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궐기대회 참석 의사 4만명…여의도 공원까지 인산인해
소아응급실 근무 그만둔 소청과 전문의 “필수과 늘 거라는 건 착각”
사직한 정형외과 전공의 부모 “윤석열 정부 지지에 크게 배신당해”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의사들로 서울 여의대로 일대와 여의도공원은 인산인해를 이뤘다(ⓒ청년의사).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의사들로 서울 여의대로 일대와 여의도공원은 인산인해를 이뤘다(ⓒ청년의사).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향한 의사들의 분노가 전국의사총궐기대회로 분출됐다. 서울 여의대로 일대를 가득 채운 의사들의 행렬은 여의도공원으로 이어졌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3일 개최한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궐기대회’ 서울 여의대로 일대와 여의도공원 곳곳은 붉은 띠와 플래카드를 든 의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주최 측 추산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의사들은 4만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어린 자녀들과 함께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찾은 의사들은 물론 의대생과 전공의, 전문의가 된 자녀들과 여의도공원을 함께 찾은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석을 위해 전국에서 모여 든 의사들은 주최 측 추산 4만여명에 달했다(ⓒ청년의사).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석을 위해 전국에서 모여 든 의사들은 주최 측 추산 4만여명에 달했다(ⓒ청년의사).

의사인 자녀들과 함께 궐기대회에 참석했다는 60대 여성 A씨는 “의사가 되면 걱정할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의사들을 공권력으로 잡아 간다는 이야기가 매일 같이 들린다”며 “걱정되는 마음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의사들의 총궐기대회 참여가 저조할까봐 마음을 졸이며 여의대로로 나왔다는 소아청소년과 30년차 개원의인 60대 B씨 옆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자녀 C씨도 함께 했다.

B씨는 의대 정원 확대로 ‘소아과 오픈런’을 해소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B씨는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모든 의료 문제를 해결해 줄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근본 원인을 정확하게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B씨는 “소아과 오픈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의사 수를 늘린다지만 아무리 의사 수를 증가시켜도 저수가 문제와 사법 리스크 해결 없이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가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까지 소아응급실에서 근무했다는 소청과 전문의 C씨도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늘 거라는 건 정부의 착각”이라고도 했다.

정형외과 전공의인 자녀와 궐기대회에 함께 참석한 D씨는 “당직을 서지 않는 날에도 매일 새벽 2시 가까이 집에 돌아와 6시도 안 돼 다시 집을 나섰다”며 “환자 보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한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데 오죽하면 병원을 나왔겠냐”고 한숨을 쉬었다. B씨의 자녀는 사직서를 낸 전공의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지지를 멈추겠다고도 했다.

B씨는 “윤 정부를 열성적으로 지지했던 사람”이라며 “윤 정부가 이런 정책을 내놓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윤 대통령의 눈과 귀를 누군가 가리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윤 정부에 대한 열렬한 지지에 크게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했다.

D씨는 “정부 정책에 큰 실망을 했다”며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의사들의 표심도 많이 바뀌지 않겠냐”고도 했다.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석을 위해 전국에서 모여 든 의사들은 주최 측 추산 4만여명에 달했다(ⓒ청년의사).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사들이 서울 여의도 일대를 가득 채웠다.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참석을 위해 전국에서 모여 든 의사들은 주최 측 추산 4만여명에 달했다(사진출처: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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