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김원석 교수 <악수> 영예…참신한 소재와 의사 역할 부각된 점 높이 평가




제16회 한미수필문학상 대상에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김원석 교수의 <악수>가 선정됐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한미수필문학상 공모에는 지난달 5일까지 다양한 환자 이야기를 담은 수필 99편이 응모됐다.

대상의 영예는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김원석 교수의 <악수>에 돌아갔으며, 우수상 3편은 ▲길병원 배승민(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들고양이와 날개> ▲이정진(소아과) 전문의의 <생명의 의미> ▲경기도립의료원 파주병원 이근만(내과) 과장의 <죽음을 배우다>로 결정됐다.

또한 장려상 10편은 ▲화순전남대병원 이수영(외과) 교수의 <교감> ▲강동경희대병원 김창우(외과) 교수의 <오줌싸기> ▲동원산부인과 황종하 원장의 <연리지> ▲피터소아청소년과의원 곽재혁 원장의 <쌍둥이> ▲김동환 이비인후과의원 김동환 원장의 <내 마음속의 선물> ▲충남대병원 이정은(호흡기내과) 교수의 <길어도 길지 않은 시간> ▲영보복지의원 김진태 원장의 <혈액형> ▲이정자연미성형외과 이은정 원장의 <오기로 똘똘 뭉친 사나이> ▲고대안암병원 이재명(외과) 교수의 <사랑으로 자식을 품는다는 것> ▲조선대병원 김윤성(류마티스내과) 교수의 <조금은 특별했던 이별>이 차지했다.

대상에는 상금 500만원과 상패가, 우수상 3인에게는 상금 200만원과 상패, 장려상 10인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상패가 각각 수여된다.

한미수필문학상 심사는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서정시의 대가라 불리는 정호승 시인, ‘섬과 바다의 소설가’라는 별명을 가진 한창훈 소설가, 성역 없는 비판으로 차세대 문학평론가로 꼽히고 있는 홍기돈 가톨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고심 끝에 최종 심사까지 올라온 4편의 작품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인 끝에 강북삼성병원 김원석 교수의 <악수>를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심사위원회는 “대상을 수상한 <악수>는 좀처럼 맞닥뜨리기 어려운 상황을 소재로 한 것으로 연구를 거듭하며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내는 피부과 의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단문으로 이어진 문장 구성이 글의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단은 또 “소재의 참신성만으로 좋은 수필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참신한 소재와 어울리면서 바람직한 의사의 역할이 효과적으로 부각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우수상을 받게 된 <생명의 의미―기적 혹은 아이러니>에 대해서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가의 상황을 따라가다 보면 생명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작품이라는, <죽음을 배우다>는 잔잔한 물이 흐르듯 매끄럽고 진중하게 펼쳐지는 성찰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들고양이와 날개>는 방치되는 가정폭력과 이로 인해 발생한 청소년의 상처를 치료하는 의사의 이야기라는 그리 새로울 것 없는 소재이지만 아이의 냉소적인 태도와 외양을 형상화하는 데 성공한 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본지가 제정하고 한미약품이 후원하는 한미수필문학상은 환자와 의사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2001년 제정됐다.

시상식은 2월 중 한미약품 본사에서 개최되며 대상 수상자는 ‘한국산문’을 통해 정식으로 문단에 등단하게 된다.


제16회 한미수필문학상 심사평(정호승·한창훈·홍기돈)올해 투고된 수필은 99편이었으니 예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한미수필문학상’의 연륜은 투고된 작품의 질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바, 예심을 통과한 31편의 원고들은 내려놓기 아까운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비록 수상권에 들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만한 작품들까지 중추를 이루고 있으니 한미수필문학상의 미래는 든든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한 까닭에 장려상을 선정하는 데 곤란이 뒤따랐으나, 상쾌한 기분이 동반하는 고뇌였다. 좋은 수필을 투고해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제16회 한미수필문학상의 대상으로 뽑은 작품은 <악수>이다. 이는 피부과 의사가 좀처럼 맞닥뜨리기 어려운 상황을 소재로 취하고 있다. 물론 소재의 참신성만으로 좋은 수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들은 자신의 분야가 아니라며 환자를 이리저리 뱅뱅 돌리는 것이 현실인데, 이 글의 화자는 연구를 거듭하며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내고 있다. 참신한 소재와 어울리면서 바람직한 의사의 역할이 효과적으로 부각되었다는 것이다. “유레카를 외친 아르키메데스의 기분”이라든가 “자, 우리 이제 다신 보지 말자”라는 청년과의 마지막 인사 등은 <악수>의 저자가 지닌 녹록찮은 글쓰기 감각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단문으로 이어진 문장 구성도 안정감을 확보하고 있기에 세 사람의 심사위원은 대상의 영예를 <악수>에 부여하기로 합의할 수 있었다.

우수상으로 선정한 작품은 <생명의 의미―기적 혹은 아이러니>, <죽음을 배우다>, <들고양이와 날개>이다. 먼저 <생명의 의미>를 보면, 내용이 퍽 강렬하여 인상이 오래 남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가의 상황을 따라가다 보면 정말 생명에 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글이 끝난 뒤에서도 여전히 이어지는 울림이 이 작품의 강점인데, 아이러니 123으로 펼쳐지는 구성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겠는가가 의문으로 남았다. <죽음을 배우다>는 진중하게 펼쳐지는 성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글의 흐름도 잔잔한 물이 흐르듯 매끄러우며, 문장 역시 차분하며 탄탄하다. 화자가 직면한 할머니의 투병과 죽음을 환자의 투병죽음에 교직하는 솜씨도 훌륭하였다. 다만 읽고 난 뒤 남는 뚜렷한 인상이 없어서 다소 밋밋한 감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들고양이와 날개>의 경우 소재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다. 반복되고 방치되는 가정폭력과 이로 인해 발생한 청소년의 상처를 치료하는 의사의 이야기는 올해만 해도 몇 편이나 투고되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끊임없이 반복 확인함으로써 늘 경계하여야 할 사회적 의제가 있는 바, <들고양이와 날개>가 다루는 소재도 이에 속할 것이다. 이 작품은 이러한 성격의 소재를 강렬하게 그려냈는데, 아이의 냉소적인 태도와 외양을 형상화하는 데 성공하여 이루어낸 성취라 할 수 있다. “너는 버틴다고 해도 니 동생은 어떻게 하게?”라는 대사를 매개 삼아 해결 국면으로 넘어가는 구성 또한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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