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요양원, 최신 시설과 장비 갖추고 운영 시작…2년 뒤 운영성과 공개될 듯


[청년의사 신문 양금덕]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직접 운영하는 서울요양원이 문을 열었다. 시행 7년을 맞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사회적 효를 실천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반면 우후죽순 생겨나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로 인해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크게 차이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공단은 직접 요양원을 운영해 보면서 서비스 품질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표준모델도 만들고 적정수가를 개발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011년 5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설립승인을 받은 서울요양원은 서울시 강남구 세곡동에 대지면적 4,173m2, 지하 1층과 지상 4층 규모로 준공됐다. 지난 11일 개원식을 한 이후 24일부터 입소자의 입주도 시작됐다. 25일 서울요양원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입주자에 대한 식사 제공 등은 물론 입주예정자들에 대한 상담이 이뤄지고 있었다.

서울요양원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을 협력병원으로 지정해 신속한 치료가 가능하도록 했고 격주로 촉탁의(1명)의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건물에는 출입증이 있어야 방문할 수 있도록 했고 1층에는 환자 이동이 많은 주야간보호센터, 물리(작업)치료실, 식당이 있고 자원봉사자실과 상담실, 쉼터를 만들어 오고가는 이들의 접근도를 높였다.

특히 쉼터는 한옥같은 분위기가 나도록 했으며 툇마루도 있어 아늑하고 햇볕도 잘들어 건물 전체가 따뜻하다. 복도 곳곳에는 부딪힘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대도 만들었다.

물리치료실에는 온열치료, 전기치료, 운동치료, 마사지, 기능회복훈련 등을 할 수 있도록 최신 시설을 두루 갖춰놨다.


2층부터 4층은 환자들이 거주하면서 간병을 받는 주공간으로 요양실과 간호사실, 요양보호사실, 프로그램실, 목욕실 등이 있다.

요양실은 1인실부터 4인실까지 있는데 병실과 화장실마다 응급버튼을 만들었고 모두 전동침대로 구비했다. 특히 2층에는 치매환자들이 기거하기 때문에 인지능력향상을 위해 작은 텃밭도 만들어 고추며 상추, 토마토 등을 직접 키울 수 있도록 했다. 공단은 이곳을 '치유정원'이라고 이름지었다.

때마침 환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간병인들이 직접 식사를 도와줘서 입소자 가족들의 반응이 좋았다.

한 입소자 가족은 "생각보다 (요양원)이 너무 좋다. 도와주시는 간병인도 친절하고 다정다감해서인지 아버지가 오시자마자 마음을 놓고 웃으셨다. 그 모습을 보니 믿음도 가고 선진국이 맞다는 게 실감난다"고 말했다.


4층에는 특별욕실이 눈에 띄었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을 위해 자동으로 욕실의 높낮이 등이 조절되는 기계를 둬 환자는 물론 요양보호사들의 업무 효율도 신경썼다. 임종을 앞둔 환자가 기거하는 요양실은 더 신경썼다. 간호사실 바로 옆에 두고 작은 유리창을 만들어 환자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면회를 오는 가족들을 위해 공동 숙소도 2채(사랑채, 하늘채) 마련했는데 침대며 쇼파, TV는 물론 간단한 요리도 직접 할 수 있는 주방시설, 화장실 등이 있다. 1일 입원료에 1만5,000원만 더 추가하면 환자와 함께 머물다 갈 수 있다.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환자는 입소 150명, 주야간보호 40명 등 총 190명으로 이미 입소자는 추첨을 통해 결정됐다. 입소대기자만 221명일 정도다. 이미 24일에 5명이 입소를 했고 25일에도 7명이 시간 간격을 두고 입소할 예정이다. 입소 시 물리치료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3명이 환자의 상태와 생활패턴 등을 듣고 관리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을 간호해주는 직원은 총 80명인데 향후 추가로 인력을 보강할 예정이다. 특히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 채용도 신경을 썼다고 한다.

최종녀 간호재활팀장은 "직종을 떠나 어르신을 이해하는 마음가짐이 최우선이며 그 다음으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려는 기질이 있는 사람을 우선 채용했다"면서 "채용 후에도 4일에 걸쳐 8시간씩 서비스 교육을 했는데 신규 직원이 들어올 때마다 돌봄원칙 등 교육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해구 원장 "요양원의 표본 모델이 될 것"


서울요양원 건립 추진부터 운영까지 도맡고 있는 박해구 원장은 이제부터가 제일 중요하다며 쉴틈없이 요양원 곳곳을 챙기고 있었다.

박해구 원장은 "요양원 건립을 추진해왔지만 지금이 제일 힘든거 같다. 무작위 추첨을 해 입소자를 선발하다 보니 오히려 중증환자가 많았다. 일반 요양시설에서는 중증환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던데 그 영향도 있는 듯하다. 공공요양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안에 모든 환자가 입소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내년에는 직원 추가채용에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서울요양원은 정부 정책을 가장 먼저 시행하는 역할도 할 것이며 운영과정을 통해 수가나 프로그램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박 원장은 적정수가와 표준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 이를 정책자료에 활용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내고 싶어했다.

그는 "표준모델은 서비스의 표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공단이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표준화를 만들어가고 개인적으로는 통계적 수치를 통해 운영 성과를 보여주고 싶다"면서 "공단이 요양원을 운영한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오히려 개인 요양시설에게는 수가 등의 현실을 전달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이득이 될 것"이라고 봤다.

개인적인 고민거리가 있는지 묻자 그는 "인력이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 "한정된 수가범위 내에서 급여를 책정해야 하니 고민이 아닐수 없다. 또 개인적으로는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공단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서비스나 수가나 모두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내후년 쯤에는 1년치 운영결과를 공개해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이미 잘 마련돼 있어서 정해진 규정대로 운영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조만간 표준 모델로서 좋은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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