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비 우선지원 대상인 집중관리병원서 제외…복지부, 명확한 답변 못내놔

[청년의사 신문 양영구]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으로 인해 손실을 입은 병원을 지원하기 위해 예비비로 160억원을 확보, 집행키로 한 가운데 삼성서울병원과 평택성모병원은 대상에서 제외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구체적인 지원기준을 마련하지 못했지만, 메르스 손실 발생 병원 지원을 위한 예비비 160억원을 ‘집중관리병원’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30일 현재 복지부가 지정한 집중관리병원은 총 14곳으로 ▲창원SK병원 ▲아산충무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을지대병원 ▲좋은강안병원 ▲강동성심병원 ▲메디힐병원 ▲건국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평택굿모닝병원 ▲강릉의료원 ▲카이저재활병원 ▲건양대병원 ▲대청병원 등이다.

이 중 건양대병원과 평택굿모닝병원은 메르스 치료병원과 중복돼 있고, 대청병원과 강릉의료원은 노출자 진료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160억원이라는 예산으로 이들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의료기관에 한 번에 지원해 줄 수 없어 우선적으로 몇몇 기관을 지원한 뒤, 추후 예산이 확보되는대로 추가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정부가 예비비를 통해 손실을 보상하겠다고 밝힌 집중관리병원에서 삼성서울병원과 평택성모병원은 제외됐다.

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16일 발표한 집중관리병원 13곳에는 삼성서울병원과 평택성모병원이 포함돼 있었지만 예비비를 지원하기로 한 최종명단에서는 두 병원이 빠진 것이다.

이를 두고 복지부 관계자는 “16일 복지부에서 발표한 집중관리병원 13곳은 정부가 지정한 집중관리기관이 아니었다”며 “다수의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메르스 전파 우려가 있어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관리가 필요한 병원 목록을 만든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에 지정한 집중관리병원은 필요성이 있어 시·도 등 지자체에서 신청을 받은 기관”이라며 “삼성서울병원과 평택성모병원이 집중관리병원에 지정되지 않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예비비를 어떻게 집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 등 재정당국과 논의해야 한다”며 “삼성서울병원과 평택성모병원처럼 집중관리병원에서 제외된 기관들에 대한 보상 문제는 추후 별도로 논의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삼성서울병원과 평택성모병원이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가 된 점에 대한 페널티가 작용한 것 아니겠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메르스 사태 초기 병원들의 미숙한 대응으로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초기 미흡했던 부분이 있고, 정부 지원액에 연연하지 않겠지만 개원한 지 2개월 밖에 안된 평택성모병원의 경우 메르스 확진판정이 나오기 전까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지 않았겠냐"며 "어쨌든 이들 병원들이 지원대상에서 빠진 것은 정부가 이들 병원에 책임을 떠넘기려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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