의대 정원을 증원해 5년간 1만명 늘린다는 정부 발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1만명을 증원해야 한다면 연간 1,000명씩 10년간 증원하는 방안도 있다. 갑자기 연간 2,000명을 증원하면 문제를 더 크게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의대 정원 증원 시 과감한 개혁 정책이 필요한데, 정부가 종합적인 고민을 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도 했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는 (의료) 정책을 추진할 때 전달체계, 이용체계, 지불제도 등을 함께 봐야 하고 인구 변동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등을 예측하면서 준비해야 한다”며 “(의사를 늘리려면) 몇 년을 미리 준비해야 하고 그 속에서 의사 인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틀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이런 과정을 거쳤다고 믿지만 다른 영역에 대한 (발표가) 나오지 않아 종합적으로 고민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 교수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의료이용량을 이용해 2025년, 2030년, 2035년에 필요한 의료 수요를 추계하고, 같은 기간 의료 인력 데이터를 이용해 의료 공급을 추계해 '2019년 수급추계' 연구를 발표했다.

의사 수 평균증가율 모형으로 의사 전체 수급을 추계한 ‘2019년 수급추계’ 결과, 진료량이 100%일 때 ▲진료일수 240일로 가정하면 의사 인력은 2025년 1,020명, 2030년 1만128명, 2035년 3만3,877명 부족 ▲진료일수를 255일로 가정하면 2025년 212명, 2030년 8,037명, 2035년 2만9,641명 부족 ▲진료일수를 265일로 가정하면 2025년 276명 과잉, 2030년 6,775명, 2035년 2만7,084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진료일수를 240일과 255일로 가정해 진료량이 110%와 120%로 증가하면 인력 과잉으로 추계됐다.

또 2025년부터 2035년까지 활동의사 공급은 수요와 비슷하게 내과계, 외과계, 지원계, 일반의, 예방의학과 순으로 높았다. 같은 기간 연평균 증가율은 지원계가 2.9%로 가장 높았으며 일반의가 0.1%로 가장 낮았다.

예방의학과를 제외하고 모든 진료영역에서 의사 공급이 수요에 비해 작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9년 기준 의사 1인당 업무량 수준이 유지된다면 2035년에는 전체적으로 2만5,300명의 의사가 부족했다.

신 교수는 연구에서 비급여를 고려하지 못했고 가용 데이터가 짧았으며 진료과목별과 지역별 불균형은 감안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또 ‘2021년 수급추계’는 전체 의사 수급추계가 아닌 진료과별 전공의 정원의 적정성을 판단하고자 진행됐다고도 했다.

신 교수는 "2021년 수급추계는 의사업무량을 대리변수로 사용함에 따라 근무일수 변화를 반영하기 어려웠고, 의사 1인당 적정 업무량을 정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2019년 공급량이 유지된다고 가정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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