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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에 매몰돼 바닥 수준으로 뒤처진 진료정보교류”심평포럼서 국내 진료정보교류 체계 비판 쏟아져
  • 송수연 기자
  • 승인 2018.09.15 06:00
  • 최종 수정 2018.09.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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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 의료기관 간 진료정보교류는 후진국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개인정보보호 프레임에 갇혀 진료정보교류 분야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14일 서초구 서울사무소에서 ‘환자중심의 진료정보교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개최한 제41회 심평포럼에서는 진료정보교류 체계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전문가의 지적이 쏟아졌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정훈 교수(이비인후과)는 “2006년까지만 해도 진료정보교류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선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각종 규제와 이해관계 간 첨예한 갈등으로 현재는 바닥에 있다”며 “진료정보교류 분야는 발전을 못했다”고 비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2006년부터 진료정보교류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현재 종합병원 2곳, 의원 122곳과 온라인으로 진료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표준화가 중요하다. 항목들을 표준화한다는 건 데이터 베이스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게 모이면 빅데이터”라며 “심평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는 검사 결과값이 없고 병원별로 만들고 있는 데이터에는 검사 결과값이 있지만 개별적으로만 존재한다. 진료정보교류는 심평원과 공단, 병원 자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개인정보보호에 매몰돼 있다. 강력한 규제를 만들어 우물 안 개구리로 살고 있다”며 “보안을 강조하면서 진료정보를 병원 밖으로 못 나가게 막는다. 개인정보보호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의료정보보안 전문업체를 육성하기보다는 보안 문제 때문에 안된다고 선을 그어버려 더이상 진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캐나다는 우리가 진료정보교류사업을 시작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현재 완벽하게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놨다.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환자의 핸드폰으로 진료정보를 교류하는 ‘블루 버튼(Blue Button)’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철저한 보안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으면 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4일 서초구 서울사무소에서 ‘환자중심의 진료정보교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제41회 심평포럼을 개최했다.

“표준서식 등 정보 표준화가 중요”

정부가 전자의무기록(EMR)과 진료정보교류 표준화를 위해 지난 2017년 의료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했지만 현장에는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평원 박영택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보건의료 ICT 수준은 높으나 표준화, 진료정보교류 수준이 낮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정부가 진행하는 관련 시범사업마저도 표준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EMR 표준화뿐만 아니라 복지부의 진료정보교류 시범사업과 진료의뢰·회송 시범사업, 심평원의 표준서식기반 심사참고자료 서식사업과 E-평가자료제출시스템 등도 연계해 표준서식을 마련해야 한다”며 “분절된 사업들을 EMR 표준화와 연계해서 환자 중심으로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진료정보의 표준화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IT가 발전했지만 진료정보교류 부분은 부족해 오히려 중국보다 뒤처져 있다”며 “진료정보가 교류되면 의료인 간에도 진료의 투명성이 강화될 것이고 이로 인해 의료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병원정보협회 이제관 기획국장은 “우리나라는 정부가 의료기관에 요구하는 정보들이 많다. 심평원은 물론 연명의료시스템, 환자이송관리, 감염병 관리 시스템 등 20여 가지는 된다. 각자 시스템을 만들어 의료기관에 요구한다”며 “진료정보교류와 관련된 통일된 방안이 나오고 이를 책임지고 관리하고 지원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진료정보교류 사업 자체가 보건의료산업 영리화를 목적으로 한다며 부정적이 시각을 보였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대표는 “진료정보교류 이면에는 데이터 구축을 통한 빅데이터 형성이 있는 것 같다. 병원이나 관련 산업 전반의 영리화를 목적으로 데이터 가공에 주안점을 두고 접근하는 모습”이라며 “환자 편의성을 이야기하지만 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 진료정보를 기반으로 병원에서 SCI 논문을 내는 게 공익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의료기관의 목적에 따라 진료정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했다.

복지부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안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이선식 사무관은 “개인정보와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안체계를 갖춰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정보 소유 주체가 의료기관이라기보다 환자가 가진 정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싶다. 정보 주체가 스스로 결정해서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수연 기자  soo331@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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