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한방대책특위, 성명서 내고 한의협 비판
“한약이 코로나19에 도움된다는 중국 논문, 세계 의학계 외면”

대한한의사협회 '코로나19 한의진료접수센터' 홈페이지 화면 캡처 
대한한의사협회 '코로나19 한의진료접수센터' 홈페이지 화면 캡처

재택치료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등에 대한 비대면 진료를 시작한 대한한의사협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의협은 지난 22일 ‘코로나19 한의진료접수센터'를 열고 내년 3월까지 코로나19 재택치료자와 코로나19 후유증이나 백신접종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24일 성명서를 내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비대면 한방치료를 실시하겠다는 한의협의 행태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코로나19 비대면 한방치료 중단을 촉구했다.

한약 처방이 코로나19 증상을 완화시키고 중국 등에서 다수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는 한의협 주장에 대해서도 “어이없다”고 반박했다. 한의협은 청폐배독탕과 마행감석탕, 오령산, 소시호탕, 사간마황탕, 곽향정기산 등을 코로나19 증상을 완화시키는 한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의협 한특위는 “지난해 한의협은 코로나19 치료를 이유로 검증되지 않은 한약(청폐배독탕)에 대한 보험급여 승인을 요청했다가 많은 비판을 받고 실패한 전력이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7월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중국산 한약 제품을 수입해 판매한 업체들에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의협 한특위는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자국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반강제적으로 한약을 복용시키는 것은 물론, 해외에 중의사들을 진출시키고 한약을 원조하는 등 한의학 장려를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며 “이러한 중국 행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BBC, CNN,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 의학학술지 란셋(Lancet)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고도 했다.

의협 한특위는 “중국은 한약이 코로나19에 도움이 된다는 논문들을 계속해서 발표하고 있지만, 이는 세계 의학계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정부의 행태와 악명 높은 중국의 연구 진실성 문제 때문”이라며 “중국의 한의학 장려 정책에 환호하며 따라하자는 집단은 우리나라 한의사들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의협 한특위는 “한방은 중국의 주장을 여전히 그대로 믿고 따르고 있다.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정부의 행태, 연구 진실성 문제가 끊이지 않는 중국산 논문 등을 고려하면 그저 한심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의협 한특위는 “최근 하루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엄중한 코로나19 시국에 근거라고는 기껏해야 중국산 자료 일색인 탕약으로 치료하겠다는 한의협의 주장은 위험하다”며 “경거망동하지 말고 본연의 임무에만 전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