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기피 속 병원 역량 저하 개원가가 감당하는 흐름
이종진 회장 "비뇨의학과는 지금 치료할 의사가 없다"
사회적 인식과 수가 개선 필요…필수의료협의체 역할 기대
조규선 신임회장 "임원과 회원 뒷받침 '집사 회장 되겠다"

비뇨질환자 고령화와 중증화 속에 일차의료기관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비뇨의학과 개원가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전공의 지원 기피로 시작된 병원급의 위기가 개원가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이종진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초음파 급여화와 방광내시경 도입 등 일선 개원가 역량이 향상되고 역할이 넓어진 것은 확실하다"며 "그러나 지금 비뇨의학과는 내·외·산·소와 함께 필수의료협의체에 포함됐다. 치료할 의사가 없는 것이 비뇨의학과 상황"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지방 병원은 전공의가 아예 지원하지 않는다. 병원에 레지던트가 한 명도 없다. 교수들도 더 이상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한다"며 "전공의들은 개원가에서 본인의 미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돌고 돌면 결국 개원가의 위기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조정호 보험이사 역시 "환자 고령화와 함께 중증도는 높아지고 있는데 대학병원의 환자 진료 역량은 떨어지고 있다. 개원가가 좀 더 전문적인 진료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조규선 보험부회장은 개원가 상황이 나아진 것은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조 부회장은 "이러다가 더 이상 후학을 잇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까지 든다. 비뇨의학과 개원가 역량이 늘면서 개원가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은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면서 "우리가 바라는 방향이 아니다. 대학병원에 스텝이 부족하고 전공의가 부족하면 결국 개원가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비뇨의학과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수가 개선이 강조됐다. 필수의료협의체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민승기 보험부회장은 "우선 비뇨의학과도 흉부외과나 외과처럼 추가 가산을 원한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도 통과해야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여론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아 어렵다"며 "비뇨의학과는 결코 마이너과가 아니다. 경증부터 중증 고난이도 수술까지 많은 질환을 보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늘어나는 전립선암, 요로결석, 방광암까지 담당한다. 사회적 분위기가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조 부회장은 "지금 필수의료협의체에 들어온 과들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다행히 복지부 실무자들이 상황을 잘 알고 있어 우군이 돼줄 것"이라며 "대한의사협회와 복지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각 과에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모아 전달하고 있으므로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비뇨의학과 제14대 회장 조규선 신임회장.
비뇨의학과 제14대 회장 조규선 신임회장.

한편, 조 부회장은 지난 6일 상임이사회에서 제14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조 신임회장은 임원진과 회원을 뒷받침하는 '집사 회장'을 자처했다.

조 회장은 "비뇨의학과의 모토인 'GO Together Better Tomorrow'를 기치로 비뇨의학과의사회의 흐름을 계속 이어가겠다.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고 희생하고 노력해온 임원들을 뒷받침하는 집사 회장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며 "기존에 두 명이었던 학술이사를 세 명으로 늘려 회원들의 학문에 대한 갈증과 진료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학술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뇨의학과는 의협,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물론 의료계 내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과 내부는 물론 의료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중추적인 과로 발돋움하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