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한국여자의사회 공동 설문조사①…의사 40% “전공의 선발 시 성차별"

남초 현상이 강한 전문직종 중 하나가 의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성 비율이 늘면서 2000년 전체 의사의 17.6%였던 여성은 2017년 25.4%까지 증가했다(통계청, ‘2018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여성이 늘면서 의사 사회에도 양성평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의료계가 사회의 변화 속도를 따라지가 못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이에 청년의사는 한국여자의사회와 함께 의료계 양성평등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성차별은 의사 사회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의사 10명 중 4명은 전공을 선택하는 단계에서부터 성차별을 경험했다.

청년의사와 한국여자의사회가 의료계 양성평등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9.7%(466명)는 전공의 선발 과정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14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의사 1,174명이 참여했다.

전공의 선발 과정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41.1%(483명)로 경험했다는 응답보다 많았지만 성별에 따라 그 비율은 극명하게 나뉘었다(모르겠다 16.0%, 해당 없음 3.2%).

전공의 선발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는 여성은 52.6%(394명)나 됐지만, 남성은 16.9%(72명)에 불과했다. 남성의 59.1%는 전공의 선발 과정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했다. 반면 성차별을 경험한 적 없다는 여성은 31.0%였다.

전공의 선발 과정에 성차별을 경험했다는 여성의 비율은 8년 전보다는 감소했다. 여의사회가 지난 2010년 여성 전공의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1.9%가 성별이 전공의 선발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전임의·교수 임용 시 성차별 더 느껴

그나마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가 된 이후에는 성차별을 경험하는 비율이 줄었다. 하지만 남성보다 여성이 전임의(펠로우)나 교수 임용 과정에서 성차별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의 과정을 지원했던 의사 566명 중 성차별을 경험한 의사는 8.5%인 48명뿐이었다. 70.3%인 398명은 성차별을 경험한 적 없다고 답했다(모르겠음 21.2%).

여성 응답자의 11.5%(35명)가 전임의 지원 과정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반면 남성은 5.0%(13명)만 경험했다고 답했다.

전임의보다는 교수 임용 과정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비율이 조금 더 높았다. 교수 임용 과정을 겪은 489명 중 성차별이 있었다고 답한 의사는 13.7%(67명)였다. 52.6%(257명)는 성차별을 느낀 적이 없다고 답했다(모르겠음 33.7%).

하지만 여성의 경우 교수 임용 과정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23.8%(59명)로, 3.3%(8명)인 남성보다 7배 이상 높았다. 교수 임용 과정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한 67명 중 88.1%가 여성이었다.

의사가 된 후 의료기관에 취직하는 과정에서도 성차별은 있었다. 응답자(859명)의 16.8%인 144명은 의료기관 취직 시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경험한 적 없다는 응답은 56.3%(484명)였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26.9%였다(취직 시도한 경험이 없는 315명 제외).

의료기관에 취직하면서 성차별을 경험한 의사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성차별 경험이 있는 144명 중 86.8%인 125명이 여성이었다. 여성 응답자 507명 중 24.7%가 성차별을 경험한 반면, 남성은 5.4%(19명)만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의료기관 내에서 성희롱 등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27.5%(323명)이었다.

성폭력 경험도 여성이 더 많았다. 여성 응답자의 39.1%(293명)가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남성은 7.1%(30명)가 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했다.

성폭력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여성 43.4%, 남성 80.5%였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