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덕 신임 위원장, 심사가이드·급여기준 모니터링·소통 강화 약속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위원이 제약사의 리베이트에 연루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연일 시끄럽다. 심평원은 올해부터 종합병원 진료비 심사를 전국 지원으로 이관했고, 상근 심사위원도 90명으로 대폭 늘리는 등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규모와 역할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심평원에서 17년간 상근심사위원으로 재임하면서 치료재료전문평가위원회, 행위전문평가위원회 위원장 등을 두루 겸직한 이규덕 위원이 신임 위원장을 맡았다. 그간 진료심사평가위원회가 계획했던 업무의 연속성은 물론 대외적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의료계와의 소통에 얼마나 적극적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규덕 신임 위원장은 지난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진료심사의 일관성을 위해 위원들이 직접 지원으로 파견되는 적극성을 보일 것이며 심사가이드라인 구축, 급여기준 주기적인 모니터링 등의 변화를 약속했다.

-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상근위원 정원이 50명에서 90명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개편된 위원회 운영체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위원회에는 4명의 수석위원이 있다. 심사·평가·수가·기준 수석을 두고 업무별 기능을 명확히 구분해 상근위원을 재배치했다. 그동안 위원회는 본원의 역할이 비대해지면서 사실상 지원은 본연의 역할을 많이 못해왔다. 하지만 종합병원 심사가 이관되면서 지원 업무가 커지게 됐으니, 위원회는 심사의 전문성과 지원업무 강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위원이 90명으로 늘어났다는 것은 기존의 역할 이외에도 많은 업무를 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위원장 혼자서 일을 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수석위원들과 충분히 상의해 진행할 것이다.

- 종병 심사이관 이외에도 점차적으로 한방병원, 치과대학부속치과병원 등 심사가 이관된다. 3개월이 지났는데 심사의 일관성을 위해, 위원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고 있나.

심평원으로서는 종병 심사가 지원으로 간다는 게 커다란 이슈다. 때문에 올해 위원회는 심사의 일관성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동안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왔고 영상컨퍼런스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실제로 지원에 문제가 생기면 위원들도 파견시킬 것이다. 이미 광주지원은 위원장을 뽑지를 못해서 본원 심사위원이 위원장으로 파견됐다. 필요시에는 직접 위원들이 지원에 가서 심사를 하고 심사체계도 점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 위원장으로서 가장 먼저 해결하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사실 특별히 무언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심사나 평가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기존의 심사, 평가를 업그레이드하고 다른 방향성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심사와 평가업무를 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특히 심사는 환자의 안전과 유효성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유지하되, 가치기반에 대한 인식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의료의 가치가 전문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환자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진료 또한 다양하기 때문에 그 전문성과 다양성을 인정해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 최근 심사위원 2명이 신약 보험등재 과정에서 제약회사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검찰 수가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가 적지 않은데, 내부적으로 대안이 있다면.

현역에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분은 있지만 아직 구속이 된다거나 법적 판결이 나지 않았다. 현재 해당 위원은 업무를 하지 않고 있으며 최종 결정이 날때까지는 말을 아끼겠다. 하지만 심평원 내부적으로 논의했을 때도 한명의 심사위원이 일정기간 약제 및 치료재료 등 급여등재와 관련된 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한 분야의 전문가로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혹시라도 이러한 논란에 휘말릴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위원을 교체할 예정이다.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정보는 외부에 누출하지 않도록 청렴교육도 주기적으로 할 것이다.

그 외에도 신규 위원 등이 외부 겸직을 하거나 연구용역을 하거나 강의 등을 갈때에도 세부 내용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각별히 더 신경 쓰겠다.

- 심사평가위원회의 회의록 공개 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료계와 심평원간 갈등이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의료계와의 소통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가.

지금 심사위원회에는 의료계에서 추천한 위원들이 직접참여하고 있으며, 기준개선을 위한 회의에는 관련 협회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부 의료계 입장에서는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갈등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입장이 있다고 생각하고 거기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로 접접을 찾고 소통하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문을 열어놓고 서로 존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의료계와 심평원 등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 향후 위원회의 발전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과제들이 있는가.

최근 심평원에는 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 전문가 중심에서 건강보험전문가의 임용도 늘었다. 이는 위원회가 심사와 평가이외에도 건강보험 관련 정책 지원업무를 하고 있는 데다 이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행정적인 업무와 기존 심평원 조직, 타 단체와의 유기적인 연계를 위해 이들이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또한 분야별-질환별 법령과 심사사례 등을 실제 심사에 적용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심사가이드를 만들 것이다. 분야별 심사위원이 주도를 해서 임상근거를 바탕으로 가이드를 만들어 새로온 위원들이 업무 공백없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할 것이다. 이중에 일부는 내부 직원용으로, 일부는 외부용으로 공개를 해서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급여기준실에서 전반적인 급여기준 개선을 하고 있는 것과 별도로 심사위원들의 심사 내용을 토대로 급여기준 전반에 대해서도 주기적인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진료과목별로 급여기준을 3년주기로 검토를 해서 개정 등 보완하는 작업을 올해부터 시작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급여기준 개선을 위한 능동적 관리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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