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일수록 ‘의사 만날 기회’ 점수 낮아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의 문제점이 환자경험평가에서도 드러났다. ‘빅5병원’ 등 대형병원일수록 환자들은 의사와 소통하기 힘들다고 했다.

지난 9일 공개된 ‘제1차 환자경험평가’ 결과, 환자들은 6개 영역 중 의사 서비스에 가장 낮은 점수인 82.3점을 줬다. 반면 간호사 서비스 영역은 가장 높은 점수인 88.8점을 받았다.

의사와 간호사 서비스에 대한 환자들의 평가가 엇갈린 데는 ‘대면 기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의사 서비스 영역 평가는 ▲담당 의사는 귀하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춰 대했는가 ▲담당 의사는 귀하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줬는가 ▲담당 의사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자주 있었는가 ▲담당 의사의 회진시간 또는 회진시간 변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 받았는가라는 설문으로 진행됐다.

의사 서비스 영역 4개 설문문항 중 환자를 대하는 태도인 존중·예의와 경청 문항은 각각 88.82점, 88.78점으로 전체 24개 문항 중 3~4위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2위는 간호사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를 묻는 문항(존중·예의 89.86점, 경정 89.30점)이었다.

의사 서비스 점수는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와 회진시간에 대한 정보 제공 문항에서 깎였다. 환자들은 의사를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에 74.63점을, 회진시간 정보 제공에 76.96점을 줬다.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1차 환자경험 평가 결과' 보고서

상급종합병원이 종합병원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유일한 영역이기도 하다. 상급종합병원의 의사 서비스 점수는 82.06점으로 6개 영역 중 가장 낮았다. 종합병원의 의사 서비스 점수는 82.51점이었다. 종합병원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영역은 투약 및 치료과정으로 81.72점이었다.

이는 빅5병원도 마찬가지였다. 빅5병원은 의사 서비스 영역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서울아산병원이 82.67점으로 44위, 서울성모병원은 82.43점으로 49위, 삼성서울병원은 80.90점으로 64위였다. 79.60점을 받은 세브란스병원은 79위, 77.14점인 서울대병원은 87위였다. 평가 대상 병원은 총 92개소다.

이에 대해 심평원 이기성 평가위원은 “의사나 간호사나 환자를 대하는 태도인 존중·예의, 경청 문항은 점수가 높았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으로 되지 않은 회진 시간 제공이나 만날 기회 문항에서 점수가 낮게 나왔다”며 “제도적인 문제와 맞물리면서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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