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여의대로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 개최
부산, 제주, 대전 등 전국 곳곳서 집회
최대집 회장 “이번 투쟁, 반드시 이기는 투쟁 돼야”

대한의사협회는 1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대로에서 '4대 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대로에서 '4대 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의대 정원 확대를 비롯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원격의료 등 속칭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해 의대생, 전공의, 개원의, 전임의, 대학교수들이 잠시 가운을 벗고 학교와 병원에서 나와 거리로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제1차 전국의사총파업일인 14일 오후 3시, 여의대로에서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또 같은 시간 부산(부산시청 시민광장), 광주·전남(김대중컨벤션센터), 대구·경북(대구스타디움 야외광장), 대전(대전역 광장), 제주(새마을금고 제주연수원)에서도 해당 지역 내 의사 및 의대생들이 집회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집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여의대로에 자리를 잡고 피켓을 들고 ‘현장의료 무시하는 불통정책 철회하라’, ‘덕분에로 기만 말고 존중부터 실현하라’, ‘중증외상 소아외과 기피원인 외면말라’, ‘안한다고 남 탓 말고 처우보상 개선하라’, ‘내외산호 필수의료 의학근본 대우하라’, ‘의무복무 강제전공 전문가가 노예인가’, ‘무분별한 비대면진료 국민건강 무너진다’, ‘검증없는 한방첩약 급여적용 웬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석한 의사들은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한 목소리를 냈다.(사진 김찬혁 기자)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석한 의사들은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한 목소리를 냈다.(사진 김찬혁 기자)

의협 최대집 회장은 “오늘 우리가 진료실을 지켜야 할 의사의 본분을 잠시 접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 “우리를 진료실에서, 연구실에서, 강의실에서 거리로, 광장으로 내쫓고 집단행동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장본인이 누구냐. 바로 이 정부”라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염병 ‘코로나19’와 맞닥뜨린 후 우리 의사들은 지금까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몸과 마음을 던져왔다”면서 “하지면 정부는 앞에선 ‘덕분에’라며, 겉치레에 불과한 캠페인으로 고마워하는 척 하고 뒤로는 국가 위기상황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4대악 의료정책’을 기습적으로 쏟아내고 어떠한 논의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는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지난 1일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육성 등 ‘의료 4대악 정책’의 즉각 철폐를 포함한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면서 “하지만 정부는 기만적인 회유와 협박만 일삼았을 뿐 우리의 요구를 여전히 묵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12일 당일만 해도 복지부는 오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제안함으로써 마치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처럼 연출했다”면서 “그러나 보도자료를 내자마자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김강립 차관은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거듭 못을 박았다. 이는 의료계에 모든 책임을 돌리려는 얄팍한 꼼수”라고 평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이날 궐기대회에서 이번 대정부 투쟁은 '이기는 투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 김찬혁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이날 궐기대회에서 이번 대정부 투쟁은 '이기는 투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 김찬혁 기자)

그러면서 최 회장은 이번 의료계의 투쟁이 ‘이기는 투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제 더 이상 ‘기득권'이라는 낡은 프레임에 갖혀 합리적이고 정당한 의료계의 주장이 좌초돼선 안 된다”면서 “반복되는 패배에 길들여져서는 안 된다. 이번 투쟁은 반드시 ’이기는 투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무슨 짓을 해도 닿지 않는 목소리에 좌절감을 느끼며 서서히 손발이 차례대로 끊겨 나가는 것을 지켜만 봐야하는, 이 나라 의사의 천형과도 같은 인생을, 후배들에게는 더 이상 물려주지 말자”면서 “개원의, 봉직의, 교수, 전임의, 전공의 등 모든 회원들께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고 전문가로서 정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그렇게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모든 책임을 제가 지겠다”고 피력했다.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어렵게 시작된 이번 투쟁이 중간에 멈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젊고 패기 있고 단합된 후배님들 덕분에 투쟁 열차는 출발을 했다”면서 “투쟁은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한다. 절대로 중간에 멈추거나 시동이 꺼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우리들의 정당한 요구사항을 충분히 보장 받기 전까지는 절대 물러나서는 안 된다”면서 지금이라도 정부는 논의되지도 않은 졸속 정책임을 시인하고, 당장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허황된, 비합리적인 정책으로 국민을 속여 온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도 했다.

한편 각 지역에서 열린 집회에도 많은 의사와 의대생들이 참여해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반대했다.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의사회 650명이 참석했으며, 대구스타디움 야외광장에서 개최된 대구·경북의사회 집회에는 무려 3,000여명이 참여했다. 또 대전역 광장에도 700여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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