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회 “환자 응답률 낮고 평가항목도 주관적”

환자경험평가를 중단하라는 요구가 의료계 내에서 이어지고 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의료계 내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행하는 환자경험평가를 중단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에 이어 대한내과의사회도 2일 성명서를 내고 “환자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의견과 가치를 왜곡하는 환자경험평가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내과의사회는 설문 대상 환자의 응답률이 낮고 평가 문항이 주관적이라며 문제로 지적했다.

내과의사회는 “목표 설문 대상 환자는 40여만명이었지만 응답률은 고작 14.6%로 나타났고 전화 설문으로만 이루어진 조사로 평가의 대표성과 신뢰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평가 문항에서도 의료진이 환자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갖추었는지, 경청하는 태도를 보였는지, 위로와 공감을 해주었는지 등의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항목들이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내과의사회는 환자경험평가 대상 확대 방침에도 반대했다. 내과의사회는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힘든 상황 속에서 의료계는 각종 평가와 인증 때문에 내외적으로 시달리고 있다”며 “더군다나 심평원이 밝힌 4차 환자경험평가에는 병·의원과 외래경험평가로 확대한다고 하니 소규모 의료기관에는 짊어지기 힘든 또 하나의 행정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과의사회는 “환자 중심 의료문화가 형성되고 의료의 질적 개선을 위해 필요한 또 하나의 선결 조건은 의료인이 최소한으로라도 존중받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정부 당국이 의료진과 환자 각각의 고충을 충분히 파악하고 신뢰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정책을 하루빨리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과의사회는 이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 질 향상을 위해서는 정부 당국이 의료기관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눈 가리고 아웅’식의 병원평가에 집중하기보다 의료진이 진료에 매진할 수 있는 진료환경의 구축과 의료체계의 합리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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