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2년 의대 정시 합격자 현황 분석
18개 의대 정시 최초 합격자 중 79% N수생
장수생 매년 증가… 4수생 이상 9%→17% 증가

의과대학 정시 합격자 중 4수 이상 'N수생'이 3년새 2배 가까이 늘었다. 취업난으로 안정적인 전문직을 선호하는 경향과 의사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에게 제출한 ‘2020~2022년도 의대 정시 합격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18개 의대 정시 최초 합격자 중 78.6%가 재수생을 포함한 N수생었다. 재수생이 42.5%, 3수생 23.2%, 4수생이 13.0%였다. '현역'인 고교생은 20.2%였다.

자료 출처: 민형배 의원실 ‘2020~2022년도 의대 정시 합격자 현황’ 자료
자료 출처: 민형배 의원실 ‘2020~2022년도 의대 정시 합격자 현황’ 자료

N수생 비율은 2020년 77.6%, 2021년 80.4%, 2022년 78.0%로 증가했다. 특히 장수생 비율이 늘었다.3수생 이상 장수생 비율은 2020년 29.0%에서 2021년 36.9%, 2022년 41.9%로 증가했다. 그중 4수생 이상 비율은 2020년 9.18%에서 2021년 12.3%, 2022년 17.1%로 3년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2년 기준 의대 정시 최초합격자 중 N수생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이화의대로 92.1%나 됐다. 이어 ▲가천의대와 강원의대 86.7% ▲제주의대 86.4% ▲충남의대 82.7% ▲전북의대 82.3% ▲성균관의대 79.2% 순으로 높았다.

2020~2022년도 의대 정시 합격자 현황 자료 분석

N수생 비율이 가장 낮은 의대는 인하의대로 43.8%였으며 아주의대도 53.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 외 나머지 의대는 모두 70% 이상이 N수생이었다.

지역으로 구분했을 때 지방에 위치한 의대의 N수생 비율이 더 높았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지방의대는 최초 정시합격자 중 평균 82.4%가 N수생이었으며 수도권 의대는 74.9%로 이보다 낮았다.

지방의대 N수생은 2021년까지 증가했다가 다시 감소한 반면, 서울·수도권 의대의 경우 매년 소폭 상승하고 있었다.

지방의대의 경우 2020년 79.2%에서 2021년 85.4%로 상승했다가 2022년 80.3%로 떨어졌다. 서울·수도권 의대는 2020년 73.8%, 2021년 75.0%, 2022년 75.9%로 꾸준히 늘었다. 국립의대의 N수생 비중은 81.1%로 사립의대 75.8%보다 비교적 높았다.

SKY·이공계특화대·지방의대 자퇴생→N수생으로 의대 도전

이에 대해 입시전문가는 의대 정시 모집에서는 전통적으로 고교 재학생보다 재수생 등 N수생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여기에 이른바 'SKY'대로 불리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과 KAIST(카이스트) 등 이공계특성화대학 자퇴생도 합류하고 있다 . 특히 수도권 의대의 경우 지방의대 자퇴생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2일 청년의사와의 통화에서 “의대의 경우 수시와 정시가 6:4 비율이다. 수시라고 하더라도 90%가 수능 성적을 요구한다”며 “국어, 수학, 탐구 두 과목을 합산하면 문항 수가 115개인데, 의대에 입학하려면 이중 4~5개만 틀려야 한다”고 했다.

임 대표는 “의대 연간 선발 인원은 3,000여명인데,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공계 중 그만두는 학생만 1년에 약 1,400명이다. 여기에 지방의대 자퇴생 400여명, 이공계 특성화대학 자퇴생 200여명을 합산하면 약 2,100명이 된다”며 “이 정도만 해도 의대 입학 인원의 70% 정도”라고 말했다.

지방의대의 경우 지역인재특별전형으로 수시 지원 자격이 제한되면서 서울·수도권 N수생들이 정시로 지원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임 대표는 “지역인재특별전형으로 인원의 40%를 지역 출신 학생으로 선발하는데, 수시는 해당 전형 비율이 80%다. 반면 정시는 70%를 전국 단위로 뽑기 때문에 서울·수도권의 N수생들이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서울·수도권 의대로 재도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자료제공: 민형배 의원실
자료제공: 민형배 의원실

"취업난 여파, 정부 의사 수 부족 강조… 의대 쏠림 심화"

N수까지 하며 의대에 도전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취업이 보장되는 안정된 전문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의사 부족과 의대 신설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임 대표는 “의대 쏠림 현상의 원인은 수험생들도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부모세대가 겪은 직장생활 경험과 현재의 취업난을 학생과 부모 공유하고 있어 결국 안정성이 보장되는 전문직, 의사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의사가 부족하다며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래에는 의사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의대에 지원하는 것 같다”며 “지방에서 근무할 의사를 구하려고 4억원을 연봉으로 제시했다는 이야기도 매력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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