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박동준 교수, ‘알츠문화공동체’ 소개…복지부 “가족까지 아우르는 정책 고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한 관심이 큰 가운데 치매국가책임제 실현을 위해 알츠문화공동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에 1,000개의 알츠존을 만들어 치매환자를 지역사회에서 관리하면서 치매 예방은 물론 치매환자의 삶의 질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김영진·유은혜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31일 국회에서 ‘치매의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지역단위 알츠 문화네트워크 및 운영체계의 구축’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연세대 유럽사회문화연구소 박동준 교수는 자신이 연구 중인 알츠문화공동체에 대해 발표했다.

알츠문화공동체란 1,000개의 알츠존과 1,000개의 알츠카페, 1만개의 알츠클럽으로 구성돼 치매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선제적 조치(치매 예방) 및 치매 당사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는 공동체를 말한다.

알츠문화공동체를 통해 지역 치매 정보를 교류하고 코디네이션하는 것은 물론 예방형 데이케어센터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알츠존은 약 40만명의 치매고위험군(경도환자 포함)을 대상으로 하는데, 농어촌지자체의 경우 300명, 도시의 경우 500명을 기준으로 1개 알츠존을 생성하게 된다.

알츠카페는 치매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운동, 영양, 여가를 위한 쾌적한 공간, 알츠클럽은 합창단, 연구가 단체, 문학동아리, 조형예술가 단체 등 자원봉사단체가 각 지역에서 치매환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을 말한다.

박 교수는 알츠문화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공조 ▲치매안심센터와 공조 ▲치매고위험군 및 경도치매환자의 지역별 분포 등 데이터 확보 등을 꼽았다.

박 교수는 “알츠문화공동체는 치매에 대한 사회공동체 의식과 목표를 반영하는 새로운 방안이다. 보다 나은 삶과 치매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안에 일조할 것”이라며 “치매고위험군의 교육, 문화, 취양 등을 고려한 맞춤형 치매관리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책적으로도 치매고위험군 발굴, 체계적 효율적 치매예방관리체계 구축, 농어촌과 대도시 간 치매관리 격차 해서, 알츠카페 활동을 통한 일자리 창출, 예산 절감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날 세미나에서는 주한일본대상관 타카사키 미나코 일등서기관이 일본에서 추진 중인 치매 관련 정책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미나코 서기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치매대책추진 종합전략(신 오렌지플랜)은 ‘치매환자의 의사가 존중되고, 가능한 한 생활에 익숙한 지역의 좋은 환경에서 자신답게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한다.

신 오랜지플랜의 주요 정책은 ▲치매를 이해하기 위한 방안 개발 ▲치매 병세에 따른 의료서비스 제공 ▲연속성 있는 치매 대책 강화 ▲치매환자 간병인 지원 ▲치매환자를 포함한 고령자에 좋은 지역 만들기 추진 ▲치매예방법 등에 대한 연구개발 강화 ▲치매환자와 가족의 관점 중시 등이다.

특히 치매를 깊이 이해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정한 교육을 이수한 치매서포터 제도를 운영 중인데, 2016년 말 기준 880만명이 활동 중이며 2030년까지 치매서포터를 1,200만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일본이 추진 중인 치매 대책을 신 오렌지플랜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치매서포터가 되는 사람들에게 오렌지색 손목밴드를 나눠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보건복지부 치매지원팀 조충현 팀장은 치매환자뿐만 아니라 가족을 생각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팀장은 “논의 내용 자체가 예산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방향과 관련된 내용"이라며 "다만 (치매국가책임제를 추진하면서) 치매환자 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까지 포함하는 문화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복지부 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와 어떤 사업을 같이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다”며 “치매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과 관련된 내용도 중요 정책 방향 중 하나로 고민하겠다. 알츠 문화네트워크도 정책에 녹아들면 좋겠다. 구체적인 사업을 만들면서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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