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갱년기학회 공익광고 의혹 보도후 일부 한의사들 주장 논란참실련 "호르몬 요법 발암위험 높여" vs 의료계 "10년 전 일부 주장일 뿐"


[청년의사 신문 김은영]

대한갱년기학회가 진행한 ‘갱년기 바로알기’ 공익캠페인이 특정 제품의 광고성 캠페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일부 한의사들이 이를 비난하며 갱년기 치료는 한의사 주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본지는 갱년기학회의 갱년기 바로알기 공익캠페인이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원료를 개발한 N사의 광고성 캠페인 의혹이 일고 있다는 기사( ‘갱년기 공익 캠페인, 백수오 제품 광고 논란’ )를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본지는 갱년기학회가 공익캠페인을 통해 공개한 광고에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 철저한 임상시험을 거쳐 효능효과를 입증한 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 성분이 식사조절이나 운동보다 더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암시해 의료계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본지 기사가 나간 후 일부 한의사들이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갱년기 증상 치료에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과 함께, 엉뚱하게도 현재 의료계에서 갱년기 치료로 사용되고 있는 호르몬 요법이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참의료실천연합회는 지난 25일 “갱년기 공익 캠페인인지, 식품회사 판촉대행인지 모르겠다”며 “(의학적인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홍보하고 있는 의사들이 심각한 의료윤리위반을 저지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실련은 “의료계가 일차적으로 추천하고 있는 호르몬 요법은 발암위험을 높이며 다양한 심혈관 부작용을 야기해 임상연구가 중단되는 문제가 있을 정도로 심각한 위험성이 있는 치료법이라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 해결책이 기원부터 불분명하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백수오라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들은 “백수오는 한의학에서 입증된 처방에 들어가는 ‘백하수오’와는 전혀 다른 본초로 독성이 있으며 심혈관계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갱년기증상 개선 목적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의학적 견해인데 의사들은 알고 있는지, 또 알고도 그런 식품을 환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환자들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안전성을 인정받은 한의학적 갱년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의원으로 전원시켜야 한다고 했다.

참실련은 “한의학에서는 갱년기 환자에 대한 최신 근거기반의학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를 하고 있다”며 “일본 산부인과학회는 갱년기 장애에 대해 공식 진료지침에서 한약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최근 메타분석에서도 침 치료는 안면 홍조 등 여성의 갱년기 증상을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하지만 갱년기 환자가 과학적으로 올바르고 효과적인 한방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의원으로 전원조치 취하지 않는 의사들이 있어 환자들이 걱정스럽다”며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을 홍보하는 게 의학이 근거중심의학을 표방한 사이비 의학으로 점철돼 있다는 것을 보이는 징후”라고도 했다.

이어 이들은 “의사들은 한의사 처방을 받지 않아 효과도 보장할 수 없고 부작용 우려가 있는 제품을 추천하는 것을 중단하고 과학적 타당성과 객관성, 효용성과 효율성을 겸비한 한의원에서 한약과 침구치료로 갱년기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의사들의 이같은 주장에 의료계는 10년 전 발표된 일부 연구결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코웃음을 쳤다.

현재 갱년기 치료에 사용되는 호르몬 용법의 경우 약재, 용법, 용량 등 치료 효능과 효과 측면에서 발전한 것은 물론 환자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김장흡 이사장은 “(호르몬 요법이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것은) 옛날 얘기다. 10년 전 미국에서 연구를 진행했을 때 약재를 투여 받은 연령이 한국 나이로 65세 이상이었고 심장병이 있고 비만이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해 문제가 됐던 것”이라며 “폐경하자마자 깨끗하고 혈관 변화가 없는 이들에게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2013년도 세계폐경학회권고안에 따르면 폐경 이후 10년 내, 60세 이전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안전하다고 돼 있다”며 “자궁이 있는 환자에게서는 1,000명에 1명꼴로 유방암이 증가하지만 이외에는 골다공증,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환자의 삶의 질이 월등히 좋아진다는 점”이라고도 했다.

그는 “WHO에서 발표한 자료도 2002년 자료로 10년이 훨씬 지났다. 10여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호르몬 요법을 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비교한 결과, 호르몬 요법을 받은 환자군이 30% 더 오래 살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약재도 좋아졌고 저용량을 사용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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