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늘자 위증증 환자도 다시 400명대로 증가
병상 확보 행정명령에 “기존 병상 운영할 인력도 부족”
김선빈 교수 “의료인이 일상 회복해야 진정한 위드코로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과 동떨어진 곳이 있다. 바로 병원이다. 방역 조치 완화로 사회 분위기는 느슨해졌지만 의료 현장의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 가중되는 모습이다. 의료인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언제쯤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라는 말도 나온다.

위드 코로나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00명대를 유지하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224명이며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2,176명이다. 확진자가 늘면서 위중증 환자도 늘었다. 지난 6일 위중증 환자 수는 411명으로 8월 31일 이후 67일 만에 처음으로 400명을 넘겼다. 7일에도 위중증 환자 수는 405명으로 400명대를 유지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등에는 병상 동원 행정명령도 떨어졌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기존보다 더 많은 코로나19 치료 병상을 확보해야 하는 병원들은 비상이다. 무엇보다 의료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 1년 10개월 넘게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참여해온 의료인들은 ‘번아웃’을 호소하지만 추가 인력 투입도 쉽지 않다. 일부 병원은 노조 파업도 겪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김선빈 교수는 지난 5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위드 코로나를 맞은 의료 현장 상황을 이야기했다.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김선빈 교수는 지난 5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위드 코로나를 맞은 의료 현장 상황을 이야기했다.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김선빈 교수는 의료 현장의 상황을 “초긴장 상태”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의료인을 제외한 분들은 조금씩 일상회복을 시작한 것 같지만 의료인들은 최후의 보루로서 항상 긴장 상태”라고 했다.

김 교수는 지난 5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위드 코로나를 맞은 의료 현장의 모습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병원에서 같이 근무하는 동료 의사나 간호사들은 ‘우리는 언제쯤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까’라고 말한다”며 “의료인이 일상을 회복해야 진정한 위드 코로나”라고 했다.

의료 현장은 코로나19 치료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여력이 없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기존에 확보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도 풀로 가동할 수 없는 상태였다. 가동할 인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추가 병상을 어떻게 마련한다고 해도 인력 배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찌어찌해서 위기를 넘겨왔다. 그렇게 최악의 상황은 피해 왔다”며 “그런 악순환의 반복인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를 다른 질환처럼 진료할 수 있는 환경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를 지정된 병원이 아닌 일반 병원에서도 진료하도록 확대해 부담을 나눠야 하지만 의료 현장뿐 아니라 사회도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위드 코로나로 가려면 의료전달체계에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다. 하지만 개인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기에는 복병이 있다”며 “우선 코로나19 환자를 보려면 검사실을 음압시설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어느 병원에서 오늘부터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기 시작하겠다고 해도 같은 건물 입주자나 주변 상관의 협조를 구하거나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저수가 체제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방법은 환자를 많이 보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기 시작하면 다른 일반 환자들을 같이 보기 어렵다. 그에 대한 보상을 해줄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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