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체계 내 합법행위 모호…간협은 ‘보호장치’ 요구
보건복지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 집단행동 장기화 시 진료지원인력(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투입 방법을 두고 고민이 깊어 보인다.
진료현장에서 이미 PA간호사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문제가 발생할 경우 건마다 합법 여부를 판단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지난 15일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공의 등 파업으로 병원 기능에 문제가 생길 경우 PA 간호사가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것이며, 필요한 시점이 되면 현행 의료법 체계 내에서 법적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PA 간호사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관련 단체와 협의 등을 거쳐 현장에 제시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대한간호협회 등 관련 단체와는 수시로 연락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간호계 입장은 (PA 간호사 투입 시) 법적인 보호장치를 만들어달라는 것 등”이라고 말했다.
그는 “PA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진료보조행위 합법성이 아직 애매하기 때문에 지금도 건건이 합법과 불법을 따져야 한다”며 “(의료계 집단행동 시 PA 간호사 투입과 관련해) 법적 검토를 하고 있지만 고민이 크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현재 경계 단계인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마지막 단계인 ‘심각’ 단계로 상향할 경우 그 시기 동안 PA 간호사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는 형태의 대응은 곤란하다고 했다.
그는 “일정 기간을 정해 PA 간호사의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는 방식은 법적 근거가 약하다. 지금은 코로나19 위기 상황과 같은 감염병 위기 단계까지는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PA 간호사와 관련해 ‘진료지원인력 개선 협의체’를 운영 중인 복지부는 지난해 말까지 PA 간호사 정식 명칭을 정하고 관리‧교육체계를 정비하고 PA 직역 신설이나 업무범위 설정 등의 쟁점을 올 한해 계속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고려의대 윤석준 교수가 진행한 ‘진료지원인력 관리‧운영체계(안) 타당성 검증’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PA 간호사 타당성 검증에 활용할 진료지원인력 업무기준안을 마련해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진료지원인력이 수행 가능한 업무로 ▲문진‧예진‧병력청취 등 단순 이학적 검사 ▲회진 시 입원환자 상태파악 및 보고 ▲혈액 검체채취 ▲심전도 ▲초음파 ▲엑스레이 ▲부목 ▲단순 드레싱 ▲고주파온열치료 ▲체외충격파쇄석술 ▲처방된 마취제 투여 ▲응급상황 심폐소생술 ▲치료부작용 보고 ▲심전도 모니터링 ▲환자 보호자 교육 및 상담 ▲환자 자조모임 운영 등을 꼽았다.
관련기사
- “의대 정원 年 2,000명 증원 많은 것 아니야…향후 조정도 없어”
- 이미 시작된 빅5 전공의 사직…"일일이 확인 못할 정도"
- 간협, "의료 공백 시 대응…간호사 피해 최소화"
- 전공의 단체사직 대응안이 PA 간호사?…현장은 "차질 불가피"
- ‘전공의 떠난’ 응급실 긴장감↑…政 대응에 분노하는 의사들
- 민주당 “尹정부, 의사들 때려잡나" 강압적 대응 비판
- 政 "전공의 6415명 사직서 제출…1630명 근무지 이탈"
- 국힘 "전공의들 집단행동, 지금이라도 멈춰 달라"
- 전공의 사직으로 환자 줄자 간호사에 "연차 써"
- "간호사에 불법진료 지시…법적 보호 조치 필요"
- 집단사직 전공의 빈자리 메우는 ‘PA 시범사업’? 현장은 “글쎄”
- 간호사 업무 시범사업 추진에 "환영" vs "법적 보호 미비"
- 이어지는 의료 공백에 지친 환자들 "재발 방지책 마련하라"
- 복지부, PA 가능 행위 ‘100여개’ 정리 의료기관 배포
- PA 간호사에 '진단서 초안 작성‧'초음파 검사' 등 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