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3만3836개 의료기관 중 8365개소 휴진 예고
외래 조정 후 입원환자만 진료…집회 위해 오후만 휴진하는 곳도
여름휴가 겹친 곳 많아 실제 파업 참여 여부 애매

의대 정원 확대 등 속칭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해 일부 동네의원들도 잠시 문을 걸어 잠궜다.

보건복지부가 13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집계한 의료기관 사전 휴진신고 현황에 따르면 전국 3만3,836개 의료기관 중 24.7%인 8,365개소가 제1차 전국의사총파업 당일인 14일, 문을 닫는다고 했다.

의원급 의료기관들에 붙은 휴진 안내문
의원급 의료기관들에 붙은 휴진 안내문

본지가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경기도 의정부시 등에 위치한 의원급 의료기관들을 방문했을 때도 휴진 안내문을 붙여 놓은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휴진에 참여한 개원의들은 환자들의 예약진료 일정을 조정했으며 입원환자만 진료하고 외래는 열지 않는 곳도 있었다.

또 오전 진료는 진행을 하고 오후부터 휴진을 한다는 동네의원도 있었다.

외과 A개원의는 “입원환자 있어서 퇴원시키려고 나왔다. 외래진료는 안보고 환자 퇴원만 시키고 들어갈 생각”이라며 “예약환자가 있었지만 ‘파업을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다행히 환자들이 이해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3차 파업에도 계속 동참할 것”이라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나선 상황에서 그게 선배들의 도리”라고 전했다.

정형외과 B개원의는 “병원에서 와서 입원환자만 보고 있다. 외래는 안 본다”면서 “예약된 환자는 직원들이 다 전화로 변경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는 집회가 예정돼 있어 참여할 생각”이라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앞서 나갔기 때문에 선배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휴가 시즌과 맞물려 파업이 진행됐기에 휴진을 한 개원의들이 실제 파업에 동참한 것인지 아니면 여름휴가 때문에 문을 닫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활의학과 C개원의는 “오늘 쉬기는 하지만 파업 동참이 아니라 원래 계획해 놓은 휴가 때문”이라며 “주변에도 투쟁에 동참하는 분들도 있지만 원래 휴가를 계획한 의사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중에는 (파업 참여를)고민하는 분들도 일부러 휴가를 낸 사람도 있다”면서 “(휴진하는 의료기관)전체를 다 파업 참여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평했다.

예약환자 때문에 부득이하게 문을 연 동네의원도 있었다.

내과 D개원의는 “예약 환자가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었다”면서 “사실 파업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시의사회나 구의사회에서 거의 안내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늘 주변에 문 닫은 곳도 다 휴가 계획으로 휴진한 곳들”이라며 “그래서 의협이 오늘로 날짜를 정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그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의료계와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사항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지금 정부가 하는걸 보면 정말 마음에 안 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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