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사협회처럼 존중과 권리 보장 요구
의협 전공의 대의원 5→25명으로 확대도
"마지막 기회…의협, 구시대적 질서 탈피해야"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한의사협회 개혁을 위해 의대생에게는 회장 선거권을 부여하고 대의원회에서 전공의 비율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의협 대의원회 정관개정특별위원회와 개혁TF에 참여해 이같이 제안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의대생에 준회원 자격을 부여해 의협 회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대의원회 내 배정된 전공의 의석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16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의대협) 회장이었다. 그 시절 의협은 필요할 때 학생을 전면에 내세웠고, 돌아서면 ‘아직 의사가 아니지 않은가’라며 외면했다”며 “2020년에도 다르지 않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에 미국의사협회(AMA)처럼 의협도 의대생에게 선거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미국의사협회는 의대생에게 대의원 자격과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다. 회비 역시 의대생은 20달러, 전공의는 45달러에 불과하다”며 “의료계의 구성원으로서 의대생을 존중하기 위해 기본적인 권리부터 보장해야 한다. 이제 의대생에게도 선거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 대의원회 전공의 대의원을 5명에서 25명으로 확대해 젊은 의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 활동 의사 10만명 중 전공의는 약 1만5,000명으로 10%를 차지하지만 의협 대의원회는 대의원 250명 중 2%만 전공의 몫으로 배정했다.
박 위원장은 “개혁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의료는 거대한 변곡점에 놓여 있다.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의협은 구시대적 질서를 탈피하고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박 위원장이 올린 전문.
대한전공의협의회 박 단 입니다.
금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정관 개정 특별위원회와 대의원회 개혁 TF에 참석하여 의협 회장 선거권 확보를 위한 의대생 준회원 자격 부여, 대의원회 전공의 의석 확대, 전공의 회비 감면을 주창하였습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님과 박형욱 부의장님 그리고 여러 위원님들께서 많은 공감과 지지를 전해주셨습니다.
2016년, 저는 당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회장이었습니다. 그 시절 대한의사협회 역시, 필요할 때는 “그래도 너넨 잃을 게 없잖아”라며 학생을 전면에 내세웠고, 돌아서면 “그래서 너넨 아직 의사는 아니잖아”라며 외면하곤 했습니다. 2020년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학생과의 논의 부재, 발표 직전 공문 발송, 불공평한 의결권 부여 등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 위원회 진행 과정만 놓고 보아도 임현택 집행부가 학생들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선거권은 주권 행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권리입니다. 의료계의 구성원으로서 의과대학 학생들을 존중하기 위해 기본적인 권리부터 보장해야 합니다.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AMA)는 의대생에게 대의원 자격과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회비 역시 의대생의 경우 연간 20달러, 전공의는 45달러에 불과합니다. 이제, 대한의사협회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회원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전향적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의대생들의 법적 신분 확보와 의협 정관 개정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최근 14만 번대의 면허번호가 부여되고 있습니다. 활동 의사는 대략 10만 명, 그중 전공의는 1만 5천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전공의는 전체 의사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250석의 대의원회 의석 중 대한전공의협의회 의석은 5석, 즉 2%에 불과합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전공의 의석 수를 최소 25석 이상으로 확대하여 젊은 의사들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합니다.
개혁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의료는 거대한 변곡점에 놓여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대한의사협회는 구시대적 질서를 탈피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젊은 의사들이 마음껏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선배 의사 선생님들께서도 함께 고민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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