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째 이어진 전공의 지원 미달 전문의 인력 수급 막혀
소아 환자 못받는 응급실, 입원 진료 중단하는 대학병원

2022년 의료계 최대 화두는 코로나19를 밀어내고 ‘필수의료’가 차지했다. 그렇다고 필수의료와 관련된 논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정권이 바뀌면서 보건의료정책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의대 신설' 등 해묵은 논쟁도 반복됐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 의료계를 청년의사가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청년의사가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를 조사해 분석한 결과,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이 10%대로 떨어졌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청년의사가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를 조사해 분석한 결과,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이 10%대로 떨어졌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소아청소년과 붕괴가 현실이 됐다. 수년 째 이어진 전공의 지원 미달로 전문의 인력 수급이 막혔기 때문이다.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소청과에 지원한 의사는 33명이 전부였다. 전체 소아과 전공의 정원은 207명으로 지원율은 15.9%였다.

소아 진료체계 붕괴가 현실로 나타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라는 현장의 우려는 그대로 재현됐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달 홈페이지 소청과 안내문에 소청과 의료진 부족으로 입원진료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길병원에 따르면 소청과 4년차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 준비에 들어가면 남은 인력은 2년차 전공의 1명이 전부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소청과 교수는 7명이다.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은 최근 5년간 하락세를 그려왔다. 2019년도 모집까지는 정원을 채웠지만 2020년도 모집부터 전공의 지원율 78.5%로 지원자가 감소하기 시작해 2021년도 모집에서는 지원율이 37.3%로 전년도 대비 절반이 줄었고 2022년에는 27.5%로 떨어졌다. 2023년도 모집에서는 역대 최저인 15.9%로 바닥을 찍었다.

소청과 의사들은 인력 위기로 진료체계 붕괴를 목전에 둔 곳이 비단 길병원 뿐만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이미 상당수 대학병원은 응급실에서 '소아내과' 진료를 중단하거나 진료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올해 전국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24시간 정상적인 소아청소년 응급진료가 가능한 수련병원은 36%에 불과했다. 교수가 당직을 서는 수련병원이 75%임에도 불구하고 1명 이상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하는 곳은 27% 뿐이다.

이에 내년도 전공의 지원율이 15.9%로 최악으로 떨어지면서 진료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응답한 수련병원은 75%에 달했다.

소아청소년과학회는 전공의 지원율을 50%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50%는 소청과 전문의 중심 진료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배가 가라앉을 때도 처음에 물이 천천히 들어오지만 침몰되기 전 급속도로 가라앉는다. 지금 물이 들어찰 만큼 들어찼다. 소청과 전문의들은 마지막 배가 가라앉을 때까지 남아 (아이들을) 지킬 것”이라며 “하지만 최소한 가라앉기 전에 무언가 다른 대책이 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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