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 레지던트 폭행 교수 복귀 논란
대전협, 병원장인 유희철 수평위원장에 철회 요구
"수평위 보이콧…전공의 배제된 구조 개선해야"

레지던트를 소주병으로 폭행해 정직된 교수가 6개월 만에 복귀해 논란이 거세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레지던트를 소주병으로 폭행해 정직된 교수가 6개월 만에 복귀해 논란이 거세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소주병으로 전공의를 폭행한 교수가 6개월 만에 병원에 복귀했다. 복귀를 결정한 대학병원 원장은 전공의 수련환경을 평가하는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장이다. 전공의들은 보이콧까지 거론하며 반발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9월 전공의 폭행으로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던 전북대병원 A 교수가 최근 병원과 전북의대의 겸직 허가를 받았다. A 교수가 '특수진료과'라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A 교수는 음식점에서 같은 과 전공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내려쳐 병원에서 직무 정지 6개월, 대학에서 정직 1개월에 겸직 해제 처분을 받았다. 징계 만료를 앞둔 지난 19일 전북대병원 전문의위원회 소속 교수 과반수가 전북의대 소속인 A 교수의 겸직 허가를 찬성했고 21일 전북의대도 승낙했다. '절차상 문제'는 없기 때문이다.

A 교수가 다시 진료를 시작한 전북대병원은 최근 출범한 제3기 수평위 유희철 위원장이 병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에 대전협은 26일 성명을 내고 "수평위원장인 유 원장이 직접 해결하라"면서 A 교수 복귀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수평위 보이콧을 비롯해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대전협은 "수평위는 전공의 수련 환경을 평가하고 폭언과 폭행 등 주요 민원을 조사하는 곳이다. 그러나 위원장 소속 병원조차 전공의 폭행으로 논란이 있는 의사를 복귀시켰다"며 "수평위가 전공의에 대한 폭력 사태를 조사하는 기관으로서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전공의 참여가 제한된 수평위 구조 개편도 요구했다. 대전협은 3기 수평위 출범 당시 위원회가 사용자인 병원에 치우쳤다면서 보이콧을 시사했다가 복지부 만류로 철회했다(관련 기사: "전공의는 없고 '교수 일색' 수평위"…대전협 보이콧 하나).

대전협은 복지부가 전공의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분과위원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했다.

대전협은 "4월 현재 3기 수평위 분과위원회 위원 30명 가운데 전공의가 5명이다. 제2기와 비율상 큰 차이가 없다. 복지부는 약속한 시행령 개정 논의도 시작하지 않았다"며 "전공의 인권을 담당하는 조사위원회를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기관평가위원회에 통폐합하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대전협 강민구 회장은 위원 수를 균등 배분하고 수평위 독립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강 회장은 "수평위 위원 13명 가운데 10명이 대학병원장 등이고 운영도 대한병원협회가 맡고 있다. 언론 공론화 없이 수평위 논의만으로 전공의에 대한 폭력을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위원회 구성을 규정한 전공의법 시행령을 개정해 사용자와 근로자 공익위원 수를 더 균등하게 맞추고 위원회도 제3의 독립기구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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